[이재용 시대의 과제(3)] 10조원 대 상속세 조달의 딜레마, OECD국가 중 경영권 승계 가장 어려워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11.01 05:45 ㅣ 수정 : 2020.11.01 05:45

계열사 배당금 활용이나 삼성 SDS지분 매각 등 문제점 내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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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떠나보낸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앞에 놓인 산적한 과제 중 그가 우선 해결해야 할 것은 상속세 재원 마련이다. 이건희 회장이 보유한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 가치는 약 18조2200억원(23일 종가 기준)이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자녀들이 지분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11조원 상속세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11조원이라는 천문학적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이 보유한 계열사 주식을 매각하는 방법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삼성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이 부담이다.


2018년 9월 평양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대동강변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보험업법 다음으로 무서운 상속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보유한 주식 재산은 18조2200억원이다. 상속 재산이 30억원이 넘으면 50%의 세율이 적용되고, 여기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 상속 시 경영권 프리미엄을 고려한 할증 20%가 붙는다. 20% 할증이 붙은 21조8640억원에 상속세율 50%를 곱하면 10조9320억원이라는 상속세 금액이 도출된다.
 
상속인이 자진 신고하면 세액공제 3%를 받으면 10조6040억원 규모의 세금을 상속세로 내게된다. 국내 역대 최대 상속세다.
 
시장에선 이 부회장을 비롯한 자녀들, 상속인들이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상속세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연부연납제도는 5년간 매년 1조8000억원 상속세를 내는 것을 말한다. 재원 상당 부분은 계열사의 배당에 의존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도 매년 2조원에 육박하는 상속세를 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측면이 있다. 2019년 이 부회장과 가족이 보유한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으로 받은 배당소득은 7246억원 수준으로 상속세 1조8000억원에 한참 못미친다.
 
이에 시장에선 상속인들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팔아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공동으로 지분을 보유한 삼성SDS가 매각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의 지분 9.2%를,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 각각 3.9%를 갖고 있다. 하지만 지난 30일 삼성SDS는 전일 종가 대비 2500원(1.46%) 하락한 16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10월 20만원대를 넘어섰지만 올해 3월에는 13만2500원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주식 시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상속인들이 당분간은 삼성SDS 지분을 팔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 미국, 독일도 한국보다 10%와 20%씩 낮아/최고 세율인 일본도 가업상속공제율 확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일반기업 최대주주 보유 지분 상속 시 60%)은 50%로 일본(55%) 다음으로 높다. 미국은 40% 독일은 30%다. 더욱이 독일은 명목 최고세율이 50%로 한국과 같지만, 직계비속이 상속하면 세율을 30%로 낮춰준다. 프랑스와 벨기에도 각각 45% 30%로 내려간다. 특히 벨기에는 상속세 명목 최고세율은 80%이지만 직계비속이 기업을 승계하는 경우 공제 혜택이 적용되면 3%로 세율이 인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계비속 기업승계 시 상속세 부담이 있는 OECD 19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 평균값은 25.6%(2018년 기준)이다. 
 
더욱이 세계 각국은 기업 경영의 영속성 보호와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속세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비해왔다. 특히 직계비속에게 더 낮은 세율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일례로 미국은 기본공제액을 크게 증가시켜 상속세 부담을 완화했고, 일본은 2018년 가업상속공제 요건을 완화하고 대상 및 공제율을 확대해 세 부담을 완화했다.
 
따라서 OECD 국가중 한국이 가업의 경영원 승계가 가장 어려운 나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8월 경총은 기업 상속을 단순한 ‘부의 세습’으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기업 경영의 영속성을 유지하고 축적된 경영 노하우와 전통을 계승하기 위해서는 기업승계 시 다른 국가들보다 불리한 상속세 세율 인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