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철의 위기관리] 최초의 유엔 평화활동(PO)은 6·25 남침전쟁에 대한 유엔군 파병

김희철 기자 입력 : 2020.10.28 19:29 ㅣ 수정 : 2020.11.21 16:44

6·25 남침전쟁으로 백척간두에 있던 한국을 유엔군 참전으로 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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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희철 칼럼니스트] 우리는 제대로 된 ‘국군의 날’행사도 못한 시점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3일 항미원조 전쟁 7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한국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이에 한국 외교부는 시 주석 연설 다음날이자 유엔의 날인 24일, "6·25 남침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며 "한국전쟁 발발 등 관련 사안은 이미 국제적으로 논쟁이 끝난 문제"라고 밝혔다.

 

26일 국정감사에서도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서욱 국방부 장관은 시진핑 주석이 해당 연설에서 '위대한 항미원조는 제국주의의 침략 확장을 억제하고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켜 아시아와 세계 평화를 지켰다'고 발언한 데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백척간두에 있는 나라가 유엔군 참전으로 구해졌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유럽축구에서 맹활약을 하는 손흥민 선수와 빌보드에서 1등한 세계적인 K-pop스타인 BTS의 노래 ‘다이나마이트’ 포스터 [사진자료=연합뉴스]
 

BTS, 싸이, 슈퍼주니어 등의 K-pop문화가 세계를 지배하는 문화 강국

 

북한의 불법남침에 따른 최초의 유엔 평화활동(Peace Operations)은 ‘6·25 남침전쟁’에 대한 유엔군 파병이다. 한반도가 초토화된 지 70년이 지난 현재,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면서 손흥민 선수가 유럽 축구에서 맹활약을 하고 BTS, 싸이, 슈퍼주니어 등의 K-pop 문화가 세계를 지배하는 문화·체육 강국으로 거듭났다.

 

특히 몽고 침공, 임진왜란, 일제 침입 등의 역사적 국난의 위기 속에서 의병들이 궐기하여 나라를 지켜낸 것처럼, 이번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팬더믹 상태가 되었지만 우리의 의사, 간호사 등 신 의병들의 저력으로 세계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K-방역’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1200여년 전인 960년 주(周)나라 태위(현 국방장관)이었던 조광윤은 송(宋)나라를 세웠다. 그러나 북방의 신흥강국 거란의 위협은 계속되었고, 당시 고려는 서희의 외교술과 강감찬 장군의 ‘귀주대첩’으로 나라를 지켜냈다.

 

반면에 송나라는 삼국지연의, 수호전, 포청천전, 성리학 등 역사에 남는 찬란한 문화와 화약 발명, 나침반과 인쇄술의 발전 등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경제문화 대국으로 성장했지만 태조 조광윤이 문신을 우선하며 강간약지(强幹弱枝, 쿠데타 방지를 위해 친위대는 강화하고 지방의 야전군은 약화시키다) 정책을 시행하자 국방력이 약해졌다.

 

게다가 여진이 금나라를 세워 거란을 멸망시키고 송나라를 침범하자 약한 국방력 때문에 북송이 멸망하고 남송으로 축소되어 연명했다. 이때 금나라에 납치되어 포섭된 진회(秦檜)는 항전파에서 강화파로 변신하여 귀국후에는 재상에 올라 화평 공작을 주도했다.

 

▲ 중국 절강성 서호(西湖)변의 악왕묘(岳王廟) 사당 안뜰에는 만고의 매국노로 미움을 받는 간신 진회 부부가 쇠사슬로 꽁꽁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는 동상이 있다.[사진자료=송의 눈물]
 

매국노로 미움을 받는 간신 진회 부부 동상에 침 뱉거나 오줌을 갈겼다

 

중국 절강성의 서호(西湖)변에는 악왕묘(岳王廟)라는 사당이 있다. 절강성(杭州)은 남송의 수도였으며 악왕(岳王)은 중국인들에게 만고의 충신으로 일컬어지는 무장 악비(岳飛)이다.

 

묘당 안뜰에는 악비의 무덤이 있고 그 앞에는 두 남녀의 동상이 쇠사슬로 꽁꽁 묶인 채 무릎을 꿇고 있는데 중국인들에게 만고의 매국노로 미움을 받는 간신 진회 부부이다. 지금은 금지되어 있지만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악비의 무덤을 참배하는 사람들은 진회(秦檜) 부부의 동상에 침을 뱉거나 오줌을 갈겼다고 한다.

 

1134년 악비는 장강을 건너 남송을 침략한 금나라 군대를 막아냈다. 1140년도 재침한 금나라는 또 악비에게 패해 개봉으로 물러났다. 이때 금나라의 간첩이자 간신인 진회는 화평 공작의 일환으로 승리를 거두던 한세충과 유기 장군들을 철수 및 파면시키며 전방사령관의 힘을 약화시키는 일에 전력을 기울였다.

 

결국 진회의 공작으로 금나라가 제일 두려워 했던 악비에게 모반을 기도했다는 죄목을 뒤집어 씌워 처형시켰다. 

 

악비를 죽임으로써 금나라와 화의가 성립되었으나, 금나라는 반환을 약속했던 서남, 하남을 포함하여 오히려 당주, 동주 등을 금의 영토로 추가 편입했고, 훗날 독보적인 경제문화 대국이었으나 간첩과 간신들이 판을 치며 국방을 소홀히 한 송나라는 개국 167년만에 멸망했다.

 
▲ 중국 절강성 서호(西湖)변의 악왕묘(岳王廟) 사당에 있는 악비 장군의 동상과 김관진 전 국방장관의 군단장 시절 모습 [사진자료=연합뉴스]
 

송나라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北 김정은의 역(逆) 이이제이(以夷制夷)를 경계해야

 

송나라 용장 악비는 거란과 금나라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였으나 송나라 재상 진회에 의해 처형되었다. 임진왜란 시 왜군은 끝없는 밀정 활동을 통해 선조를 조정했고, 왕은 첩자들의 농간에 휘둘렸다. 결국 연전연승했던 이순신 장군은 임금의 진군 명령을 거역한 죄로 삭탈관직 당해 권율 장군 휘하에서 백의종군했고 “전쟁이 끝나면 이순신을 반드시 죽이겠다”며 선조는 이를 갈았다.

 

한편 조선중앙TV를 포함한 대남선전 매체에서는 “저 김관진 xx같은 전쟁대결 광신자들 때문에 청와대 안방 주인은 물론이고 이제 남조선 인민들도 큰 변을 당하게 될 것이다”라며 화형식 영상 등을 방송했었다. 결국은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제일 두려워하고 겁나는 존재가 현재는 한국사회에서 적폐의 대상이 되어있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22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관여 활동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2심에서도 징역 2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북한 인민군 사격훈련의 표적이자 화형식 인형이 되었던 인물은 북한 김정은 집단이 제일 두려워하고 골치 아픈 사람이었다. 지금은 우리 손으로 송나라 악비나 이순신 장군처럼 처단하라고 한다.

 

김 전 장관은 2심선고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일부 소명한 사건은 받아들여진 걸로 이해를 하고 어차피 판결을 받았으니 그 권위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시작전권 전환 등 최근의 안보 상황이 위기인데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철없이 대응한다는 의미로 “현 안보 상황에 대해 ‘연작처당’ (燕雀處堂, '불타는 처마 밑에 사는 제비와 참새'라는 뜻으로, 편안한 생활에 젖어 위험이 닥쳐오는 줄도 모르고 조금도 경각심을 갖지 않는 것을 비유)이라는 소회가 든다”고 밝혔다.

 

사마법에 나오는 ‘천하수안 망전필위(天下雖安 忘戰必危, 나라가 비록 평안할지라도 전쟁을 잊으면 필히 위기가 닥친다)의 뜻을 명심하면서, 현재 우리는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자 K-pop, K-방역 등 문화 및 의료의 강국이지만 단지 패망한 송나라처럼 북한 김정은의 역(逆) 이이제이(以夷制夷)에 놀아나는 어리석음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현재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