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읽기 ②] 마리화나 카드 꺼낸 바이든, 닉슨과 레이건의 정치적 유산 청산 겨냥(?) 오성첨단소재 등 국내증시도 촉각

정승원 기자 입력 : 2020.10.22 11:32 ㅣ 수정 : 2020.10.23 07:07

닉슨 정부가 시작한 마리화나와의 전쟁, 레이건 정부 제2차 전쟁 거쳐 부시 행정부 때 최고조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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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미국 대선(현지시간 11월3일)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가 대선의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물론,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까지 나서 마리화나 합법화를 외치고 있다. 한국에서는 마약의 일종으로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 마리화나 문제가 이 시점에서 왜 미국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는지 짚어본다.

 

 

트럼프(왼쪽)와 바이든이 맞붙은 2020년 대선에서는 마리화나가 큰 이슈로 떠올랐다. [연합뉴스]
 

■ 마약과의 전쟁은 공화당의 정치적 유산(?)= 미국 역사에서 마약류에 대한 불법화 규정은 18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9년에는 아편흡입방지법이 제정됐고 1914년에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아편과 코카인의 생산과 수입 유통 등에 세금을 물리는 법안이 만들어졌다.

 

마리화나에 대한 규제가 처음 제정된 것은 1937년이다. 노스 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이었던 로버트 도튼이 발의한 마리화나에 대한 세금부과법인데, 이 역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았을 경우 벌금(2000달러)를 물릴 뿐 처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었다.

 

이처럼 실생활에서는 마리화나에 대한 단속이 심하지 않았는데, 이를 본격적으로 처벌하기 시작한 것은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었다.

 

닉슨 전 대통령은 재임시절인 1971년 9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대대적인 마리화나 단속에 나섰다. 당시 닉슨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마리화나를 집중 단속한 배경에는 베트남전 반전운동의 중심에 서 있던 젊은이들이 마리화나를 애용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강하다.

 

하지만 닉슨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중도사퇴하기 한 해 전인 1973년부터 1977년까지 미국 내 11개 주가 잇따라 마리화나 소지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없애는 등 동력이 크게 약화됐다.

 

■ 레이건이 불붙인 마약과의 전쟁= 마리화나에 대한 단속은 민주당 지미 카터 시절에는 크게 후퇴했다. 1977년 대통령에 취임한 지미 카터는 유세 과정에서 마리화나에 대한 처벌규정을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같은 해 11월 미국 상원은 투표를 통해 1온스(28g)까지는 마리화나 소지를 허용했다.

 

흐지부지되던 마리화나에 대한 단속은 그러나 보수의 가치를 내걸고 1980년 대선에서 승리한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이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레이건은 ‘마약과의 전쟁’을 사실상 무기한으로 늘렸고 처벌도 대폭 강화했다. 레이건 임기 첫 해인 1980년만 해도 마리화나 사범은 연간 5만명에 불과했으나 이후 그 수가 급증해 민주당의 빌 클린턴이 집권하던 1997년에는 40만명으로 급증했다.

 

 

마리화나를 가장 위험한 마약으로 규정한 레이건 전 대통령. [뉴스투데이DB]
 

미국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1973년부터 2014년까지 단지 마리화나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사람은 무려 1500만명에 달했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만 놓고 보면 650만명의 미국인이 마리화나 소지죄로 체포됐다.

 

아들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이었던 2006년의 경우 미국에서 82만9625명이 범죄혐의로 체포됐는데, 이중 73만8915명이 마리화나 소지자였을 정도로 마리화나는 가장 흔한 범죄 유형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 백인 대 흑인의 인종차별 아이콘이 된 마리화나= 민주당이 마리화나에 대한 합법화를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는 배경에는 마리화나를 둘러싼 인종갈등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닉슨이 마약과의 전쟁을 시작하기 전인 1971년 백인 대 흑인의 마약관련 체포비율은 1대2였지만 최근에는 1대5로 흑인비율이 크게 높아졌다.

 

마리화나는 비교적 값이 싼 마약류여서 주로 흑인들이 이용하는 반면 백인들은 값비싼 코카인을 많이 애용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마리화나는 소지만 해도 5년형인 반면, 백인들이 애용하는 가루형 코카인은 500g을 소지해야 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마약류의 가격에 따른 편파적인 처벌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마리화나 단속을 통해 미국 정부가 그동안 1500만명 이상을 처벌했음에도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마약중독 실태를 고발한 ‘클린’(Clean)의 저자 데이비드 셰프는 닉슨의 마약과의 전쟁은 엄청난 돈이 투자되었음에도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마약과의 전쟁 이후 미국인 12명 중 1명이 마약중독자로 전락했으며, 마약은 미국 내 범죄의 가장 큰 원인이 되었다고 셰프는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마약과의 전쟁을 벌였음에도 정작 마약제조업자와 교도소를 운영하는 민간업자들만 배를 불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멕시코 카르텔이 벌어들이는 검은 돈의 60%는 마리화나를 통해서 거둬들이고 있으며 마리화나 사범이 대부분인 재소자 비용을 위해 미국은 매년 390억달러(44조8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