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삭제·폐기해야할 전자정보 별건 사건 사용”

김덕엽 기자 입력 : 2020.10.21 22:3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전경 [사진제공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덕엽 기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오래전에 압수한 전자정보 중 혐의사실과 관계없는 삭제하거나 폐기하지 않고, 별건 수사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범계(대전 서구 을) 의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2013년 11월 횡령과 배임 혐의로 이석채 전 KT회장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전자장비를 확보한 뒤 포렌식 자료를 추출했다.

당시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증거물 수집이 완료되고 복제한 저장 매체를 보전할 필요성이 소멸된 후에는 혐의 사실과 관련 없는 전자정보를 지체없이 삭제·폐기하여야 한다’고 기재했다.

그러나 횡령과 배임 혐의로 사건과 관련 없는 전자정보를 폐기하지 않고, 서울중앙지검 과학기술지원단 사무실에 보관 중에 있었고, 5년후 서울남부지검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은 뒤 이석채 전 회장의 KT 부정채용이란 별건 사용에 해당 정보를 증거자료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당시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재판장 신혁재)는 판결문을 통해 “검찰의 포렌식 자료 재압수가 영장이 정한 압수 방법의 제한사항을 위반했다. 보관조치가 위법한 이상, 다시 압수됐다고 해서 하자가 치유되는 게 아니며, 절차 위반 및 영장주의 위반 정도가 중대하다”며 일부 증거를 배제했다.

특히 “영장에서 정한 제한사항을 위반해 수사기관이 마치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장기간 보관하다가 영장 기재 혐의사실과 아무런 관련성도 찾아볼 수 없는 별개 사건에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허용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 현 검찰총장”이라며 “해당 사건은 검찰이 법원의 영장에서 정한 제한사항을 위반하여 압수한 자료를 불법적으로 데이터베이스(DB)화 해서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있는지, 이러한 자료들을 어떻게 별건 수사에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법원이 폐기하라고 한 전자정보 등을 왜 삭제·폐기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는지, 이러한 것이 어떻게 별개 사건에 이용될 수 있는 것인지 등이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