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빵집이 문닫는 3가지 이유와 SPC의 생존전략이 던지는 교훈

강소슬 기자 입력 : 2020.10.22 07:11 ㅣ 수정 : 2020.11.21 15:04

빵집 창업 2016년부터 감소세, '차별화' 통해 다양한 고객 니즈 잡지 못하면 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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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한국외식업중앙회 소속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20일 신한카드사 데이터를 토대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빵집의 결제금액만 전년대비 0.2% 올랐으며, 빵집을 제외한 외식업계의 결제금액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외식산업이 전반적으로 힘들어진 가운데 빵집만은 선전한 것으로 보이지만 18일 KB경영연구소가 내놓은 ‘국내 베이커리 시장 동향과 소비트랜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폐점하는 빵집의 수도 연간 2000여개에 달한다. 점차 변하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차별화하거나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게 제빵업계의 현실이다.

 
제빵사가 컵케이크를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 빵 소비 늘어났지만, 빵집 창업은 감소세인 3가지 이유 / 높은 인건비, 낮은 이익률, 재고부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프랑스산 밀가루는 2804톤으로 2015년 수입된 양인 1374톤 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빵을 찾는 수요는 증가세인 데 반해 빵집 창업은 2016년을 기점으로 하락세다. 빵집 창업은 지난 2016년 2720건이었으나. 2017년에는 2595건으로 줄어들었고, 2018년엔 2470건, 2019년도에는 2249건으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서비스업 조사 결과로 보면 빵집 창업이 감소세인 이유는 3가지이다. 
 
첫째, 커피숍이나 치킨집보다 빵집이 종업원 수 비중이 높아 인건비가 많이 든다. 2018년 기준 빵집 전문점의 종사자 수가 3인 이상이 60%였으며, 2인은 23.6%, 1인이 운영하는 경우는 15.9%였다. 커피숍의 경우 종사자 수가 3인 이상이 43.2%였으며, 2인은 24.2%, 1인이 운영하는 경우는 29.6%였다. 치킨집의 경우 종사자 수가 3인 이상이 38.1%였으며, 2인은 44.1%, 1인이 운영하는 경우는 17.8%였다.
 

자료출처:통계청 / 그래픽=뉴스투데이
 

빵집에서 3인 이상 근무하는 종사자 수의 비중이 가장 높고, 1인이 근무하는 비중은 가장 낮았다. 그 이유는 빵을 만드는 사람과, 매장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사람이 동시에 필요하므로 인력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둘째, 점포면적에 따른 이익률도 커피숍 및 치킨집보다 낮다. 치킨집의 영업이익률은 17.6%, 커피숍은 21.6% 빵집은 15.0%였다. 점포면적에 따른 이익률도 빵집이 가장 낮다. 빵집과 커피숍은 매장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업이익률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숍보다 매장 규모에 따른 영업이익률 감소 폭은 빵집이 더 컸다.
 
마지막으로 재고부담이다.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해 비교적 진입장벽이 높은 빵집은 대부분의 고객들이 갓 구운 신선한 빵을 원하기 때문에 재고의 부담률이 높다. 커피숍이나 치킨집, 아이스크림 전문점들은 저녁 시간에 할인하는 일이 거의 없지만, 빵집의 경우 영업시간 종료를 앞두고 재고를 줄이기 위해 빵을 묶어서 할인하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좌)파리바게트 매장과 (우)뚜레쥬르 매장 [사진제공=SPC, CJ푸드빌]
 

■ 대형프랜차이즈 빵집도 차별화 못하면 위기봉착

 

이 같은 불리함을 딛고 살아남으려면 '차별화'만이 유일한 답이다.

 

최근 비프랜차이즈 빵집과 디저트 카페에서는 유기농 제품을 사용한 건강에 초점을 맞춘 제품, 수제 마카롱, 수제 초콜릿, 유럽식 호밀빵과 캄파뉴, 시간대별로 갓 나온 식빵의 종류만 판매하는 식빵 전문점, 뉴욕식 베이글 등 종류가 많지 않아도 차별화한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며 높아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이런 빵집만 살아남는다.

 

대형프랜차이즈 빵집도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제빵기업만 살아남는 구조가 되었다. 국내 프렌차이즈 빵집은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크라운베이커리가 대표적이었지만, 지난 2013년 국내 최초 프랜차이즈 제빵 브랜드였던 크라운베이커리가 변화하는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지 못하고 25년 만에 문을 닫으며 2강구도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뚜레쥬르 역시 매각이 추진 중이다. 제빵업계의 지각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지난 2018년 말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빵집의 매장 수는 9057곳으로, 시장 점유율은 매장 수 기준으로는 47%, 매출액 기준으로는 60% 수준이다.
 
파리바게뜨는 전체 가맹점 수의 40.3%인 3366개를 차지했으며, 뚜레쥬르는 전체 가맹점 수의 15.8%인 1318개다. 매출액은 파리바게뜨가 2조2456억원으로 61.1%를 차지했으며, 뚜레쥬르는 6099억원으로 16.6%를 차지했다.

 

■ 업계 1위 SPC는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패션5 등 통해 다각적 차별화

 

제빵업계 부동의 1위로 꼽히는 SPC의 경우 다양하게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고 있다.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프렌차이즈 브랜드인 ‘파리바게뜨’와 전통 프랑스 스타일의 빵들을 선보이는 ‘파리크라상’, 프리미엄 디저트들을 선보이는 브랜드인 ‘패션5’가 대표적이다.

 

파리바게뜨는 ‘이달의 신제품’을 매달 선보이며 새로운 것을 원하는 고객들의 니즈를 공략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강원도 농민들과의 상생을 위해 만들어진 감자빵 2종을 다시 새롭게 변형해 출시했다.

 

앞서 출시한 강원도 감자빵 시리즈 중 일부 제품을 조기 중단했지만 감자 소비 활성화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후속 제품 출시를 앞당긴 것이다. 이렇듯 제빵업계 1위지만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혁신해 나가고 있으며, 상생을 통해 기업 이미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패션5의 프리미엄 케이크 [사진=패션5 홈페이지 캡처]
 

파리크라상은 전통 프랑스식 빵들과 함께 키친을 함께 운영해 파스타 등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최고급 프리미엄 브랜드로 불리는 한남동 SPC빌딩에 위치한 '패션5'에서는 고급 디저트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프리미엄 재료들을 바탕으로 전문 파티쉐가 다양한 디저트를 선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홀케이크의 가격대는 8만원대로 높은 편이지만, 마니아층이 많은 편이다. SPC는 패션5를 통해 다양한 제품들을 시도하고 있으며, 반응이 좋은 제품들은 파리크라상과 파리바게뜨에서도 선을 보이고 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해 제품의 고급화나 차별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제빵기업만이 프렌차이즈 제빵업계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