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읽기 ①] 바이든은 대선승부수로 왜 마리화나 카드를 꺼내들었나, 오성첨단소재 등 국내증시도 촉각

정승원 기자 입력 : 2020.10.21 15:59 ㅣ 수정 : 2020.10.23 07:08

오바마가 불붙인 마리화나 합법화 논란, 천문학적 교도소 비용 절감-젊은 층 표심 두 가지 노린 바이든의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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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현지시간 11월3일)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마리화나 합법화 문제가 대선의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물론, 부통령 러닝메이트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까지 나서 마리화나 합법화를 외치고 있다. 한국에서는 마약의 일종으로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 마리화나 문제가 이 시점에서 왜 미국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는지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현재 미국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적으로 판매하고 있는 주는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일리노이, 메인, 매사추세츠, 미시간, 네바다, 오리건, 버몬트, 워싱턴 주와 워싱턴 DC 등 11곳이다.

 

치료 목적으로 의료용 마리화나를 허용하는 곳은 22개 주에 달한다. 불과 10년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바이든은 왜 마리화나 합법화 카드를 꺼냈나= 미국 정치계에서 마리화나 합법화 카드를 처음 꺼낸 사람은 조 바이든 후보가 아니다.

 

마리화나 합법화 논란에 처음 불을 지핀 인물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다. 그는 2015년 마리화나 관련 전과자들을 6000명이나 대거 사면했다. 이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서도 마리화나 합법화 여부는 대선정국의 중요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민주당 대선 주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마리화나 전면 허용을 제안했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등 다른 민주당 후보들도 “규제완화는 필요하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유독 민주당 인사들이 마리화나와 엮인 일화가 많은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1992년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을 꺾고 민주당 정권을 탄생시킨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마리화나와 관련해서 선거과정에서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그는 마리화나 흡입 경험을 폭로한 언론보도에 대해 “피우기는 했지만 연기를 마시지는 않았다”는 해명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큰딸 말리아 또한 콘서트를 관람하던 도중 마리화나를 피웠다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바이든 후보가 마리화나 합법화 카드를 던진 것은 마리화나에 대한 달라진 미국인들의 인식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미국 CBS방송이 미국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마리화나 합법화 찬반 논란에 관한 전화 설문조사에서 미국인 10명 가운데 6명 이상(61% 찬성-33% 반대)이 합법화를 지지했다.

 

1979년 조사에서 합법화 지지율이 27%였던 것과 비교하면 40여년 사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천문학적 단속 비용 절감과 젊은 층 표심 동시 공략= 마리화나 합법화 논의 이면에는 현실적인 이유가 더 크다고 봐야 한다는 시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미국 내 교도소는 약 5000여개에 달한다. 연방교도소가 1800개, 주나 카운티 등 지역교도소가 3200개인데, 이는 미국 전체 4년제 대학교보다 많은 숫자다.

 

이들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죄수는 230만명에 달한다. 이는 전체 미국인구의 0.73%다(보호관찰과 보석 등 법의 감시하에 있는 사람들 475만명을 합하면 전체 인원은 700만명을 넘는다. 이는 전체인구의 2.2% 수준이다). UN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죄수는 980만명 정도인데, 미국이 전세계 수감자의 24%를 차지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죄수 230만명 가운데 50% 이상은 마리화나 단순소지죄로 처벌받은 사람들이다. 현재 미국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740억달러(약 8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수감자 1명당 3만2000달러(약 368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가는 셈이다.

 

마리화나를 합법화하면 단순 계산으로 740억달러 가운데 절반 가량인 370억달러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민주당은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마리화나 소지혐의로 처벌은 받은 연령층의 대부분이 20~30대 젊은 층이라는 사실도 민주당으로서는 무시할 수 없다. 공화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층 지지자가 많은 민주당으로서는 마리화나 합법화를 통해 표밭을 다지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화당이 마리화나를 불법화시켜 정치적으로 이득을 누렸다는 부정적 인식이 민주당 내에서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이번 대선에서 마리화나 카드를 꺼내든 결정적 이유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