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네이버에 파상공세 펴는 공정위,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기?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10.06 07:55 ㅣ 수정 : 2020.10.06 09:00

네이버 부동산에 이어 쇼핑·동영상도 제재 검토/ 구글, 아마존에 비하면 ‘역차별’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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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네이버 부동산에 이어 네이버 쇼핑과 동영상 사업에 제재를 예고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중에서도 빅테크의 독과점에 칼을 빼들고 있다. 파상공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네이버는 네이버 부동산 제재에 대해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기타 사업에 대한 공정위의 제재 여부와 관련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국내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아무런 제약을 받지않는 구글,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공룡 사업자에 비하면 네이버가 ‘역차별’ 당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송상민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지난달 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네이버(주) 부동산 부문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등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 공정위, 네이버 부동산에 과징금 10억3200만원 부과…시장지배력 남용해 불공정경쟁 / 네이버, "무임 승차에 대응한 것, 행정소송 제기 예정"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지난달 6일 네이버가 카카오에 정보를 주지 못하게 자사와 계약관계에 있는 부동산 정보업체를 압박했다며 과징금 10억3200만원을 부과했다. 지난달 28일 입법예고된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 개정안과 관련한 공정위의 첫 제재 사례다.

 

네이버 부동산은 부동산114, 부동산써브 등 부동산 정보업체들이 공인중개사들에게서 수집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플랫폼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부동산 현재가치(PV) 관련 정보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70%가 넘는다.

 

문제는 카카오가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다. 2015년과 2017년 카카오가 네이버와 거래하는 부동산 정보업체와 매물 제휴를 추진하자, 네이버는 업체와의 계약서에 ‘확인 매물 정보는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계약 업체들이 새로운 플랫폼 사업자와 제휴를 맺는 길을 막은 것이다.

 

네이버의 논리는 명확하다. 네이버가 허위 매물 정보 등을 가려내고자 자체적으로 마련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서 검증된 매물 정보를 다른 사업자가 활용하는 것은 “무임 승차”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와 계약을 맺은 부동산 정보업체들은 카카오와의 제휴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고, 카카오는 부동산 서비스에서 사실상 퇴출됐다.

 

공정위에서는 이를 두고 네이버가 시장에서의 지배적인 지위를 남용해 불공정경쟁을 조장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네이버 부동산 관련 공정위 제재 조치에 행정소송을 예고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네이버가 부동산 사업에 대한 공정위 제재에 강력 대응함으로써 규제에 쉽게 굴복했다는 선례를 남기지 않으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네이버 쇼핑·동영상에 대한 공정위 제재 여부에 촉각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네이버 부동산을 시작으로 네이버의 기타 사업에도 제재를 가하면서 온라인 플랫폼 불공정행위 등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일종의 본보기인 셈이다.

 

실제로 네이버 쇼핑의 경우 제재 여부를 결정하는 공정위 전원회의의 결과가 이달 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네이버 동영상 관련 전원회의는 이달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네이버 쇼핑에 대해 네이버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경쟁 여부를 살피고 있다. 네이버가 쇼핑 검색에서 네이버페이만을 우선 노출해, 여타 간편결제 서비스 등이 차별을 받는 상황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미 국회 입법조사처에서는 네이버 쇼핑과 관련해 지난 4일 “공정거래법 3조2항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또는 23조1항의 ‘불공정 거래 행위 금지’ 조항의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공정위는 네이버 동영상과 관련해선 불공정경쟁이 있었는지 살필 예정이다. 동영상 검색에서 자사 네이버티브이를 우선 노출한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 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지배력 더 커? / 지나친 규제의 부작용 우려도 나와

 

업계 관계자 A씨는 “공정위에서는 네이버 부동산과 네이버 쇼핑·동영상 등에 대한 제재가 별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각각의 건에 적용되는 논리는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네이버 쇼핑의 경우 네이버가 시장지배력을 이용함으로써 기타 사업자들에 상당한 수준의 차별이 발생, 실제 손실로 이어졌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네이버 쇼핑·동영상에 대한 공정위 제재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 B씨는 “부동산과 달리 쇼핑·동영상 시장에는 구글·아마존, 유튜브·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도 있다”며, “시장지배력 측정에 이들까지 포괄한다면 네이버의 실제 시장지배력은 그렇게 크지 않게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시장지배력 남용과 불공정경쟁이 별개의 법조항으로 나뉘어 있지만, 네이버의 관련 시장지배력 자체가 작다고 판단되면 우선노출 등의 파급력이 적기 때문에 사실상 불공정경쟁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 온라인 플랫폼 시장이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지나친 규제를 지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B씨는 “빅테크의 독과점을 적절히 규제해 플레이어들이 나눌 수 있는 시장의 파이가 많아지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국내 업체에 대한 규제 수준이 과도해지면 해당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해외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만 유리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