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계약직이 웃는 금융공공기관] ①한국예탁결제원 7332만원은 대기업 정규직 뺨치는 수준

박혜원 기자 입력 : 2020.10.06 07:15 ㅣ 수정 : 2020.10.06 07:15

10개 금융공공기관 무기계약직 규모 및 실태 조사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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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취업난이 심화하면서 ‘무기계약직’이 정규직 취업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금융 공공기관에 무기계약직 신분으로라도 들어가기를 원하는 취준생이 늘어나고 있다.

  

무기계약직의 장단점은 분명하다. 우선 정년이 보장되면서도, 일반 중소기업 수준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승진체계가 없어 연봉 인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이다. 

  

청년 취업난이 심화로 정규직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짐에 따라, 그 대안으로 공공기관 ‘무기계약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공공기관 무기계약직 신규채용, 1년만에 600% 증가/취준생, "공공기관 무기계약직도 감지덕지"

 

중소기업 취업조차 불투명한 현시대 취준생들에겐 이 같은 무기계약직마저 간절한 것이 현실이다. 취업준비생 A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무기계약직은 질이 낮은 일자리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월 200도 간당간당한 기업이 수두룩한데 그 수준은 보장되면서 안정성도 있는 공공기관 무기계약직만 취업해도 지금은 감지덕지다”라고 말했다.

  

2007년 제정된 기간제법에 따라 한 회사에서 2년 이상 일한 계약직 근로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 말 그대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다. 다만 무기계약직에 대한 처우는 법적으로 규정된 내용이 없고, 사용자와 근로자 간 별도 협의에 따른다. 

    

무기계약직은 특히 공공기관에 많다.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 따라 공공기관들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작업에 나선 영향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전체 공공기관의 무기계약직 신규채용은 2018년 1646명에서 2019년 1만 1513명으로 600%가량 늘었다.

    

현재도 무기계약직 신규채용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구인 구직 사이트에 무기계약직 채용 정보를 검색해보면, 5일 기준 총 37곳의 공공기관에서 서류를 받고 있다.

     

다만 공공기관마다 무기계약직에 대한 처우는 천차만별이다. 무기계약직을 ‘플랜B’로 삼는 취준생들의 주의가 필요한 대목이다. 

   

[도표=박혜원 기자]
 
 

   

■ 전문직 중심인 한국예탁결제원 무기계약직은 7332만원 받아/ 중소기업은행 창구텔러 등도 평균연봉 5437만 원

   

뉴스투데이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ALIO’를 통해 주요 금융 공공기관 10곳의 지난해 무기계약직 처우 수준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무기계약직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7332만 원인 ‘한국예탁결제원’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곳은 3096만원인 ‘예금보험공사’다. 

    

이외에는 ‘신용보증기금’ 5946만원, ‘중소기업은행’ 5437만원, ‘한국산업은행’ 5290만원, ‘기술보증기금’ 3911만원, ‘주택도시보증공사’ 3823만원, ‘한국주택금융공사’ 3590만원, ‘한국수출입은행’ 3557만원, ‘한국자산관리공사’ 3124만원 순이다. 

     

예탁원은 정규직 평균연봉이 1억 1074만 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인 만큼, 무기계약직 평균연봉 역시 높았다.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간의 연봉 차는 3742만 원이다. 

   

예탁원은 지난 2018년 전문기술직, 정보기술전문직, 특수전문직 등 직무에 있던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펀드전산·웹디자인 경력 무기계약직을 채용했다. 이렇듯 전문 능력이 필요한 직무에 있는 무기계약직이 많아 평균연봉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신보 무기계약직 평균연봉은 5946만원이다. 이들 중 대다수는 채권추심 직무에 속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는 사무보조인력과 운전기사직 등을 주로 채용했다.

   

평균연봉 5437만 원을 받는 기업은행 무기계약직은 창구텔러와 사무지원, 전화상담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 수당 지급액은 대부분 소액/ 가족수당이나 명절포인트 지급하는 곳도

 

기관마다 수당 지급 여부도 달랐다. 시간외수당 등 실적수당을 제외한 ‘고정수당’만 따져본 결과, 가족수당이나 교통보조포인트까지 지급하는 기관이 있는 반면 고정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 기관도 있었다. 그러나 모든 기관이 1인당 40만원을 넘지 않았다.

  

예탁원은 지난해 56명의 무기계약직에게 고정수당으로 총 2988만원을 지급했다. 1인당 약 50만원 수준이다. 정책수당과 업무수당, 가족수당, 상여·성과급이 포함됐다.

   

그 다음으로 많은 수당이 지급된 곳은 기술보증기금이다. 무기계약직 11명에게 상여금 4155만원, 1인당 약 37만원을 지급했다.

 

신보는 130명에게 명절포인트와 교통보조포인트로 총 107만원을 지급했으며, 중소기업은행은 자격수당과 직위수당, 상여금으로 총 1327만원을 3119명에게 지급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와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도 고정수당을 지급하지만 1인당으로 환산하면 10만원 미만이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수출입은행은 무기계약직에게 별도의 고정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