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악사손보 인수 뛰어든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의 '역발상'은 무엇?

박혜원 기자 입력 : 2020.09.25 07:01 |   수정 : 2020.09.25 09:52

악사손해보험 예비입찰에 교보생명 단독참여 / 디지털 전환 강조하는 신창재 회장의 과감한 투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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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박혜원 기자] 최근 악사손해보험 예비입찰에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18일 프랑스 악사그룹은 악사손보 매각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하고 예비입찰을 진행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디지털 손해보험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카카오페이 등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았지만, 정작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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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그래픽=뉴스투데이]

 

예비입찰만으로 인수 완주 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렵지만, 최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조건이 맞으면 인수할 것”이라며 인수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사손해보험은 지난 2000년 코리아다이렉트로 출범한 온라인 전업 손보사다. 이듬해 교보생명이 인수해 교보자동차보험으로 사명을 변경했으며, 2007년 프랑스 악사그룹이 지분 74.7%를 인수해 교보AXA자동차보험이 됐다. 2009년 지금의 사명으로 재출범했다. 교보생명이 악사손보를 인수하면 13년 만의 재인수가 된다.

   

악사손보는 최근 실적 부진을 겪고 있어 매력적인 매물이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수 금융사가 검토 끝에 악사손보 인수를 포기한 이유이다. 동시에 교보생명의 인수 결정 배경과 전략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 인기 없었던 악사손보 인수 시도, 디지털금융 ‘선점효과’ 위한 과감한 투자?

  

교보생명의 악사손보 인수 시도는 올해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의 과감한 투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 회장은 올해 초 ‘2020년 출발 전사경영전력회의’에서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해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며 “올해 경영방침을 ‘생존을 넘어 디지털 교보로 가자’고 정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화 상태에 이른 보험시장 및 저금리 장기화 등의 요인으로 현재 생명보험사들이 경영난을 겪는 가운데, 디지털 혁신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디지털 손보사 경쟁은 시작단계다. 올해 초 한화손해보험, 현대자동차, SK텔레콤 등이 합작해 만든 국내 1호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해보험’이 출범했다. 지난 6월에는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해보험을 인수해 ‘하나손해보험’으로 이름을 바꾸고 디지털 종합 손보사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카카오페이는 디지털 손보사 관련 금융당국 예비심사 절차를 준비 중이다. 신한금융, 삼성화재도 디지털 손보사 진출 계획을 밝힌 상태다.

   

악사손보 매각 예상 가격은 20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2351억 원에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적용한 수치다. 한편 악사손보는 지난해 369억 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4.8%까지 치솟는 등 실적이 좋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악사손보를 인수하면 손해보험업 라이선스를 빠르게 획득할 수 있어 M&A 시장에서 잠시 주목을 받았던 건 사실이지만, 인수가치가 높지 않아 당초 악사손보 인수를 검토했던 금융사들도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며 “그럼에도 교보생명이 악사손보 예비입찰에 나온 것은 후발주자가 더 나오기 전에 디지털 손해보험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전반적인 불황을 타개할 방안으로 주요 보험사들이 디지털 손보업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선점효과’를 누리기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  ‘디지털 자동차보험’ 통한 수익성 확보가 과제

   

교보생명이 악사손보 인수를 완주한다면, 향후 과제는 자동차보험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있다.

  

지난해 기준 악사손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자동차보험 비중은 84.34%에 달한다. 악사손보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다. 자동차보험은 보험업계 만성 적자 상품이 된 지 오래다.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가운데 필수보험이라는 이유로 정부가 보험료 인상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악사손보 역시 지난해 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4.8%까지 치솟은 바 있다.

  

올해 초까지 추진됐던 삼성화재와 카카오의 디지털 손보사 합작 계획이 무산된 이유도 자동차보험에 있었다. 카카오는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을 주장했던 반면, 삼성화재는 자동차보험으로 정상적인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반대했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주요 디지털 자동차보험으로는 캐롯손해보험의 ‘퍼마일 자동차보험’이 있다. 출시 5개월 만에 가입자 2만 명을 넘어서는 등 시장의 이목을 끌었지만, 이 역시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본 보험료 1만 8650원에 km당 14.96원을 곱해 월 보험료를 산출하는 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적극적인 영업이 어려운 디지털보험 특성상,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자동차보험은 어차피 극복해야 할 과제라는 주장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는 현재 디지털보험을 젊은 고객을 유인하는 수단 정도로 쓰고 있지만, 수익성이 없어 한계가 있다”며 “결국 디지털보험에서도 필수보험에 해당해 고객 확보가 쉬운 자동차보험을 통해 경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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