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육사 출신 파격 승진 코스된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김한경 기자 입력 : 2020.09.22 15:25 ㅣ 수정 : 2020.09.22 15:25

안준석 중장, 5군단장 마치고 1급 비서관 자리 보직돼 5개월 만에 선두주자로 대장 진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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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안준석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이 이번 군 수뇌부 인사에서  대장으로 진급했다. 육사 43기 선두주자인 그는 남영신 신임 육군참모총장의 뒤를 이어 지상작전사령관(이하 지작사령관)에 임명됐다.

 

육군의 대장 1차 직위는 연합사 부사령관, 지작사령관, 제2작전사령관 등 3자리이다. 이 가운데 가장 요직은 지작사령관이다. 이미 남영신 대장이 학군 출신 최초로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되면서 그 사실을 증명했다.

 
지난해 4월 15일 청와대에서 중장 진급 및 5군단장 보직 신고 후 문재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안준석 대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따라서 안준석 신임 지작사령관은 이번에 함께 대장으로 진급하여 연합사 부사령관(김승겸, 육사42기)과 제2작전사령관(김정수, 육사42기)에 임명된 1년 선배 기수보다 차기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가장 높은 인물이다.

 

안 사령관은 금년 5월 5군단장을 마치고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에 보직됐다. 군단장을 마친 육군중장(차관급)이 1급 비서관 자리에 보직돼 당시에도 말이 많았다. 청와대 직제로 보더라도 국가안보실 1차장(차관급) 예하에 차관급을 보직한 것이니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그럼에도 당시 안 중장에게 영전을 축하한다는 말까지 돌았다. 그 말은 이번에 보직 5개월 만에 동기생 중 최초로 대장 진급을 하면서 보란 듯이 사실이 됐다. 중장 1차 직위인 군단장을 마치면 통상 2차 직위에서 최소 1년에서 2년 근무 후 진급하던 이전에 비해 파격적이다.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의 파격 인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초는 지난 5월 인사에서 수도방위사령관에 발탁된 김도균 전 국방부 대북정책관(육사44기)이다. 그는 준장 시절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다가  소장으로 진급됐고, 국방부 대북정책관으로 옮겼다.

 

여기까지는 이전 정부와 유사하다. 그런데 9·19 남북군사합의를 이끈 대북정책통인 그를 중장 진급과 동시에 수도 서울을 방어하는 사령관에 임명한 것이다. 그는 중장 진급을 위한 필수 보직인 사단장을 거치지 않았으며, 대북협상가에게 서울 방어를 맡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럴 경우 중장 진급을 시키더라도 과거에는 지휘관 보직을 주지 않고 정책부서에서 활용했다. 또한 정상 진급이 아닌 2년 임기제로 진급시켜 2년간 정책부서에 근무하고 전역했다. 그런데 김도균 소장은 정상 진급을 했고 수도방위사령관에 파격적으로 임명됐다.

 

김도균 소장에 이어 김현종 소장(육사44기)이 3사단장을 마친 후 국방개혁비서관에 임명됐다. 그는 국방개혁비서관을 하면서 지난해 하반기 장성 인사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하지만 웬일인지 그 자리에 계속 머물다가 지난 5월 인사에서 5군단장으로 보직됐다.

 

5군단 지역은 한국 방어에 가장 중요한 작전지역이어서 작전 전문가들이 주로 보직됐다. 육군의 경우 보병 병과 중 작전 직능을 거친 장교들이 가장 고위직까지 진출한다. 따라서 5군단장은 작전 전문가들이 가장 선호하며 대장 진출 확률이 매우 높은 요직으로 꼽힌다.

 

이와 같이 현 정부 들어서 국방개혁비서관 자리가 준장, 소장을 거쳐 중장이 보직될 수 있는 자리로 상향 조정됐다. 군단장을 마친 중장을 무리하게 1급 비서관 자리에 임명하고 5개월 만에 대장 진급까지 시킨 청와대의 의중이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비서관 출신인 한 소식통은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필요하면 누구라도 데려다가 쓸 수 있는 것이 청와대 비서관”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예비역 장성은 “현 정부에서 군 이외에 차관급 자리에 있는 사람을 데려다가 1급 비서관으로 쓴 사례가 있느냐”며 반문했다.

 

한 때 국회의원(장관급)을 했던 사람을 청와대가 필요해서 차관급인 수석이나 심지어 1급 비서관으로 보직한 예는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부처에서 직급을 낮춰가며 비서관에 보직한 사례는 없다. 정말 현역 중장이 필요했다면 국가안보실 1차장에 임명하면 된다.

 

일각에서는 국방개혁비서관 자리를 이용해 현 정부가 육사 출신 길들이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또한 군의 직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해 힘을 빼겠다는 통치권자의 의도가 담겨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도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 출신의 파격 인사로 인해 야기되는 가장 큰 문제는 육사 출신 장군 중에 우수한 인물은 현 정부와 코드만 맞으면 어떤 계급에 있더라도 상관없이 비서관으로 발탁해 최우선 진급과 요직을 보장한다는 시그널을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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