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이상한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 열기, 빅3 면세점의 불황 속 '덩치 키우기' 경쟁
롯데·신세계·신라 등 빅3 면세점에 현대백화점 면세점도 뛰어들어
업계에서는 아직 협상 중이라는 이유로 말을 아끼고는 있지만 이번 입찰 가격과 조건이 파격적인 만큼 내부적으로는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기존 면세점들도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다소 이례적 현상이다. 주요 백화점들이 코로나19 시대에도 면세점업은 수익성 높은 비즈니스모델(BM)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셈이이다. 불황기에 오히려 '덩치 키우기' 경쟁이 치열해졌다는 분석도 흥미롭다.

여기에 '긴 계약 기간'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계약 기간은 통상적으로 5년이다. 그러나 이번 입찰에서는 기존 5년의 계약 기간에 5년을 추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즉 원하는 사업자의 경우 최대 10년 동안 인천공항 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처럼 임대료 인하로 인해 낮아진 문턱과 여러 가지 요건들이 맞물리면서 이번 입찰전의 치열한 4파전 가능성에 강하게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계약 기간이 긴 만큼 이번이 아니면 인천 공항에서 점유율을 높일 기회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입찰을 제외하면 오는 2023년까지 인천공항에서 점유율을 높일 기회는 없다. 시내 면세점이나 김포공항, 김해공항 등이 있기는 하지만 규모와 점유율 면에서는 인천공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점 입찰은 오는 2023년 열리게 된다.
현재 롯데와 신라의 경우 주류와 담배만 하는 상태다. 롯데면세점은 DF3에서 주류·담배를, 신라면세점은 DF2(화장품·향수), DF4(술·담배), DF6(패션·잡화) 구역을 담당하고 있다. 롯데가 지난 2018년 사드 사태로 인해 사업권을 조기 반납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의 경우 사드 때 철수한 이후 점유율이 많이 떨어져 높여야 하는 상태고 신라 면세점 역시 이번 입찰에 실패하면 T1 매장을 모두 철수해야 하는 상태라 유독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진출을 하기 위해서 공항 면세점은 필수라 사드, 코로나와 같은 불가항력적인 외부 요인에도 불구하고 아마 모든 업계가 관심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신세계면세점 역시 입찰전에 뛰어들지 않을 이유가 없을뿐더러 현대 입장에서도 다른 업계와 비교해 비교적 경험이 적은 핸디캡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최근 과감한 투자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각 업체는 현재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임대료 부담이 있는 공항 사업권 입찰에 과감한 베팅을 하긴 어려운 상황이라 아마 마지막까지도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