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이긴 연예인 (8)] 2020 ‘이효리 신드롬’, 부침 겪어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염보연 기자 입력 : 2020.09.02 18:22 ㅣ 수정 : 2020.09.02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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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성공한 연예인은 고수익을 올리는 권력계층으로 굳어졌다. 유명대학 총장보다 인기 연예인의 발언이 갖는 사회적 파장이 훨씬 크다. 서울대 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들은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통적 인기직업보다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을 희망직업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그러나 화려한 연예계의 이면에는 대부분의 경우 깊은 아픔이 숨어있다. 역경을 딛고 성공가도를 달리거나, 좌절의 수렁에서 빠져나오려고 전력투구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던진다. <편집자 주>

 
이효리 [사진제공=이효리 인스타그램]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이효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디바 중 한 명이다. 카리스마 있는 무대와 매력적인 눈웃음, 시원스러운 성격, 몸을 사리지 않는 예능감까지 한국 연예계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1990년대 후반을 ‘핑클’의 멤버로 주름 잡고, 2000년대를 솔로로 휩쓴 이효리는 올해 가요계 뉴트로 열풍을 타고 소환된 뒤에도 쾌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30년 가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좋은 날만 있지는 않았다. 아프고 힘든 시간 또한 걸었다. 하지만 부침을 겪는 시기에 좌절하기보다는 더욱 성숙해졌다.
 
■ 사당동 이발소 막내딸이 ‘이효리 신드롬’ 열기까지

이효리의 어린 시절은 화려하지 않았다. 1979년 충청북도에서 4남매 중 막내딸로 태어났고, 7살 때 가족과 함께 서울 사당동으로 이사했다. 아버지가 운영하는 이발소에 딸린 2평짜리 방에서 여섯식구가 함께 살며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효리는 이발소 일 외에도 과일좌판을 펴고, 인력사무소에 나서는 등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 가족을 먹여 살리는 아버지를 보면서 책임감이 강한 딸로 자랐다. 아버지의 일을 돕고 손님들의 말상대를 하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격으로 성장했다.

이효리는 고등학교 때 귀가하던 중 핑클을 기획 중이던 dsp미디어 고(故) 이호연 전 대표이사에게 발탁됐다. 당시 세상 물정에 어둡다보니 한 연예기획사와 부당 계약을 체결한 상태였는데, 이호연 대표가 원 소속사에 위약금까지 물어내며 문제를 해결해주었다.

이효리는 1998년 1세대 걸그룹 핑클의 리더로 데뷔하며 가요계를 휩쓸었고, 2003년부터 시작한 솔로 활동도 ‘10 minutes’ ‘get ya’ ‘u-go-girl’ 등 연타석 홈런을 치며 ‘이효리의 시대’를 열었다. 뿐만 아니라 당대의 최고 mc들과 활약하며 예능계에서도 존재감을 알렸다.

이효리는 대중가요의 최고 스타로 활동하면서도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고 신인 작곡가의 곡을 메인 타이틀로 사용하는 등 모험적인 모습을 보였다. 핑클 때부터 직접 곡의 가사를 쓰기도 했기에 단순한 아이돌이 아닌 솔로 뮤지션으로 인정받았다.
 
4집 앨범 h-logic

 
■ 도전 정신‧시원스런 입담 때로는 ‘독’ 되기도…말보다 행동으로 극복해


이효리 커리어에 남은 가장 큰 상처는 2010년 발매한 솔로 4집 ‘h-logic’다. 실험적인 비주얼을 내세우고, 이효리가 처음으로 프로듀서로 이름을 직접 올릴 정도로 공을 들인 앨범이었다. 하지만 작곡가 바누스의 사기행각으로 인해 대대적인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결국 4집 활동이 중단되고, 표절 확정곡들은 앨범 트랙에서 제외됐다. 이효리도 단순 ‘싱어’가 아닌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탓에 더욱 혹독한 책임론이 일었다. 의욕적인 도전이 오히려 해로 돌아온 것이다.

하지만 이효리는 가만히 앉아 좌절만 하지 않았다. 표절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원작자들과 협의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또한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자숙하는 시간을 보냈다. 자신의 실수를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반성하는 모습으로 여론도 차츰 우호적으로 변했다.

결국 이효리는 2013년 5집 ‘monochrome’으로 성공적으로 컴백했다. 5집에는 자작곡 ‘미스코리아’ 등 직접 제작에 참여한 곡이 담겼으며 어쿠스틱, 컨트리, 재즈, 일렉트로닉,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실험해 음악에 대한 열정도 여전함을 보여주었다.

■ 코로나 방역 수칙 부주의 & 중국 예명 ‘마오’ 논란

이효리는 올해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 tv에 모습을 비추며 환호를 받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지쳤던 여름에 ‘싹쓰리’로 청량감을 주며 시청자들에게 힘을 북돋았다.
 
혼성 그룹 싹쓰리 [사진캡처=다시 여름 바닷가 뮤직비디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면 그림자가 드리우는 법, 또 구설수에 올랐다.

우선, 지난 7월 라이브방송을 진행하던 중 소녀시대 윤아와 코로나19 전파 고위험 시설인 노래방을 찾으면서 경솔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효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아직 조심해야 하는 시국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한 점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지난 8월에는 ‘환불원정대’로서 활동할 부캐명을 정하는 중에 “글로벌을 노린 중국식 예명으로 ‘마오’가 어떻겠느냐”고 발언했다가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 “마오쩌둥을 비하한 것”이라며 이효리의 인스타그램에 악성댓글을 20만 개 가까이 쏟아내는 사건이 있었다.

이에 한국 네티즌들이 “‘마오’는 중국의 한 성씨이고, 다른 욕이나 비하 발언도 없었는데 트집이다”며 반박하면서 양국 네티즌의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이에 ‘놀면 뭐하니’ 측은 “특정 인물을 뜻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vod의 해당 장면 삭제 및 사과로 대응했다. 이효리는 다음주 방송분에서 유재석이 예명에 대해 “‘만(萬)옥 어때요?”라고 묻자 “그보다 낮은 천(千)옥으로 할게요”라고 언급하는 식으로 해당 이슈에 비하 의도가 없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사진캡처=이효리 인스타그램]
 
 
■ 이효리의 힘…“남 위한 것 아닌 내가 원하는 것 추구”
 
이효리는 데뷔 이래 슈퍼 스타로 군림하며 많은 주목을 받아온 만큼 종종 부정적인 이슈의 중심에 섰지만, 자신의 실수를 솔직하고 책임을 지는 꿋꿋한 모습으로 오히려 지지를 얻어왔다.
 
이효리는 시련을 겪을 때마다 좌절할 뿐만 아니라 더욱 성장하는 계기로 삼았다. 4집 앨범의 실패로 깊이 낙담했을 때, 스스로를 돌아보며 그 동안 남의 눈에 화려한 명품가방은 샀지만, 정작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휴지 한 통을 직접 사본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남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원하는 것을 추구하자”는 방식으로 삶의 태도를 바꾸고, 타인에게든 스스로에게든 더욱 진솔하게 속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됐다. 지금도 “임신할 경우 환불원정대 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발언할 만큼 스스로의 삶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인다.  

이효리는 뉴트로 열풍 속 ‘좋았던 시절’의 상징으로 대중에게 돌아왔다. 최근 ‘마오 논란’으로 인스타그램 중단을 선언할 만큼 마음 고생을 하고 있지만, 이효리를 지지하는 대중의 응원도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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