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박근혜와 비슷한 문재인의 최저임금 인상률, '을의 전쟁'에 발목 잡혀

이태희 편집인 입력 : 2020.07.14 14:13 |   수정 : 2020.07.14 23:12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 문재인 정부 7.9%, 박근혜 정부 7.4%로 격차 적어 / 4년 간 누계 인상률도 31.7% 대 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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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태희 편집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역대 최저 수준으로 결정됨으로써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걸었던 '최저임금 1만원 시대'는 임기 내 실현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내년협상에서도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게  결정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저임금 1만원 시대의 개막은 2022년 3월 대선을 통해 구성될 차기 정부의 과제로 넘어간 셈이다.

 

최저임금 1만원은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위한 기본조건이 된다는 게 문 대통령의 정치적 소신이었지만, 두터운 현실의 벽에 걸렸다는 평가이다. 오히려 최저임금 인상률에 적용된 '총량 불변의 법칙'이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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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이 13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제8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최저임금 인상률 높이기에 큰 무게를 두지 않았던 박근혜 정부와 비교할 때,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 누계는 큰 차이가 없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정부세종청사에서 9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급 기준 8천720원으로 의결했다. 올해 최저임금 8천590원보다 1.5%(130원) 인상된 금액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8년 16.4%, 2019년 10.9%, 2020년 2.9%, 2021년 1.5% 등이다. 급등 후에 급락하는 추세이다. 그 결과 4년간의 인상률 누계는 31.7%에 그쳤다.
 
반면에 박근혜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4년 7.2%, 2015년 7.1%, 2016년 8.1%, 2017년 7.3%로 매년 큰 격차가 없는 편이다. 4년 간 인상률 누계는 29.7%이다.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인상률이 박근혜 정부 4년에 비해 2% 포인트 높을 뿐이다. 다양한 계층간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최저임금 인상률을 2% 더 올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쏟아 부은 열정과 노력 그리고 사회적 논쟁의 크기에 견주면, 그 결과는 빈약하다.
 
연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을 따지면 격차는 거의 없다. 박근혜 정부는 7.4%, 문재인 정부는 7.9%이다. 문재인 정부가 0.5%포인트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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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뉴스투데이 변혜진 기자]

 

 
대기업과 노동자 간 대결은 옛말, 월급 주는 을과 월급 받는 을이 정면충돌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의 가파른 최저임금 정책의 발목을 잡았던 최대 변수는 무엇일까. 노사갈등인가. 지난 4년간 최저임금 협상 과정을 지켜보면, 가장 큰 갈등의 뿌리는 대기업과 노동자 간의 대결이라는 도식적 구도에 있지 않다. 오히려 ’을의 전쟁‘이 복병이었다.
 
14일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도 이 같은 대결구도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1.5%를 인상하는 공익위원안은 표결에 부쳐져 찬성 9표, 반대 7표로 채택됐다. 표결에는 사용자위원 7명과 공익위원 9명이 참여했다. 한국노총 추천 근로자위원 5명과 소상공인연합회 소속 사용자위원 2명은 공익위원 안에 반발해 퇴장했다. 민주노총 소속 근로자위원 4명은 이날 회의에 아예 불참했다.
 
사용자측에서 가장 경제력이 취약한 소상공인연합회와 근로자위원 전체가 정면충돌 한 것이다. 코로나19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구조적 불황 속에서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들은 현재의 최저임금 수준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반면에 대기업 및 중견기업 근로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은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을 고집해왔다.
 
월급을 줘야 하는 을(乙)과 월급을 받아야 하는 을(乙)간의 생존투쟁은 앞으로도 최저임금협상에서 최대 복병이 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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