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국생산성본부 CEO 북클럽 (6)] 홍윤철 서울대 의대 교수, 65~75세 노인의 '경제활동인구 재활용론' 제기

임은빈 기자 입력 : 2020.07.10 07:01 ㅣ 수정 : 2020.07.10 07:01

65세 이상을 양로원에 보낸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진짜 은퇴하는 노인은 75세 이상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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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65~75세 인구가 사회참여를 할 수 있게끔 건강한 제도들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9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바이러스의 습격, 어떻게 준비해야하는가?’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생산성 본부 CEO 북클럽’에서 강연자로 나선 홍윤철 서울대(의과대학)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인류의 대응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노인인구를 경제활동인구로 재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 9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바이러스의 습격, 어떻게 준비해야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생산성본부]
 

그 근거로 일본의 사례를 들었다.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홍 교수는 “일본 같은 경우 65세 이상이 되면 요양원에 보내자라는 전략을 내세웠고, 지금 일본에 요양원에 있는 65세 이상 인구는 25%다"면서 "그리고 사회가 안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보건학적 관점에서 노인 인구가 25% 이상 요양원에 있는 사회는 어떤 경제전략을 추진하더라도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이다.

 

추가로 이 노인 인구가 40%로까지 확대되었을 경우 매우 힘든 상황으로 갈 수 있고 그런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65~75세 구성원들이 사회참여를 할 수 있게끔 국가에서 좋은 제도들을 많이 만들어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75세 이상 부양 가능 인구가 전체 10% 정도 유지될 때 사회체계가 매우 잘 돌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로원에 가는 노인의 기준을 75세 이상으로 10년 정도 상향조정함으로써 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을 적정선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이다.

 

이러한 경제활동인구 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의료 기술 향상과 의료체계의 강화를 꼽았다. 

 

농업으로 문명 꽃피운 인류,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재앙도 함께 얻어/전염병을 퍼뜨린 자가 주요 전쟁에서 승리

 

코로나19가 끝나도 또 다른 전염병의 역습이 시작될 것이라는 점도 강한 어조로 주장했다. 농업은 인류문명을 꽃피운 축복이었지만, 동시에 인수공통전염병(인간과 가축이 함께 걸리는 전염병)이라는 재앙도 함께 몰고 왔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종식되거나, 백신발명을 통해 퇴치된다해도 그게 끝이 아니라는 관점이다. 인류는 항상 새로운 전염병을 맞이하고 극복할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우리 인류의 문명이 시작된 지는 1만년이 안 된다”며 “1만년 전에 농업이 시작되면서 문명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데 농업을 함으로써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고 점차 야생동물들을 가축화시켜 생산성을 높여 나가다 보니 동물과 밀접하게 지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사람과 동물이 밀접하게 지내면서 동물들이 갖고 있는 균이 병균이 되어 전염병이 생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 인간이 아는 병은 거의 다 동물에서 왔다”며 “소는 탄저병과 천연두, 디프테리아를 유발시켰으며 돼지는 인플루엔자, 염소는 브루셀라증, 쥐는 흑사병, 박쥐는 사스,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를 가져왔으며 박쥐도 종류가 굉장히 많고 대륙별로 다양한 종을 가지고 있는데 동북아에 있는 박쥐만 해도 코로나 바이러스를 300종 갖고 있다는 문헌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문헌상에 나타난 중요한 전염병의 사례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이다”라며 “그리스는 당시 가장 막강한 국가였던  페르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면서 "그것은  전염병의 힘이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그리스는 곧바로 ‘아네네’와 ‘스파르타’로 세력싸움을 하며 둘로 나누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스파르타가 30년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게 된다. 이 전쟁의 승패를 갈랐던 요인도 전염병이다.

 

아테네에서 전염병이 돌아 당시 아테네 인구 40만 명 중에 10만 명이 사망하면서 당시 아테네의 지도자였던 페리클레스마저 사망하면서 스파르타 군대가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전염병이 인류역사상 주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홍 교수의 이 같은 견해는 전혀 새로운 논리는 아니다. 미국의 저명한 지리학자 제레드 다이아몬드 교수도 저서 '총균쇠'에서 유럽인들이 숫적으로 압도적 우위였던 중남미 원주민들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뒀던 것도 전염병의 힘이었다고 주장했다. 농경국가였던 유럽은 많은 전염병에 내성을 갖고 있었지만, 잉카제국의 원주민들은 그러한 전염병에 의해 순식간에 몰살당했다는 것이다. 

 
 
▲ [사진제공=한국생산성본부]
 

메르스식 대응체제의 한계 드러나/인수공통전염병의 대량발생을 염두에 둔 대응체제 마련해야

 

전염병은 전쟁의 승패뿐만 아니라 한나라의 흥망성쇠까지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 ‘모든 길은 로마로’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로마는 한 시대의 건축, 건설을 비롯해 문명을 움직일 만큼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금도 로마에 가면 멋진 건축물들이 존재 하지만 당시 로마는 전 제국에 도로를 표준화시켜서 다 깔아놨다. 바퀴도 표준화했고, 지금도 유럽에 가면 많은 도시들의 바닥이 로마 시대 때 깔았던 것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시 로마의 도로는 유럽 전체 도시 개발에 표준이 된 것이다.
 
홍 교수는 “로마는 군사이동과 통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도로를 깔았지만 그 도로는 균의 이동에 있어서도 엄청난 차원을 달리하는 이동의 신속성도 갖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모든 길은 로마로’에는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균의 전염성을 확장시키는 부정적인 의미도 함유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국 우한 다음 이탈리아로 간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홍 교수는 “중국이란 나라도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중국은 거의 동시대 때 진시황이 나라를 통일하면서 진나라의 모든 도로를 표준화해서 깔았으며 바퀴를 표준화했다. 결국 이것도 통치를 위한 것이지만 균의 이동에 있어서 중국은 또 다른 차원의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2년 메르스 등처럼 코로나19도 사실상 예측된 전염병이다"면서 "이 같은 전염병의 패데믹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또 다른 형태로 곧 올 것이다"고 전망했다. 그는 "메르스 때 마련한 대응체제로는 코로나19와 같은 대량 발생 전염병을 대처하기 어렵다"면서 "이제 새로운 전략을 마련할 때다"고 강조했다. 인수공통전염병의 대량발생을 기정사실화한 의료및 보건체제의 정립이 시작돼야 한다는 주문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