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칼럼] 국방전력지원체계사업법 제정 시급하다

장원준 입력 : 2020.06.14 09:12 |   수정 : 2020.06.14 09:12

국방전력지원체계, 무기체계 지원하지만 법체계 없이 사업계획서에 의존해 업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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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3월 ‘방위산업 지원 및 발전에 관한 법률’이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세계 10위권인 국내 방위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방위산업의 또 다른 한 축인 국방전력지원체계는 그동안 법체계도 없이 국방부 사업계획서에 의존해 성장과 발전이 크게 정체돼 있는 상황이다.

 

방산물자의 96% 차지하나 연구개발 예산과 조직 미흡

 

국방전력지원체계란 장병의 의·식·주 향상과 유사시 무기체계를 지원하여 전투지속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장비, 시설, 물자 등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평시 장병들이 먹고 자고 입는 식자재와 피복, 장구류, 의무 장비 등으로 전체 방산물자의 무려 96%를 차지하는 3만4000종의 품목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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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2020 대한민국 군수산업 발전 컨퍼런스’가 개최됐다. 사진은 컨퍼런스에서 발표하고 있는 장원준 박사. [사진제공=산업연구원]

 

이토록 중요한 분야임에도 전력지원체계는 무기체계에 비해 외형이 초라하기 그지없다. 2019년 기준 예산은 7조5천억원으로 무기체계(15조4천억원)의 49% 수준이며, 특히 연구개발 예산은 107억원에 불과해 무기체계(3조2천억원)의 0.3%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방위사업청이 지정·관리하는 1400여개 방산물자 중 이 분야는 헬멧, 위장망 등 20여종(2%)에 지나지 않는다.

 

관련 조직도 무기체계 개발을 주도하는 방위사업청(1600여명)에 비해 국방부와 각 군 일부부서에서 전력지원체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지원하는 연구기관도 무기체계는 국방과학연구소(3600여명)가 전담하고 있으나, 전력지원체계는 국방기술품질원(1000여명) 내 전력지원체계 연구센터 2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변변한 통계 없이 중소기업 위주 소량, 다품종 생산구조

 

그 결과, 무기체계는 2019년 기준 생산 10위(15~16조원), 수출 10위권(1조5천억~2조원), 고용 13위권(3만7천~3만8천명) 수준으로 세계 10위에 올라있다. 글로벌 100대 기업에도 2018년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46위), KAI(60위), LIG넥스원(67위) 등이 포함돼 있다. 반면에 전력지원체계는 변변한 통계도 없이 영세 중소기업 위주의 소량, 다품종 생산구조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와 같이 예산과 지원 조직의 차이 등으로 성과도 크게 대비되면서 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무기체계 대비 전력지원체계는 현격한 격차가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과감한 혁신 없이 현재 수준의 정책과 제도가 지속될 경우 그 격차는 향후 더욱 크게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편, 미국은 무기체계와 전력지원체계를 구분하지 않으며, 오히려 장병의 생명 보호와 전투력 향상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미국 국방정책의 근간인 ‘3차 상쇄전략’에서도 병사전투력 향상 지원체계(Assisted Human Operations)를 포함한 5대 핵심 군사역량 확보를 강조한다. 미 육군 현대화 6대 우선순위에도 장병 보호체계(Soldier Lethality)가 포함돼 있다.

 

관련법 제정하고 인프라 확대와 혁신센터 신설 필요

 

그러면 낙후된 전력지원체계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장 우선돼야 할 일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먼저 방위사업법 수준의 ‘국방전력지원체계사업법’(가칭) 제정이 시급하다. 그동안 무기체계에 가려져 발전이 어려웠던 만큼 관련법을 제정해 정부 차원의 기본계획 수립과 소요기획체계 정립, 국가통계 구축, 전문기관 신설 및 인력 양성, 시험평가 역량과 수출 활성화에 이르기까지 체계적 지원과 육성이 긴요하다.

 

둘째, 전력지원체계 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대에 정부와 소요군, 지자체간 협력이 강화돼야 한다. 최근 충남 논산을 중심으로 국내 최초의 국가 국방산업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기재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예비타당성 심사가 진행 중인데 확정될 경우, 육군이 지향하는 워리어플랫폼(warrior platform) 같은 전력지원체계 중심의 산업단지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신속한 전력지원체계 획득을 위해 선진국 수준의 국방혁신센터(K-DIU) 신설이 필요하다. 사실 전투복, 전투화 등 상당수 전력지원체계는 무기체계보다 민간의 우수기술을 쉽게 도입해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는 단순 구매 등 일부를 제외하고 무기체계 수준의 장기간 소요 제기와 연구개발 방식에 의존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컨트롤 타워 역할 하는 전문연구기관 설립 검토해야

 

따라서 미국의 국방혁신센터(DIU: Defense Innovation Unit)가 추진하는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즉 군이 제기한 소요에 맞춰 신기술 보유기업이 약식 제안서(5페이지 이내)를 제출하면 2개월 이내 계약을 완료하고, 1∼2년 내에 시제품 개발과 군 시험평가 기준 충족 시 개발기업과 후속양산(Follow On Production)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넷째, 전력지원체계 연구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연구기관 설립이 요구된다. 현재 국방기술품질원 전력지원체계연구센터 규모(20여명)로는 국방부와 각 군이 요구하는 소요기획, 성능개량, 연구개발 사업관리 등의 업무 수행이 거의 불가능하다. 향후 전문연구기관이 설립되면 전문성 결여로 인해 야기되는 제반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첨단 무기체계를 개발하더라도 결국 이를 운용하는 것은 장병들이다. 최근 미국 DIU는 전장에서 코로나19 등 바이러스 식별이 가능한 ‘스마트 워치’를 개발했다는데, 우리는 장병들의 베레모조차 무더위에 적합하지 않아 쓰기를 꺼린다고 한다. 낙후된 전력지원체계 분야의 발전을 위해 관련 법 제정과 예산 확대, 조직 보강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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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박사)
前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부장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국방산업발전협의회 자문위원
前 국방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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