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포스트 코로나 시대…현금 없는 사회를 맞이하며

윤혜림 기자 입력 : 2020.06.05 17:08 |   수정 : 2020.06.05 17:08

현금 없는 사회 도입보다 ‘부작용’ 없는 대책 마련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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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윤혜림 기자] 편리한 신용카드 사용은 물론, 근 10년 동안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삼성페이, 페이코(PAYCO), 각종 앱카드 등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으로 현금의 위상이 날로 추락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엔 기존 카드 결제 방식을 대체하기 위한 비접촉 생체인식 페이도 등장했다. 손바닥의 정맥이나 얼굴을 통해 신체 접촉이 없이도 결제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 같은 결제 시스템은 올 상반기 핫이슈였던 코로나19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는 지폐나 동전을 통해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른다는 우려로 인해, 현금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비대면 결제의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폐를 소독하기 위해 전자레인지 안에 돈을 넣고 돌리는 사람들까지 나타나기도 했다.


이렇듯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새로운 지급결제 서비스가 개발되면서, 소위 말하는 캐시리스(Cashless) 사회, 즉 ‘현금 없는 사회’로의 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 현금 없는 사회로의 진입


국내 스타벅스 매장 중 60%는 ‘현금’을 받지 않고 있다. 비단 스타벅스뿐 아니라, 결제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영화관이나 패스트푸드점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선 카드 결제만 되는 무인판매기(키오스크)가 도입돼 있다.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결제 방법은 이용자의 거래 편의성을 증진시키는 것도 있지만, 국가적으로 보면 금융거래의 투명성, 지폐나 동전의 발행 비용 절감, 지하경제 축소 등의 이점도 있다.


이미 스웨덴과 영국, 뉴질랜드에서는 정부 주도하에 거래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금 없는 사회를 위한 정책을 펼쳤다. 실제 스웨덴의 현금결제 비중은 약 13%로, 현금 발행 규모가 줄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은행이 지난 2016년 ‘동전 없는 사회’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매년 꾸준히 주화의 발행량을 줄여왔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 2017년 4월에는 ‘동전 없는 사회 시범사업’의 1단계를 발표해, 거스름돈을 교통카드와 같은 선불카드에 충전하거나 포인트로 적립하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이 서비스의 시행 이후부터 올해 1분기까지 누적이용 건수는 총 3040만건, 금액은 약 66억원이다.


이어 2차 시범사업으로 올해 9월부터는 ‘거스름돈 계좌입금 서비스’가 시행될 예정이다. 편의점이나 백화점에서 현금으로 결제하고 받은 거스름돈을 은행 계좌로 적립할 수 있게 된다.


이 사업은 한국은행이 동전을 발행하는 데 드는 5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해줄 뿐 아니라, 사용하지 않는 동전을 불필요하게 소지할 필요가 없게 해주며, 동전 사용량이 많은 업체에는 동전의 관리·지급·회수에 드는 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해준다.


■ ‘현금 없는 사회’가 아닌 현금이 없어도 ‘부작용이 없는 사회’로


비대면 거래 선호도가 높아지며 현금 없는 사회로의 진입이 빨라지고 있다. 이에 현금 사용이 줄고 이에 따른 비용을 줄고 있지만, 한편에서 카드 및 비대면 결제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노년층이나 저소득층과 같은 금융 취약계층의 소외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질랜드 중앙은행인 RBNZ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설문에 대답한 사람의 45%가 현금을 완전히 이용하지 않는 사회에 대처하기 어렵다고 대답했으며, 스웨덴 역시 21개 주 중에서 15개 주에서 결제 서비스에 대한 고령층의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없는 사회의 진입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대규모 정전이나 화재 사건 등으로 인해, 결제 시스템이 마비되는 경우 모바일 시스템이 현금을 대체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로 2018년 11월, KT 아현지사의 화재로 서울 강북구 일부 지역에서 통신은 물론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해 약 469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적이 있다.


비대면 결제 시스템 도입 등으로 현금이 없는 사회가 도래한다면 금융의 편의성이 확대되겠지만, 금융당국은 위와 같이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우선적으로 확인하고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현금 없는(Cash less) 사회가 아닌 국민의 지급수단 선택권을 존중하고 현금 접근성을 적절히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 ‘현금 없이도(Less Cash) 부작용이 없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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