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잘 몰랐던 ‘발명가 노무현’

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20.05.26 05:05 |   수정 : 2020.05.26 05:05

46년 전 사법시험 공부 중 발명한 독서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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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지난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1주기 추도식이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수된 가운데 46년 전 노 전 대통령이 발명한 독서대가 화제다. ‘노무현 독서대’는 판사와 변호사, 정치인, 대통령은 물론 비극적인 죽음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불꽃같은 삶을 살았던 노 전 대통령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강원도 인제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판사가 되기 위해 김해 장유암에서 사법시험 공부를 하던 1974년, 보다 편한 책읽기를 위해 독서대를 개발했다. 노 전 대통령이 개발한 개량 독서대는 등록번호 제12411호로 실용신안등록을 받았는데 지금도 특허청 홈페이지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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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대통령이 김해 장유암에서 사법시험 공부를 하면서 발명한 독서대 도면. 본인이 그렸다.

 

당시 본인이 직접 작성해 제출한 등록서류에서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개발한 독서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본 고안은 허리를 굽혀서 또는 굽히지 아니하여도 바른 자세로서 독서할 수 있도록 책이나 노트 등을 받쳐주는 받침대의 높이와 각도를 조절할 수 있게 고안한 것이다.”
 
“종래의 독서대는 대개 책상이나 의자 등에 겸용으로 부착되거나, 단독의 독서대가 있으나, 이들은 모두 받침대의 이면을 지지봉으로서 지지케 하고 경사각도는 지지봉의 위치변동에 의해 조절케 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지지봉이 사용도 중 해리되기 쉽고 받쳐진 지지봉이 활접되어 독서대가 도복되는 폐단이 있었다. 본 고안은 이와 같은 폐단을 제거하고 허리를 굽혀서 독서하거나 허리를 굽히지 않고 바른 자세로서 번갈아 가며 독서할 수 있게 받침대의 높이와 경사도를 소망대로 조절케 한 것인데...”
 
■ 김해 장유암에서 박정규 정상문과 사시공부... ‘여친’ 권양숙 여사 자주 찾아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법시험 공부를 했던 김해 장유암은 우리나라에 불교가 최초로 전래된 유서깊은 사찰이다. 경내에는 우리나라 최초 불법을 전파했다고 전하는 장유화상의 사리탑이 있다. 장유암 근처에는 해발 801m의 불모산 용지봉 준령에서 흘러내리는 장유대청계곡과 수려한 자연경관이 펼쳐져 세상사를 잊고 공부에 몰입하기 좋은 환경이다.
 
당시 장유암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사법시험 공부를 한 사람은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있다. 노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은 46년생 동갑이고 박 전 수석은 49년생으로 세 살 아래지만 형 동생 하면서 격의 없이 지냈다.
 
박 전 수석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독서대를 만들기 위해 톱질을 해서 각목과 송판을 잘라 붙이고 도면을 제작하는 것을 보고 “형! 왜 공부는 안하고 자꾸 쓸데없는 일을 하고 그럽니까?”라고 핀잔을 줬다고 나중에 회고한 바 있다. ‘고시생 노무현’은 정치 및 사회현실에 대한 자신의 철학이 정립되기 이전이었지만 무엇인가를 만들고 개선하려는 의지는 충만했던 것이다.
 
이와관련, 박 전 수석은 “그 무렵에 이미 어릴적부터 동네 친구 사이인 노무현 전 대통령과 권인숙 여사는 연애를 하는 사이였는데 가끔 권 여사가 장유암에 찾아왔다”면서 “둘이 대화를 하면 노 전 대통령이 주로 현실을 비판하고 권 여사는 ‘다 이유가 있겠지요’ 하면서 말리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런 인연으로 노 전 대통령은 2년 간의 짧은 판사생활을 마치고 부산에서 ‘법무법인 부산’이라는 사무실을 내고 변호사를 시작하면서 박 전 수석에게 함께 할 것을 제안했지만, 검사생활을 더 해야만 했던 박 전 수석이 대신 소개시켜준 사람이 사법연수원 동기인 문재인 변호사였다.
 
정 전 비서관은 계속해서 고배를 마시다 진로를 바꿔 7급 지방직 공무원시험에 합격한 뒤 경남도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는데 나중에 청와대에 들어가 노 전 대통령과 함께 했다.
 
11년 전 5월 정 전 비서관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옆에 있었더라면 그런 비극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당시 정 전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로 인해 구속 수감 중인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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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대통령 11주기 추도식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권양숙 여사, 노 전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분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발명가 노무현’의 이같은 면모는 노무현 노무현 전 대통령 11주기를 전후해 SNS 등을 통해  다시한번 알려졌으며 네티즌들은 “사소한 일에서 부터 온 힘을 다해 세상을 바꾸려했던 의지가 느껴진다”는 등 추모의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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