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 손보사들 새 먹거리 운전자보험에 전력질주 하나

강지현 기자 입력 : 2020.05.22 05:10 |   수정 : 2020.05.22 05:10

‘민식이법’ 통과로 증가한 운전자보험 니즈 맞춰 수익성 기대/불완전판매 우려는 해결해야 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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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강지현 기자] 3월부터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면서, 가해자의 형사 책임을 보장하는 운전자 보험의 시장 가입 수요가 늘고 있다. 이에 보험사들은 보장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리거나, 사고처리 지원금의 한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국내 5개 손보사들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운전자보험 판매에 매진한 결과, 154만2000건의 신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손보사들이 운전자보험에 열중하는 이유는 불황 속 새 먹거리 상품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에 운전자보험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리려는 손보사들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동차사고.PNG
KB손해보험·DB손해보험·삼성화재가 운전자보험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출처=픽사베이]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민식이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운전자보험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국내 5대 손보사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약 154만2000건의 운전자보험 신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81만건과 비교하면 무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보험사들이 운전자보험에 매달리는 이유는 최근 몇 년 간 손보사들의 실적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장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KB손해·DB손해·삼성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살펴보면 KB손보는 2018년 1분기에 비해 10.7%, DB손보는 27.9%, 삼성화재는 39.5%의 순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각 보험사 모두 지난해 당기순이익 감소, 2분기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새 수익원 절실
 

캡처.PNG

 

또한 올해 1분기에는 삼성화재가 28.9% 순이익 감소를 기록했으며 KB손보는 2.5% 순이익 증가를 기록했을 뿐이다. 하지만 손보사의 순이익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해, 영업이 위축돼 사업비가 줄고 병원 이용과 자동차 운행이 감소하면 손해율이 줄어든 탓이다. 말하자면 불황형 흑자인 셈으로, 2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이에 보험사 관계자는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기에 운전자보험을 판매하는 것이다”며 “운전자보험에 대한 고객의 관심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보험사도 상품에 대한 차별화를 가져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의 불황 속에서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손보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로서 운전자보험을 선택한 것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사고벌금의 보장한도를 늘리거나, 6주 미만 상해 사고를 별도로 보장하는 특약을 담는 식으로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4월 ‘참좋은 운전자보험’을 선보였다. 자동차사고 벌금의 보장한도를 3000만원까지 확대하고, 6주 미만 상해 사고를 별도로 보장하는 특약을 담았다. 이는 기존 운전자보험이 6주 이상 상해 사고에 한해서만 형사 합의금을 줬던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0일 ‘하루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자동차사고 벌금의 보장한도를 2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늘리고, 최소 1년 단위로만 가입할 수 있었던 것을 최소 1일에서 최대 7일까지 초단기 가입할 수 있도록 바꾼 것이 주 내용이다.
 
DB손보는 ‘6주 미만 상해 사고 보장 특약’을 통해 보험 상품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배타적 사용권은 새로운 담보나 서비스를 개발한 보험사에게 일정기간 독점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다.
 
삼성화재는 지난 7일 자사 운전자보험의 약관을 변경해 별도의 보험료 추가 없이도 어린이보호구역에서의 6주 미만 사고를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DB손해보험이 삼성화재가 배타적사용권을 침해했다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지만 DB손보가 배타적사용권 침해 신고를 철회하면서 일단락됐다.
 
손보사들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치열한 마케팅을 통해, KB손해보험은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기록한 10만7428건에 비해 132.1%가 증가한 24만9414건의 신계약을 유치했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기록한 23만8797건에 비해 121.2%가 증가한 52만8198건의 신계약을, 삼성화재는 13만8498건에 비해 78.4%가 증가한 24만7057건의 계약을 기록했다
 
출혈경쟁·불완전판매 등은 주의점…KB·삼성 “이미 중복가입 확인하는 시스템 있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통해 운전자보험의 계약이 증가하면서 고객의 입장에선 주의할 부분도 있다. 계약율을 높이려다 보면 출혈 경쟁을 확대하고 불완전판매 비율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일 운전자보험을 가입할 경우,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B손보와 삼성화재는 중복가입을 확인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밝혔다. 설계사가 시스템을 통해 확인하면 고객이 타사의 운전자보험에 가입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에게 이에 관련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운전자보험에 대해 한 관계자는 운전자보험의 손해율은 아직까지 양호하지만 과열경쟁으로 인해 보장을 늘리다 보면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다결국 추후에는 보장을 줄이거나 보험료를 올리게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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