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배달의민족의 ‘개선책’이 ‘상생’이 되기 위한 조건은?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04.08 16:23 |   수정 : 2020.04.08 16:23

수수료 인상 논란이 간과한 쟁점은 소상공인의 ‘선택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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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도입한 지 일주일 채 안돼 여론과 정치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배달의민족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지난 1일부터 도입한 새 수수료율 체계 ‘오픈서비스’는 기존 요금 체계인 정액제(울트라콜)와 달리, 주문 발생 건수에 5.8%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이 서비스에 대해 배민은 연매출 3억원이 안되는 영세업주들에게는 이 서비스가 유리하고, 매출이 좋은 가게는 매달 일정액을 내는 것보다 주문 건수에 따라 수수료를 내는 게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에 개편된 수수료율 체계에 의하면 소상공인이 사실상 큰 폭의 수수료 인상을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합회가 지난 3일 낸 논평에 따르면 변경된 정책으로 기존보다 수수료를 적게 내는 경우는 월매출 155만원 이하 점포에 해당된다. 이는 일매출 5만원에 불과해 대다수의 소상공인이 수수료 인상이라는 불이익을 겪게됐다는 것이다.

 

■ 새로운 정률제 시스템하에서 소상공인은 '선택권' 없어

 

이처럼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 주장 이외에 한 가지를 더 생각해 볼 부분이 있다.

 

배민을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은 사실상 정액제에서 성사된 주문 매출의 5.8%를 지급하는, 정률제(오픈서비스)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정액제인 울트라콜을 이용할 경우 앱 화면상에 사실상 노출되기 어려운 시스템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자영업자들로서는 선택권이 없는 상황이다. 기존의 울트라콜 제도에서 새로운 정률제로 이동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

 

소상공인연합회 등에 따르면 울트라콜 제도 아래에서는 광고비 조절이 가능했다. 개업 초기 가게가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까지 광고비를 어느 정도 써야 하는지, 손익분기점 달성 이후에는 불필요한 광고비를 줄이는 등 매출액을 고려해 지출되는 광고비(고정 비용)를 조절할 수 있었다. 일명 ‘깃발꽂기’를 이용해 울트라콜을 여러 개 등록하면 이런 운영 방식이 가능했다.

 

그러나 새 수수료율 체계 도입 이후에는 이런 방식으로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 예컨대 1만원의 음식을 팔면 자영업자들이 배민에게 내는 수수료는 580원, 10만원이면 5800원이다. 5.8%라는 고정된 수수료가 주문 건수에 부과되면 매출이 늘어나도 소상공인의 주머니가 두둑해지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배민은 요금 체계를 개편하면서 울트라콜 등록을 3개로 제한했다. 사실상 오픈서비스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 개선책에 소상공인 목소리 담겨야 상생의 길 가능해져

 

여론과 정치권의 집중 포화를 맞은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지난 6일  “합리적인 요금 체계 만들겠다”는 공식 입장을 냈다. “각계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 오픈서비스 개선책을 만들고,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등을 강구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배민을 이용하는 상당수 업주들이 원하는 바는 기존 수수료 정책으로 회귀하는 것이다. 개선(改善)이란, 잘못된 것이나 부족한 것 나쁜 것 따위를 고쳐 더 좋게 만든다는 의미다. 배민을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이 목소리가 담겨있지 않은 개선책은 진정한 ‘개선’이라고 부르기 어렵다. 그들이 납득할만한 수준의 개선책을 내놓아 소상공인과 배달의 민족이 다시 상생의 길로 들어서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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