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젤Ⅲ, 2분기부터 조기도입…중소기업 대출 쉬워지나?

변혜진 기자 입력 : 2020.03.31 07:00 |   수정 : 2020.03.31 07:00

중소기업 대출 활성화, 은행 BIS 확대 '윈-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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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변혜진 기자] 금융당국이 ‘바젤Ⅲ(은행의 자본건전성 규제방안) 최종안’ 중 일부를 오는 2분기부터 앞당겨 도입한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은행이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9일 “코로나19로 어려운 중소기업 등 실물경제에 대한 은행의 지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바젤Ⅲ 최종안 중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편안’을 2분기(6월 말)부터 조기 시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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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바젤Ⅲ 최종안’ 중 일부를 오는 2분기(6월 말)부터 앞당겨 도입한다.

 
바젤Ⅲ 최종안 은행의 운영리스크 관리와 기업대출 신용리스크 산출 기준 등을 개편하는 내용을 골자로, 당초 2022년 1월1일 전면 도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기업들이 휘청이자 금융당국은 신용리스크 개편안을 1년 반 이상 앞당겨 시행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낮추고 일부 기업대출의 부도시 손실률을 하향함으로써, 은행의 기업 자금공급 역할을 활성화시키려는 것이다.

 

다만 한국은행은 30일 바젤Ⅲ 규제체계(신용리스크 내부등급법·운영리스크 규제체계 등)를 최종적으로 마련하는 이행시기를 기존 2022년 1월1일에서 2023년 1월1일로 1년 연장했다. 이는 국내은행의 규제 이행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은행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금융서비스 지원에 집중하도록 한 것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신용리스크 산출방식 개편안을 도입하는 것이 중소기업 상환 불이행 리스크보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개선, 은행의 자금공급 역할 확대 등의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바젤Ⅲ…중소기업 대출 위험가중치↓, 기업대출 손실률↓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바젤Ⅲ 최종안은 지난해 4월 발표된 것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의 바젤Ⅲ 규제개혁 권고안에서 ‘신용·운영리스크 위험가중자산 산출 관련 개편안’을 도입했다.


이번에 조기 시행되는 신용리스크 개편안 두 가지는 은행의 기업대출 여력을 확대시킨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신용평가사를 통해 신용평가를 받지 않고 있기에 대부분 신용등급이 없는 상태다. 은행 자본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출은 쉽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개편안에 따라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가 기존 100%에서 85%로 낮아진다. 이는 은행이 ‘표준방법’을 적용했을 경우에 적용되며, 은행에서 발생한 손실사건 누적 규모에 따라 운영위험가중자산이 차등 산출되도록 해 손실금액이 많을수록 자본비율이 높아지는 방법이다.


또한 기업 부도 시 기업대출 중 무담보대출 손실률이 45%에서 40%로, 부동산담보대출의 손실률이 35%에서 20%로 내려간다. 이는 은행이 은행 스스로 위험가중치를 산출·적용하는 방법인 ‘내부등급법’을 사용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은행 입장에서는 기업대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어 종전보다 넓은 범위의 기업에게 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된다.


향후 금융당국은 제도 시행을 위해 필요한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을 오는 4월 중 마무리하고, 은행의 시스템 구축·검증 등의 실무준비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 은행 BIS 상승…중소기업 상환 불이행 리스크보다 기업대출 확대 이익이 커

 

앞선 개편안으로 은행이 자금공급 여력이 확대되는 이유는 BIS 자기자본비율(총자산액에 대해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 BIS 비율)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BIS 비율은 ‘자기자본’을 ‘위험가중자산’으로 나누어 산출하며, 위험가중자산은 은행의 신용·운영·시장리스크를 합산한 값이다. 따라서 신용리스크가 감소하면 은행의 BIS비율은 높아진다.


손실률 관련 신용리스크 개편안은 자체 산출한 위험가중자산을 증액하는 부가승수(위험가중자산의 1.06배) 폐지하기 때문에 신용리스크를 상대적으로 줄인다. 위험가중치 관련 신용리스크 역시 위험가중자산이 하락하면서 BIS 비율을 높인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대구·부산·광주·경남 등 지방은행과 신한·국민 등 주요 시중은행의 BIS 비율이 1%~4%p(포인트) 이상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9월 말 주요 시중은행의 BIS 비율은 15%내외를 기록하며 규제(10.5%이하) 대비 안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BIS 비율 상승은 은행의 비상금(자기자본) 마련을 통한 리스크 관리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용리스크 개편안 조기 시행과 관련해 “대부분의 은행들이 작년 4월 바젤Ⅲ 최종안 도입에 따른 세칙 개정 예고 이전부터 관련 사항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작스럽지는 않다”고 밝혔다.


다만 개편된 모델로 위험관리자산 모델을 변경하고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는 등 신용리스크 관련 시스템 구축을 위한 조치들이 필요할 예정이다.


이에 더해 한은에서 본격적인 바젤Ⅲ 규제체계 이행시기를 한시적으로 유예해준만큼, 지금보다 더 중소기업 지원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신용등급이 없는 중소기업 대출이 필요 이상으로 확대되는 경우, 이후 해당 기업들이 상환을 못 하는 등의 이유로 은행의 부담이 커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이 채무상환을 이행하지 못하는 리스크보다 BIS 비율을 일정수준 높이고 정책 기조를 따라 기업들에 자금조달의 역할을 함으로써 얻는 이득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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