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일하는 법](1) 직원 야근 늘어나면 부서장은 '울상', 이재현의 '글로벌 스탠더드'핵심

오세은 기자 입력 : 2020.02.19 18:02 |   수정 : 2020.02.19 18:11

[CJ가 일하는 법](1) 직원 야근 늘어나면 부서장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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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그룹 / 그래픽=뉴스투데이]

헨리 포드는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수인원이 팀을 구성해 작업하는 ‘워크 셀’이 대세가 됐습니다. 명품차 페라리는 한 명의 장인이 한 대의 차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걸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탄생합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의 특징과 장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변형되는 추세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일하는 법’에 대한 뉴스투데이의 기획보도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과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주>




철저한 'PC 오프제', 부서장 허가해야 재부팅 가능

인사팀, 부서별 야근 누적 횟수 카운트…야근 잦은 부서장은 인사고과에 불리

불필요한 회의 감축과 업무 집중도 높이기가 부서장의 과제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CJ그룹의 전 계열사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칼같은 'PC 오프제'를 시행해오고 있다. PC 오프제는 사내 정시퇴근 문화를 안착시키기 위해 퇴근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업무용 PC가 꺼지는 걸 말한다. PC가 꺼진 뒤에는 재부팅이 되지 않는다.
CJ 관계자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연장 근로시간 12시간이 넘지 않는 선에서 야근이 필요할 시 이에 대한 부서장의 결재를 받으면 PC가 재부팅된다”라고 말했다. 연장근무를 위해서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PC가 꺼지기 전까지 해당 업무를 완료하는, 업무 집중도를 가질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갖춘 셈이다.

그렇다면 CJ직원이 회사에서 인정받으려면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 연장근무를 해야할까. 성실과 근면이 직장인의 미덕이라고 보면 잦은 연장근무는 높은 근무평점을 받는 수단이 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CJ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PC오프제를 거스르는 직원이 많을수록 해당 부서장은 인사상 불이익을 받게 된다. 부서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야근의 경우, 누적건수를 집계해 인사팀에 전달된다. 인사팀은 부서간 야근건수를 비교해 빈도수가 높은 부서장에 대해서는 경고조치를 취한다고 한다. 경고조치는 물론 부서장의 인사고과 평가에 고스란히 반영된다.

부서장은 불필요한 회의 등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 CJ 관계자는 “주 52시간 넘기는 조직원들에 대한 평가는 그 부서의 부서장 인사평가에도 반영되는 부분이 있어, 부서장들은 관리 조직원들이 야근을 최대한 하지 않도록 업무를 지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라서 CJ 게열사들의 부서장은 '업무집중도'를 높이는 게 지상과제이다. 직원과 부서장 모두 이점에서는 공동운명체이다. 이런 맥락에서 ‘3무(無) 운동’이 나왔다. 사업부별로 집중 근무시간을 최소 2시간 이상으로 정하고 이 시간대에는 회의와 흡연, 티타임을 자제한다. 화끈하게 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는 게 CJ의 핵심적인 일하는 방법인 것이다. 시간만 떼우다가 저녁 먹고 들어와서 야근수당을 신청하는 풍속도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 CJ그룹 기업문화 세부 방안[자료=CJ 홈페이지, 표=뉴스투데이 오세은]


'글로벌 문화기업' 지향하는 이재현 회장, 선제적 유연근로제 도입

자유로운 소통문화와 다양한 워라밸 복지, 취준생 호감 높아

CJ의 일하는 법은 '글로벌 문화기업'을 지양하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영전략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CJ는 정부가 주도한 주 52시간제 도입에 1년 앞선 지난 2017년 5월 주 52시간 이행을 위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제도들을 마련했다.

당시 CJ가 발표한 ‘기업문화 세부방안’을 살펴보면, 근무환경과 관련해 새롭게 신설된 제도로 출퇴근 시간 조정이 가능한 유연근무제가 있다. CJ 전 계열사에 적용되며, 출근 시간을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30분 단위로 선택할 수 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Work-life Balance) 관련해서는 자녀가 초등학교 입학 시, 입학 전후로 유급으로 2주 그리고 무급으로 2주, 최대 한 달을 쉴 수 있는 자녀 입학 돌봄 휴가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기업문화는 임직원 뿐만 아니라 청년층의 호감을 얻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신입직 취업준비생들이 가고 싶은 대기업 톱 5위에 자리했다. 이는 자유로운 소통문화를 가진 기업으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CJ는 대기업이 오랫동안 유지해온 ‘상명하복’과 ‘위계질서’를 선제적으로 타파한 몇 안 되는 대기업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일례로 CJ는 2000년에 수평화 조직을 위해 ‘님 호칭’을 도입했다. 의사소통을 자유롭고 직접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호칭을 어떻게 부르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특히 직종 선택 이후 지원할 기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구직자가 살펴보는 항목에는 그 회사의 평균근속연수가 있다. 기업문화가 고스란히 반영돼 나타나는 지표 중 하나가 근속연수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지주사 CJ의 평균근속연수는 10.2년으로 2016년 기준 10대 그룹 상장사 88곳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10년)을 상회한다.


CJ의 경영실적 개선, '야근 문화'의 폐해 역설적 입증

C
J의 이 같은 기업문화 혁신이 경영성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CJ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연결기준으로 작년 한해 영업이익이 8969억원으로 2018년과 비교해 7.7% 증가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매출은 22조3525억원으로 전년 대비 19.7% 증가해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보여주기식 '야근문화'보다는 '몰입적 일하기'가 기업의 효율성을 높여준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사례가 CJ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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