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현대차보다 절박한 중소기업의 '코로나 쇼크', 수입처 다변화가 해법

이원갑 기자 입력 : 2020.02.19 16:35 |   수정 : 2020.02.24 12:33

현대차보다 절박한 중소기업의 '코로나 쇼크', 수입처 다변화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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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제품 수입 막히면서 '차이나 리스크' 현실로

USB 케이블 등 생필품 된 IT 소모품 대다수 중국에서 와

기업은 대체 수입처 찾고 정부는 국내 기업 '유턴' 도와야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코로나19바이러스(일명 ‘우한폐렴’)의 확산으로 중국 설 연휴가 수 차례 연장되면서 중국에서 물건을 떼어 오거나 중국산 부품을 쓰던 업체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피해 체감속도는 빠르고 ‘차이나 리스크’를 피해 갈 대책 마련도 절실하다.

피해 업체들은 크기도 업종도 다양하다. IT 소모품점, 저가형 생활도자기 판매점, 배관 부속품을 수입해 쓰는 집수리 전문점과 같은 소상공인들부터 현대-기아자동차, 한국 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주요 완성차 기업까지 주기적으로 들여오는 중국산 제품을 필요로 하고 별다른 대체 수입처를 마련하지 않았던 곳들이 피해를 입었다.

현대차같은 대기업도 어렵지만,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충격은 훨씬 클 수밖에 없다. 몸집이 큰 대기업은 태풍을 견딜수 있지만, 몸집이 작으면 아예 공중분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된 부분도 있다. USB 케이블이나 스마트폰 충전에 쓰는 포트를 바꿔 주는 컨버터(일명 ‘젠더’), 셀카봉 등 시중의 저가 IT 소모품은 십중팔구 중국산 제품이다. 때문에 용산전자상가에 즐비한 IT 소모품 유통상들도 ‘코로나 쇼크’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더군다나 중국 이상의 조건을 가진 구매처가 없어 이들의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다.

특히 대규모 물량을 미리 당겨 와 쌓아 두고 팔 여력이 없는 소규모 업체들은 구매처 다변화가 그저 ‘언감생심’이다. 중국 공장들의 가동 중단으로 그때그때 들여와서 팔던 물건들의 수입이 막혔고, 언제 다시 들어올지 모르는 물건만 기다리며 보유 중인 재고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용산전자상가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IT 소모품 유통상 A씨는 “물건을 중국에서 우리 쪽으로 보내야 하는데 중국에서 직원들이 출근을 안 해버리니까 많이 어렵다”라며 “어차피 (주문)하면 (제품이) 금방 오니까 거의 딱 맞춰서 시키는 물품들도 있고, 재고를 소진한 다음에 한 번에 왕창 받는 물건들도 있어서 못 오고 있는 물건들이 많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연락한 후 물건을 받기까지 한 달은 걸려야 한다. 중국 춘절(설날)이 원래 10일까지 밀리는 거였으니 기다리면 재가동이 된다는 건 말뿐인 것이다”라며 “일부 제품은 재고는 이미 다 소진됐다. 주로 케이블이나 컨버터 같은 것들이 많이 부족하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이렇게 말을 하면 뭐가 바뀌기는 하는 것이냐”라고 토로했다.

같은 분야에서 이보다 규모가 큰 점포를 운영하는 한 중소기업은 재고량을 미리 많이 확보해 중국 공장 폐쇄 사태로부터 직접적인 타격을 받진 않았다. 하지만 그마저도 중국에서 들여오는 재고량이 소모되고 나면 별도의 조달 방법은 없는 상황이어서 소상공인들과 마찬가지로 중국발 리스크에 맞설 ‘카드’가 없다.

이 중소기업 관계자는 “아직 직접적으로 운송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건 없다고 봐야 한다”라며 “중국 업체들의 직원들이 업무 복귀가 안 돼가지고 생산라인이 조금 늦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설 연휴는 원래 굉장히 길기 때문에 그걸 저희가 염두에 두고 미리 (발주) 진행을 해서 거의 다 받은 상황”이라며 “중국 생산라인의 업무 복귀가 안 되다 보니까 지금 못 받은 물건들과 그쪽에서 선적해야 할 물건들이 늦어지고 있는 정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없는 제품이 없다며 자조 섞인 농담을 하고 넘어가던 시기는 지났다. 기업들은 수입국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 소재 구매처를 물색하고 정부는 저금리 융자와 같은 ‘언 발에 오줌누기’에 안주하지 않고 국내 기업의 해외 소재 공장들을 국내로 ‘유턴’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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