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DLF보다 심각…시한폭탄 되나

김성권 기자 입력 : 2020.01.15 17:41 ㅣ 수정 : 2020.01.1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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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연기 관련 기자 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환매 중단 펀드 추가…부실규모 2조원 육박

투자자·운용·판매사 소송전으로 사태 장기화 우려

김기식 전 금감원장 “희대의 금융사기”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라임 펀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조5000억원 규모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이어 최근 추가 환매 중단이 판매사에 통보되면서 피해 금액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크레디트인슈어런스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 등에 이 펀드의 환매 연기 가능성을 알리는 공문을 보냈다. 사실상 환매 중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펀드는 라임이 공식적으로 환매 중단을 선언한 사모펀드 ‘플루토FI D-1’ 등에 투자한 상품으로 올해 4월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펀드 규모는 약 3200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환매 중단 펀드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 중단된 금액까지 총 환매 중단 액수는 총 2조원 수준으로 관측된다.

라임 사태가 커지면서 판매사들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추가 검사 외에도 판매사인 은행과 증권사에 대한 검사도 병행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판매사 문제는 최근 불완전판매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미 금감원에는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이 100건 이상 접수된 상태다. 이들은 판매사의 불완전판매를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확인을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지난해 대규모 투자손실이 발생한 파생결합펀드(DLF) 때도 전방위적인 합동검사가 실시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존 검사에서 봤던 부분 외에 불완전판매나 다른 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어 필요하다면 추가로 더 검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가 검사 시점은 삼일회계법인이 진행 중인 실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시작될 전망이다.

판매사들도 실사 결과에 맞춰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미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신한·KEB하나·IBK기업·부산·경남은행과 KB·대신·NH농협·신영·삼성증권 등 16개 은행·증권사들이 공동대응단을 구성했다. 이들 판매사는 투자위험도가 높거나 판매 과정도 복잡하지 않아 불완전판매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판매를 권유한 은행과 증권사들에도 책임이 있다며 이들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법무법인 한누리는 라임 무역금융펀드 사태와 관련해 투자자들 3명을 대리해 라임자산운용·신한금융투자·우리은행 등 운용사와 판매사를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DLF 때와 달리 투자자, 운용사, 판매사 간 책임공방이 법정까지 가게 될 경우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 책임론도 제기된다. 사모펀드 관련 규제는 완화하면서 사태가 눈덩이처럼 커질 때까지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실제로 금감원은 작년 10월 라임 사태가 터진 이후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태의 원인이나 배경, 대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실사 결과가 나와봐야 파악되겠지만, DLF 사태보다 문제가 더 심각해 보인다”며 “소송전까지 예고돼 있어 사태 수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지난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라임 사태에) 대한민국 거의 모든 굴지의 금융기관이 다 관여가 됐다”며 “우리나라 금융 역사의 희대의 사건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