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보험사 CEO](2) 메리츠화재 김용범 부회장, 선택과 집중으로 불황 돌파하나

이영민 기자 입력 : 2020.01.14 07:00 |   수정 : 2020.01.14 07:00

[보험사 CEO](2) 메리츠화재 김용범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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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범 부회장의 불황돌파 전략은 지금까지 손보사 상위 5개사 중 가장 효과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진제공= 메리츠화재 / 그래픽=뉴스투데이]


지난해 보험업계는 저금리와 실손보험 손해율, 불완전판매 등 수많은 이슈로 바람 잘 날 없는 위기의 연속이었지만 보험업계 신구 최고경영자(CEO)들은 새해를 맞아 각자의 의지와 경영철학을 기반으로 삼아 불황 돌파를 다짐하고 있다. 시험대에 오른 보험업계 CEO들 개인적 이력, 당면 과제 및 해결 방향 등을 분석한다. <편집자주>




장기인보험 중심으로 집중 공략 성공

파격적인 기업문화 개선

불황 속 홀로 역대 최고 성장 이끌어낸 발군의 리더


[뉴스투데이=이영민 기자]

■ 김용범 대표이사 부회장이 걸어온 길

1963년 1월 3일에 태어난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생명 증권부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CSFB증권에서 외환 채권 파생상품을 연계한 차익거래기법을 개발해 34세에 최연소 이사로 고속 승진을 이뤄냈다.

이후 삼성화재 증권부장, 채권2팀장, 채권운용본부장을 거쳐 상무보로 승진해 당시 2명뿐이던 30대 임원이 됐다.

실적을 인정받아 메리츠종금증권 재무최고책임자(CFO)로 영입돼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14년 말에는 메리츠화재로 옮겨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돼 장기인보험과 독립보험대리점(GA)를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올리고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2018년도에는 부회장 승진과 연임까지 성공하여 파죽지세의 성공가도를 그려가고 있다.

“현장에 있는 사람이 가장 전문가다. 스스로가 날 설득할 수 있는 제안을 해라”라는 조언을 할 만큼 빠른 의사결정 절차와 권위주의 타파를 강조하며 실적과 현장 중심 발전을 촉구하는 리더다.

■ 새로운 방식의 불황 타파 장기인보험 중심 성장

자동차보험 시장은 손해보험업계의 척도로 쓰일 만큼 시장이 크기 때문에 대부분 손보사는 적자를 감수하고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그만큼 자동차보험 시장이 손해보험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용범 부회장은 과감하게 자동차보험 시장의 점유율을 놓고 장기인보험 중심 성장주도를 끌어내면서 10% 내외의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점유율을 2019년도 21%대로 끌어올리며 장기인보험 시장 업계 1위의 삼성화재를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시장의 점유율을 2014년도 5.2%에서 2019년도 4%까지 낮추며 앞으로도 자동차보험 점유율을 낮춰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손해보험업계에서 수익성 약화에 엄청난 영향을 줄 만큼 큰 쟁점이었지만 메리츠화재는 점유율을 낮춘 만큼 자동차보험 손해율 이슈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 파격 인사와 설계사 중심의 현장형 성장주도

메리츠화재는 2019년도에만 1만여명의 설계사를 채용해 업계 1위 삼성화재보다 더 많은 설계사를 보유한 업체가 됐다. 현장에서의 확실한 능력과 보상을 기반으로 설계사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며 사람 중심 실적 중심의 성장을 주도했다.

또한, 그동안 대졸자 공채 인원이 파견되던 영업관리직 본부장도 실적이 좋고 경험이 많은 설계사들로 채우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면 설계사도 임원에 오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대형 보험사들이 저금리와 손해율 이슈로 설계사를 줄이며 보험사의 덩치를 줄여가고 있는 흐름에서 역발상을 보여준 메리츠의 성장전략은 주효했다.

한 보험설계사 A씨는 “메리츠화재의 장기인보험 수수료는 1100%로 업계 최고다. 보상이 확실하고 차별화된다면 능력 있는 설계사들이 모여들 것”이라며 자신도 메리츠의 지인으로부터 이직제안을 받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2019년도 상반기 기준으로 상위 5개 손보사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성장을 보였으며 어려운 경영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설계사와 판매를 늘리며 보험사의 마진을 줄여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전략을 보여줬다.


▲ 김용범 부회장의 사내문화개혁은 효율적인 업무프로세스 구축에 큰 힘이 됐다. [사진제공=메리츠화재]


■ ‘위 아래 모두 리더’ 직급체제 수정으로 파격적 기업문화 개선

김용범 부회장은 ‘위 아래 모두 리더’를 2018년도 기업문화 캐치프레이즈로 선정하고 모두가 리더로 생각하고 성장하는 조직이 될 것을 보여줬다.

실적주의와 실용주의자인 김용범 부회장의 경영철학에 맞춰 메리츠화재는 탄력근무제를 도입하고 연차를 쓸 때도 필요한 부서장 승인절차를 없애 직원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실행했다.

김 부회장은 신임 사장 취임식에서 “행동이 가치와 신념을 변화시키고 문화를 바꾼다. 빠른 소통과 의사결정을 통해 낭비되는 시간을 없애면 업무 시간에 집중도와 효율성이 크게 상향된다. 이는 곧 퇴근 후 여가생활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선순환 구조가 생겨나기 시작한다”라고 밝힌 만큼 계속해서 사내문화 개선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 직급체계를 없애 부서장 이상직급만 ‘리더’라는 호칭으로 부를 뿐 사내직원들이 서로 ‘(이름)님’으로 부르게 했다.

또한 ‘안식월’ 제도를 도입해 근속 5년을 채울 때마다 최장 1달 동안 휴가를 다녀올 수 있도록 했다. 임직원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안정적인 심신을 유지할 수 있게 하여 업무집중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김 부회장의 의도가 엿보인다.

불필요한 문서 작성과 보고절차를 줄이기 위해 파워포인트의 사용을 금지하고 회의시간이 30분을 넘기지 않도록 모든 사내 회의실에 알람시계를 설치하는 실용주의적 사내문화 개선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 계속된 파격적 행보, 사업비율관리 등 해결과제 남아

보험업계 일각에선 메리츠화재가 파격적 행보를 계속해서 보인 만큼 내실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메리츠화재가 자체 판매비율을 낮추고 독립보험대리점 비중을 올리며 설계사 중심 성장을 이뤄낸 만큼 수수료와 사업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질 수 있다. 장기인보험을 중심으로 신계약이 늘어나고 있고 공격적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에 메리츠화재의 사업비율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이렇게 신계약이 계속해서 늘어난다면 불완전판매와 우량하지 못한 계약들이 생길 수 있고 그로 인해 손해율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발생하여 장기적 수익구조가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 B씨는 “높은 수수료율로 신계약을 무리하게 끌어와 향후 부실의 시작이 될 수 있다. 과도한 보상조건은 회사에 득보다는 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히며 내실을 다지지 않으면 성장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공격적인 행보로 업계 불황 중 최고의 성장을 끌어낸 김 부회장이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만큼 뒤를 돌아보며 당장 2022년 새 회계기준(IFRS17)도입을 대비해 내실을 다지고 지급여력비율을 높여 안정을 도모한다면 더 큰 성장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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