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혁명](12) 보험설계사 없는 'P2P 보험', 인바이유와 다다익선의 '혁신'이 만들 직업은?

이영민 기자 입력 : 2020.01.07 17:22 ㅣ 수정 : 2020.02.24 13:05

[직업혁명] 보험설계사 없는 'P2P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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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 보험은 같은 보장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모여 보험상품을 설계하고 보험사와 협상을 통해 보험료를 산정하며 구매하는 소비자 중심적 시스템을 만들었다. [사진제공=픽사베이]

취업은 한국인 모두의 화두이다. 사회에 첫발을 딛는 청년뿐만이 아니다. 경력단절 여성, 퇴직한 중장년 심지어는 노년층도 직업을 갈망한다. 문제는 직업세계가 격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4차산업혁명에 의한 직업 대체와 새직업의 부상뿐만이 아니다. 지구촌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상 변화, 한국사회의 구조 변화 등도 새직업의 출현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뉴스투데이가 그 '직업 혁명'의 현주소와 미래를 취재해 보도한다. <편집자 주>


신용길 생보협회장이 주목한 인슈어테크의 핵심 P2P 보험

인간 상대하는 보험설계사는 감소, 알고리즘 전문가 일자리는 증가 추세
[뉴스투데이=이영민 기자]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이 신년사에서 “인슈어테크가 지속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보험업계의 혁신 인슈어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인슈어테크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는 P2P 보험(크라우드 보험)은 혁신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대형보험사들은 온라인 보험가입에 익숙치않은 보험시장 소비자들의 인식과 P2P 보험시스템에 관련한 금융당국의 제도 및 법안의 부재 때문에 P2P 보험시장 진입을 주저하고 있다.

보험설계사가 인맥을 통해 보험상품을 권유해 가입자를 확보하는 기존 영업방식을 아직 신뢰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도 설계사로부터 보험약관 내용등을 충분히 설명받지 못하는 P2P보험에 대해 낯설음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러나 결국 P2P보험 시장이 확대됨으로써 인간을 상대하는 보험설계사들이 줄어드는 반면에 인간의 욕구와 자격조건을 알고리즘으로 정리하는 능력을 가진 IT전문가들의 수요는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P2P 보험은 소비자가 원하는 혜택만 골라 상품을 설계하고 동일한 보장을 원하는 소비자를 P2P 보험 플랫폼을 통해 모집하여 보험사와 협상을 통해 보험료를 책정해 판매를 시작하는 일종의 온라인 계 형식의 시스템이다.

2010년 독일 '프렌드슈어런스'를 시작으로 미국의 '레모네이드', 영국의 '팀브렐러' 등 해외에서 P2P 보험시장은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카카오가 인수한 인슈어테크 플랫폼 ‘인바이유’와 크라우드보험 서비스 전문 스타트업 ‘다다익선’이 대표주자로 꼽힌다.

국내 두 플랫폼 모두 소비자가 직접 보험상품을 설계하여 원하는 보장만 골라 상품에 포함시키고 불필요한 조항들은 삭제하여 보험료를 낮추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펫보험, 골프보험, 생활체육보험처럼 수요자가 많지 않은 신시장 보험들의 고객을 모아 보험사와 소비자간의 보험료 조건 협상에 소비자가 유리한 조건을 끌어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다다익선(위)과 인바이유(아래)의 P2P 보험 운영 모델. [사진제공=각사 홈페이지]

온라인 보험가입도 주저하는 소비자 인식, P2P 보험은 꺼려

국내 보험시장은 설계사 중심의 대면 채널과 텔레마케팅 채널이 주를 이룬다. 아직까지 소비자들은 온라인상 보험가입도 주저하는데 P2P 보험처럼 온라인으로만 판매하면서 대형 보험사가 직접 판매하지 않는 보험에 대해서 신뢰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 A씨는 “P2P 보험은 친구나 가족과 함께 같은 보장을 받으며 보험료를 낮춘다는 점은 혁신적이다. 하지만 설계사 위주의 한국 보험시장에서 P2P보험은 보험 공급자 입장에서 이점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온라인 계‘ P2P보험 위한 제도, 법안 미비

P2P 보험은 온라인상에서 필요로 인해 소비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계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보험시스템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모여 효율적인 보험 보장항목 지정과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상품 설계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다양성과 합리적 소비를 할 수 있게 한다.

하지만 단국대 박영준 교수는 인슈어테크와 보험산업 정책 세미나에서 “P2P 방식은 온라인 계 형태로 규모가 커지면 보험업법 및 감독규제 완화가 어떤 형태로 되어야 할지 의문이다. 또한 네트워크가 클 경우 계가 깨지게 될 때 보험금 지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평가하며 제도와 관련 법안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소비자 인식 및 제도 개선이 P2P 보험의 발전의 전제조건

이런 위협요소들에도 불구하고 P2P 보험시장은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보장만 쏙쏙 골라 상품을 직접 만들게 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졌다는 것 자체는 혁신적인 발전이기 때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 B씨는 7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상품을 설계하는 P2P 보험의 시스템 자체는 엄청난 개혁이자 혁신이지만 개혁과 혁신 을 받아들이기에 대중과 사회의 준비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며 아직 P2P 보험시장 발전에 장애물이 많음을 아쉬워했다.

하지만 작년 11월 보험연구원에서 발표한 연구자료인 ’핀테크 규제개선과 시사점 CEO brief‘에서 “맞춤형 규제혁신의 보험 모델로 P2P보험과 간편 가입 및 청구 모델인 독일의 프렌드슈어런스와 미국의 레모네이드가 선정된 것은 소비자 중심의 금융을 추진하겠다는 금융당국의 의지로 해석된다.”라고 발표한 만큼 인슈어테크 발전을 위한 금융당국의 연구와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온라인 판매 채널에 대한 인식 재고와 금융당국의 노력으로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국내 대형보험사들도 P2P 보험 채널을 개설하여 시장에 뛰어들며 인슈어테크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대형 보험사들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면 국내 인슈어테크와 P2P 보험시장의 발전은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보험왕, 보험여왕 시대의 폐막...보험설계사 5년만에 3만명 감소

AI 알고리즘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들 수요 급증 전망

그러나 직업적 관점에서 보면, 한때 보험왕, 보험여왕이라 불리며 엄청난 인맥 네트워크로 수억원대의 연봉을 벌어들이던 보험설계사들의 시대는 저물어가고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고령화와 출산률 저하로 생명보험 업계는 신규 고객유치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어졌고 손해보험 업계 또한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치솟는 손해율때문에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보험을 판매하는 설계사들의 수요가 감소하게 된 것이다.

또한 AI 챗봇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설계사 없이 보험에 필요한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되었으며 온라인 다이렉트채널과 P2P 보험 채널로 24시간 언제든 필요한 보험을 설계사 수수료 없이 구매하게 된것도 업계 불황과 맞물려 설계사 인력 수요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험연구원의 '판매채널 변화가 보험산업에 미치는 영향'연구자료에 따르면 국내 생보사 보험설계사 숫자는 2013년도 12월 기준 13만 7582명에서 2018년도 12월 에는 9만 9886명으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5년만에 3만여명이 감소한 것이다.

이렇게 인슈어테크에 대한 연구와 발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P2P보험의 판매 채널이 더욱 다각화 된다면 보험설계사들이 자리할곳은 점점 더 사라질 것이다.

보험설계사를 대신하여 인슈어테크 바람을 불러일으킨 IT게열의 일자리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AI 챗봇을 통해 정보를 제공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어내는 IT전문가나 빅데이터를 통해 고객들의 P2P 보험설계수요, 효율적인 마케팅 채널과 보험관련 이슈들을 예측하는 빅데이터 전문가는 설자리가 더욱 넓어질 것이다.

보험연구원의 '빅데이터 활용현황과 개선방안'연구자료에서 "최근 IT전문가와 빅데이터 분석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은 다양한 역량과 경험을 갖춘 인재를 찾지 못하고 있는것이 현실이다."라고 밝힌 만큼 IT전문가와 빅데이터 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보험업계취업을 위해서는 보험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은 물론 보험업계가 인슈어테크로 인해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움직이는지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특히 IT나 빅데이터 관련 역량을 갖춘 보험금융인재라면 어디서든 환영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