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청와대 민정라인, ‘기승전 김앤장’되는 까닭은?

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19.12.27 07:02 |   수정 : 2019.12.2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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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노무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두 사람을 연결한 박정규 김앤장 변호사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국내 최대의 로펌이다. 소속 변호사가 1,000명이 넘고, 연간 수임료 등 매출 1조원을 돌파한 국내 유일의 로펌이다.

김앤장은 올해까지 로이터통신 계열의 아시아지역 법률전문 미디어인 Asian Legal Business가 선정하는 ‘한국로펌상’을 7년 연속 수상했다. 또 미국의 유명 법률 월간지 The American Lawyer가 선정하는 ‘The Global 100 (세계 100대 로펌 랭킹)’ 특집에 6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 국내유일 세계 100대 로펌 김앤장, 변호사 1,000명,연 매출 1조원 돌파

김앤장은 변호사 수 58위, 연간 총 매출액 53위, 지분파트너 당 수익 59위로 국내 로펌 중 유일하게 3개 차트에서 모두 100위권 안에 들어있다.

김앤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로펌이 된 것은 오랫동안 고위직 판·검사 출신 뿐 아니라 사법연수원 성적 최상위권의 우수한 변호사를 '싹쓸이' 해온 것이 첫 번째 비결이다. 또한 공정위나 국세청, 고용노동부, 경찰과 심지어 전직 고위 외교관까지 정부 각 부처 출신을 영입해서 업무영역을 넓혔다.

2위 로펌과의 실력차이가 워낙 커서 국내 대기업이나 재벌 오너가 수사를 받거나 외국기업이나 정부도 한국에서 법률분쟁, 인수합병(M&A) 등의 일이 생기면 김앤장을 찾았다. 그러다 보니 김앤장은 강제징용 재판 때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 대리인, ‘론스타 먹튀사건’의 론스타 대리인, 여러 노조 파괴 사업장 소송에서 사측 대리인을 맡아 비난을 사기도 했다.

김앤장은 역대 정권에서 청와대와도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비서관 중 27.7%가 김앤장 출신이었고 이명박 정부도 20%에 달했다. 김앤장 변호사가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김앤장으로 돌아가는 일이 반복되면서 청와대가 ‘김앤장 출장소'라는 말까지 나왔다.

박근혜 정부에서 잇달아 김앤장 출신 변호사를 기용하자 2013년 3월 당시 문병호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은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 대한민국은 ‘김앤장 공화국’이 되고 말았다”라고 비판했다.

김앤장 출신 이명신 반부패비서관 임명에 ‘김앤장 공화국’ 재현?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의 후임으로 이명신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임명했다. 유재수 전 부시장 감찰무마, 울산시장 선거개입에 대한 검찰 수사가 청와대를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반부패비서관의 역할은 중요하다. 특히 김조원 현 민정수석이 검사 등 법률가 출신이 아니기 때문에 이명신 비서관이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와 함께 검찰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주목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김앤장 출신 주요 정무직 인사는 신현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 신지연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 이인걸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장에 이어 이명신 비서관이 네 번째다.

▲ 문재인 정부 핵심 요직의 김앤장 출신 인사들. 왼쪽부터 신지연 청와대 제1 부속실장,이명신반부패비서관, 신현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

문재인 대통령이 ‘진짜 비서실장’이라 불리는 청와대 문고리 권력의 핵심인 1부속실장과 사정업무를 담당하는 반부패비서관에 김앤장 출신을 임명한 것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김앤장 ‘콜’ 받았던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1980년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 1983년 사법연수원 12기 동기 150명 중 차석으로 수료했다. 문 대통령은 판사를 지원했지만 대학생 시절 민주화운동으로 구금된 이력 때문에 임용되지 못했다.

1973년 설립된 김앤장은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졸업한 문재인 변호사를 영입하기 위해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판사가 되지 못한 문 대통령은 자신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박정규 검사의 소개로 노무현 변호사와 동행하게 된다.

박정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후배로 경남 김해 봉하마을 인근 장유암이라는 사찰에서 함께 고시공부를 한 인연이 있다. 3년 간의 판사생활을 마치고 부산에서 변호사 개업을 준비하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초 박정규 검사에게 동참을 권했지만, 박 검사는 “아버지의 소원이 제가 검사되는 것이 꿈이었는데 지금 그만두기에는 이르다”고 정중히 거절하고 문재인 변호사를 소개했던 것이다.

박정규 변호사는 1999년 검사를 그만두고 김앤장의 변호사로 영입됐는데, 이런 인연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4년 2월 문재인 민정수석의 후임으로 당시 김앤장에 있던 박정규 변호사를 임명하기도 했다.

박정규 민정수석 휘하 사정비서관(반부패비서관)이 신현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이었는데 현재는 두 사람 다 김앤장 소속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보수정권도 진보정권도 민정수석실은 ‘김앤장’?

이렇게 볼 때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김앤장의 관계는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이미 형성된 셈이다. 이번에 반부패비서관으로 기용된 이명신 변호사의 고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박정규 전 민정수석과 같은 경남 김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박정규 전 수석, 신현수 전 비서관 등 노무현 대통령 때의 청와대 시절 멤버들이 김앤장을 중심으로 청와대 비서실을 재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박 전 수석은 현 정부 들어와서도 법조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노무현재단 이사 등을 맡아 재단운영에 깊이 관여해 왔다. 특히 김앤장 출신으로 청와대에 있는 두사람, 이명신 반부패비서관과 신지연 제1부속실장의 보직이 요직 중 요직이라는 점이 눈에 뛴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민정수석실 비서관 출신 변호사는 “비서실장도 제1 부속실장이 시간을 만들어줘야 대통령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부속실장이 진정한 비서실장”이라며 “여기에 검찰과 경찰을 담당하는 반부패비서관까지 청와대의 핵심 요직을 김앤장 출신이 차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역대 정권의 김앤장 출신 선호 현상은 꾸준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에는 민정라인에만 5명(곽병훈·조응천·권오창·김학준·최철환)의 김앤장 변호사를 비서관으로 임명했다. 이명박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도 김앤장 출신이 민정수석과 민정 쪽 비서관 등으로 각각 3명(정진영·이제호·강한승), 2명(박정규·신현수)이 기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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