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기획: 이민사태]④ 이민열풍 속 취업이민 사기 주의보

정승원 기자 입력 : 2019.12.20 09:15 ㅣ 수정 : 2019.12.20 09:32

이민열풍 속 취업이민 사기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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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이민 사기사건이 벌어져 미국 이민 규제가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투데이DB]


보다 나은 자녀교육을 포함해 정치, 경제적인 이유로 해외이민 쪽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국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국쪽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에도 불구하고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이민관련 업계는 전하고 있다.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이들이 처한 상황과 어려움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허위서류 이용한 취업이민 사기 미국 연방검찰에 적발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한국을 떠나 새로운 기회를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주희망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민과 관련된 사기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미주 한국일보가 보도한 미국 취업이민 사기사건이 대표적이다. 미국에서 개업한 한인 변호사 A씨와 회계사 B씨가 결탁해 미국이민을 희망하는 한국인들을 상대로 취업이민 사기를 저지른 것이다. 이 두 사람은 취업이민 사기 공모 혐의로 연방 대배심에 의해 기소됐다.

이들을 통해 미국 취업이민을 신청한 한국인들은 125명에 달하는 것으로 현지 연방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규모도 대규모이지만 이같은 사기행각이 8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이 더 충격적이다.

A씨와 B씨는 이민신청서류를 허위 또는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에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고 B씨는 체포됐다가 거액의 보석금을 내고 최근 풀려났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을 통해 취업이민을 신청해 이미 비자를 발급받은 한국인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향후 미국정부의 조치가 주목된다. 현지 이민변호사들은 이들이 제출한 이민 신청 서류가 허위 또는 조작으로 확인될 경우 영주권 자체가 취소되거나 추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허위서류 혹은 조작된 서류를 통해 취업이민을 신청한 사실조차 몰랐던 사람들은 황당할 수 밖에 없다. 거액을 들여 힘들게 미국에 들어와 살고 있는 상황에서 날벼락을 맞은 셈이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소된 한인 변호사와 회계사가 허위 서류를 통해 석사학위 이상 고학력 취업이민 비자(EB-2)를 신청해서 비자를 취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방검찰은 이렇게 해서 비자를 받은 사람이 125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고 실제 A씨가 진행한 모든 취업이민 비자에 대해서도 더 들여다볼 계획이어서 파장이 얼마나 확산될지는 알 수 없다.

설령 시민권을 받았다 해도 범죄사실이 입증되면 추방 재판을 받게 되는데, 현재로선 허위서류라는 것이 확인되면 재판에서 이길 승산은 거의 없다는 게 현지 이민변호사들의 예상이다. 만약 이들이 미국정부에 의해 추방된다면 피해자들은 취업이민을 알선한 국내 이주회사들과 A씨와 B씨를 상대로 대규모 소송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취업이민 비자를 진행하는 데 소요되는 금액은 대략 미화 7만달러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125명의 피해금액만 최대 100억원대에 이르는 대형사건으로 기록될 것이 자명하다. 미국 이민과 관련해서는 이미 비숙련 취업이민(EB-3) 사건이 터져 많은 피해자들이 상품을 판매한 이주회사 등을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중인데 이번 사건까지 겹치게 되면 이주업계에 적지 않은 파문을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숙련 취업이민을 신청한 사람들은 노동허가와 I-140까지는 순탄하게 진행됐지만 주한미국대사관 영사인터뷰에서 번번이 승인이 나지 않아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영사인터뷰에서 비자승인보류에 해당하는 AP(행정심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P는 서류미비 혹은 영사가 비자신청 건에 대해서 의심이 들어 좀더 조사를 하겠다는 뜻이다.

2015년의 경우 2058명의 한국인이 비숙련취업이민 비자를 받은 것을 감안하면, 최소 2000명 이상이 연관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I-140를 받고도 승인보류를 우려해서 비자인터뷰를 신청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까지 합하면 피해자는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이주업계에서는 EB-3 사건이 해결되기도 전에 EB-2에서도 물의를 빚은 이상 미국 연방정부가 향후 한국인들의 취업비자 발급에 보다 더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