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 검찰총장]② 4대 권력기관장의 핵심, 검사의 ‘꿈’

이상호 전문기자 입력 : 2019.12.13 07:02 |   수정 : 2019.12.13 07:02

[뉴스 속 직업 : 검찰총장]② 검사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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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문재인 대통령의 검찰개혁 작업을 어떻게 수행할 지 관심이 쏠린다.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우리나라에서 정권을 떠받치는 핵심 기관, 4대 권력기관의 수장으로는 국정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을 꼽는다. 대통령으로서는 이 자리에 누구를 임명하느냐가 그만큼 중요할 수 밖에 없다.

4대 권력기관의 중요도 순서에 대해 과거에는 국정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순 이었지만, 요즘은 대체로 검찰총장이 우선으로 꼽는 분위기다.

국정원의 국내 정치관여가 원천적으로 차단되고 있기 때문에 권력기관으로서 위치가 현격히 격하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사람에 따라 국세청장을 제일 위에 놓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청와대 핵심인사 등에 대한 수사를 놓고 벌어지는 갈등으로 검찰총장의 중요성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

▶4대 권력기관장 중 으뜸, 초임검사의 꿈 ‘검찰총장’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거쳐 이제 막 검사로 임관하는 검사들 대부분의 꿈은 검찰총장이 되는 것이다. 검사와 판사라는 직업의 최대 장점은 중간에 그만두고 나와도 변호사로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젊은 판·검사들은 대법관과 검찰총장이 되는 꿈, 즉 명예를 추구한다.

정부조직 내 직제상으로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는 법무부라는 부처의 외청인 검찰청의 기관장이고, 보수(월급)나 각종 처우, 예우 또한 그에 준할 뿐이다. 하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조직의 수장, 검찰총장의 무게감은 여느 장관급에 비할 바가 아니다.

흔히 우리나라 정부 직제상 법무부-검찰과 가장 유사한 기관으로 국방부-각군(육·해·공군)본부를 꼽는다. 인사권의 소재, 국회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 등이 그렇다. 기수와 서열을 중시하는 조직문화도 비슷하다. 군(軍)에서 육사기수와 임관 연도, 계급이 가장 중요한 것 처럼 검찰에서도 사법시험 기수와 임관연도, 대학교 학번이 중시된다.

검찰조직이 상대적으로 좁은 사회다 보니, 10년 쯤 지나면 동기 중에 선두주자가 나타나고, “아 우리 동기 중에는 누가 검찰총장이 되겠구나”라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김대중 정부 이후 ‘영남독식’ 깨지고 출신 다양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실력과 품성만 따졌을 때 이야기다. 전두환 대통령 때부터 노태우 대통령을 거쳐 김영삼 대통령 시절 만 해도 영남 위주기는 했지만 동기 중 실력과 품성이 으뜸으로 꼽히는 사람이 결국은 검찰총장이 됐다.

하지만 최초로 여야 및 지역간 권력교체가 이루어진 김대중 정부 들어서 TK(대구·경북)나 PK(부산·경남), 경기고 등 수도권 명문고 출신들이 독식하던 검찰총장의 출신 배경이 다양해졌다.

노태우 정부 직전인 1987년부터 1997년 김대중 정부 직전까지 검찰총장을 지낸 이종남, 김기춘, 정구영, 김두희, 박종철, 김도언, 김기수 총장 등 7명을 보면, 호남 출신은 단 한명도 없었고, 5명이 PK, 1명이 TK, 1명이 수도권 출신이었다. 대학은 서울대 법대 출신 5명, 고대 법대가 2명이었다.

검사의 직급과 직책은 대체로 검사→부부장→부장→지청장, 차장→검사장→고등검사장→검찰총장의 순서로 승진하는데, 1980년대 이후 고검장이 아닌 현직 검사장에서 검찰총장으로 ‘벼락승진’한 사람이 딱 두명 있었다.

바로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이 된 윤석열 현 총장과 1981년, 5공화국 초기 부산지검장에서 18대 검찰총장이 된 정치근 전 총장이었다. 둘다 신군부의 정권장악,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 ‘비상시국’에서 벌어진 일이다.

역대 검찰총장 중 신직수 김치열, 김기춘 전 총장 등은 중앙정보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민복기 전 총장은 검사로 시작해 검찰총장을 거쳐 대법관, 대법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검찰총장 호주머니에 든 거액의 ‘돈’

10년 전, 한해 200억원 가량의 검찰총장 특수 판공비가 야당에 의해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경찰청장의 30배가 넘는 액수다. 이 돈은 법무부에 검찰관련 지원예산이라는 항목으로 존재하는데, 그동안 검찰총장이 전국 검찰청 및 검사들에 대한 수사비 또는 격려금 형태로 사용해왔다.

검찰 수사에는 정식 예산이나 수당으로는 충당할 수 없는 비용이 들 때가 많다. 철야근무와 잠복수사, 정보획득 및 정보원 관리에도 돈이 많이 든다. 과거에는 주로 대검 중수부나 서울지검 특수부 등에 의한 대규모 기획수사에 이 돈을 많이 지출했고, 특별한 공을 세운 검사들에 대한 격려금으로도 쓰였다고 한다.

검찰에 국정원 같은 이런 특수한 예산이 만들어진 것은 5공화국,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부터로 알려져 있다. 4대 권력기관 중 하나인 검찰조직에 대해 정권보위 차원에서 특수활동비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독대하면 10억원이 넘는 조직격려용 돈봉투와 몇천만 원의 개인 용돈을 내놓기도 했다고 한다.

법무부장관은 없는 거액의 판공비가 검찰총장에게 있다보니, 과거에는 법무부 검찰국장이 검찰총장을 찾아 장관의 판공비를 타가는 일도 많았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이어 청와대 관련 인사들에 대한 여러 가지 수사를 둘러싸고 추미애 법무부장관 내정자와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예상되는데, 검찰에 대한 법무부장관의 ‘압박카드’로 이 문제가 표면화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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