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직업: 검찰총장]① 검찰총장의 권한과 임기제의 명암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12-11 07:02   (기사수정: 2019-12-1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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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이 청와대에서 함께 걷고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및 최근 청와대 관련 사건 수사를 놓고 여권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에 갈등이 증폭되면서 '뉴스 속 직업'으로서 검찰총장이라는 자리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총장은 전국 2000여명의 검사를 지휘하는 검찰조직의 수장이다. 검찰청법 제12조에 검찰총장에 대한 규정이 있다.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사무를 맡아 처리하고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한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하며, 중임할 수 없다.”

군사독재와 권위주의 정부 시절은 물론, 민주화 이후 김영삼, 김대중, 박근혜 정부에 이르기까지, 청와대와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고르는 기준은 단 하나, ‘충성심’이었다.

한국 정치사에서 권력을 잡는다는 것은 ‘선택적 형사소추권’, 즉 “미운 놈은 골라서 잡고, 우리 편은 봐주는” 권한도 함께 쥐는 것을 의미했기에 검찰총장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 둘러싼 법조계의 ‘우려’

문무일 검찰총장의 임기가 끝날 무렵 윤석열 서울지검장이 후임 검찰총장으로 유력시 되자 법조계에서는 “과거 대통령과 청와대가 그런 ‘강골(强骨)검사’는 총장을 시키지 않은 이유가 다 있는데...” 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아니나 다를까. 윤석열 검찰총장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에 이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수뢰사건,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수사개입 의혹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통해 “사람에게는 충성하지 않는다”는 소신을 실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을 법무부장관에 지명한 것도 윤석열 총장과 검찰조직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검사들에 대한 인사권은 법무부장관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청법에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고 되어 있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으로 일선 검사 지휘

검사의 3대 업무는 수사와 공소유지(재판을 통한 유죄입증), (확정된 형에 대한)집행이다. 검찰총장은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따라 개별 검사를 지휘할 수 있다. 검찰 조직에 적용되는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검찰권의 행사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상하 복종관계에 따라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한편으로는 검찰을 준(準)사법기관으로 부르는데 검찰청법 제8조에 “법무부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로서 일반적으로 검사를 지휘·감독하고, 구체적 사건에 대하여는 검찰총장만을 지휘·감독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독립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기관은 검찰 밖에 없다. ‘기소독점주의’의 최고 정점에 있는 검찰총장의 권한은 그만큼 막강하다고 할 수 있다.

▶검찰독립 위해 도입된 검찰총장 임기제의 명암

검찰총장 2년 임기제는 1987년 민주화의 산물이다. 노태우 대통령의 6공화국 때인 1988년, 김대중 총재의 평화민주당과 김영삼 총재가 이끄는 통일민주당 주도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위해 임기제가 도입됐다.

그전에는 검찰이 권력 핵심부에 대한 수사를 벌인 다음에는 검찰총장이 사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임기를 보장함으로써 외풍(外風)을 차단해주고 정치적 사건도 소신있게 수사하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야당은 곧바로 후회하게 된다. 1989년 가을, 당시 평화민주당 박상천 의원은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초대 임기제 검찰총장인 김기춘 총장을 앞에 두고 탄식했다.

“검찰총장의 임기를 보장해줬더니 이제는 대놓고 야당 탄압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김기춘 검찰총장은 서경원 의원 밀입북사건과 관련, 김대중 총재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등 공안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김기춘 총장은 임기를 채웠지만, 이후 임명된 검찰총장 18명 중 6명만 임기를 채웠을 뿐 2/3이 중도에 하차하는 등 임기제는 유명무실해졌다. 특히 채동욱 검찰총장 때는 전임자 3명을 포함, 4명이 연속 중도에 퇴진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매사에 제도 보다는 운영,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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