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 TV비평] 인기절정 ‘펭수’의 비결은?...‘방자(放恣)한 풍자’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12-07 07:02   (기사수정: 2019-12-0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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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EBS 펭귄 캐릭터 펭수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올해의 인물 1위에 오르는가 하면, 유투브 구독자 100만, 몸값도 5억원을 돌파했다는 소식이다.

펭수를 처음 본 사람들은 대부분 그 생김새 때문에 ‘짝퉁 뽀로로’ 쯤으로 여겼을 것이다. 웬걸, 이제는 아이들의 대통령 ‘뽀통령’을 넘어서는, 직장인들의 대통령. ‘직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얼마전 한 고속버스 승객은 버스 기사가 목적지에 도착할 때 까지 두시간여 동안 계속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펭수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을 보고 불안에 떨다가 사진을 찍어 버스회사에 신고했다.

▶어린이 겨냥한 캐릭터에서 ‘국민 대변자’로

EBS의 유투브 채널인 자이언트펭TV를 통해 데뷔한 펭수의 성공과 인기 비결은 대중이 공감하고 연민하는 현실풍자다. 설정상 펭수는 2009년 8월8일 생으로 나이는 10살, 고향은 남극이다. 남극 유치원을 졸업한 펭수의 직업은 EBS 연습생 겸 크리에이터이다.

자신의 소개에 따르면, 펭수는 뽀로로와 BTS를 보고 자극을 받아, 남극에서 스위스를 거쳐 한국으로 왔다. 인천 앞바다에 표류한 펭수를 어떤 아주머니가 발견해 일산 EBS에 데려다 주셨다고 한다. 마치 코미디언 이주일 같은 아저씨의 목소리를 내며, 좋아하는 음식은 국밥, 좋아하는 과자는 빠다코코넛, 라이벌은 자기 자신이라 밝힌 바 있다.

펭수라는 캐릭터의 본질은 겁없고 건방진, ‘방자(放恣)함’이다.

EBS 인턴사원에 불과한 펭수는 시도 때도 없이, 호칭도 안붙이고, EBS 김명중 사장의 이름을 불러댄다. 돈이 필요할 때면 ‘기승전김명중’이다. 당초 EBS는 펭수를 어린이 캐릭터로 만들었는데, 왜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많은지 설명하는 대목이다.

▶‘펭수’의 언행과 인기...‘방자한 풍자’의 힘

1970년대를 상징하는 참여시인이자 저항시인 김지하는 ‘민족의 노래, 민중의 노래’를 통해 억눌린 대중(민중)이 공감하는 미학(美學)의 본질은 ‘풍자’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의 시 오적(五賊,다섯명의 도적)은 산업화와 군사독재의 어두운 그늘을 마당놀이에 나오는 방자한 말뚝이의 입을 통해 풍자한 걸작이었다.

오래전 한 심리학자가 뽀로로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펭귄은 날지 못하는 새이기 때문에, 늘 날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는데, 이것이 아이들이 무언가를 하고 싶어하는 욕구와 맞물려서 펭귄을 좋아한다”고 해석한 적이 있다.


지금 펭수에게 열광하는 2030 세대는 초등학생 시절, EBS를 보면서 방학탐구생활을 했고, 중·고등 학생 때는 EBS방송과 교재를 보며, 수능을 준비했던 사람들이다.

대학을 거쳐 이제는 직장인이 된 그들이 웬만큼 적응할 때 까지, 직장이나 사회란 거대한 장벽, 부조리함 그 자체로 다가온다.

시사평론가 최우영(56)씨는 “펭수는 요즘 언어로 소위 ‘B급감성’을 기반으로 날고 싶지만 날 수 없는, 현실에 지친 어른들을 위한 위로, 진통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펭수, 송가인, BTS 제치고 올해의 인물 1위


펭수는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인크루트·알바콜 회원 2,333명을 대상으로 ‘분야별 올해의 인물’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펭수가 송가인, BTS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펭수는 20.9%의 득표율로 올해의 방송·연예 분야 인물 1위에 올랐는데, 선택한 이유로는 화제성(56.7%)이 압도적이었다.

펭수의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이 넘어서면서 광고·협찬 러브콜도 쏟아진다.

펭수는 최근 의류, 식품, 화장품 등 유통업계는 물론 정부 부처들의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이미 펭수 화보를 담은 나일론 12월호는 품절됐고, 에세이 다이어리는 판매 3시간 만에 1만부가 팔렸다. 펭수 카카오톡 이모티콘은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이랜드월드가 운영하는 SPA 브랜드 스파오는 이달 중순께 펭수 협업상품을 출시한다. 스파오가 지급한 비용이나 수익배분 조건 등은 구체적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 5억 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동원F&B와 빙그레 등은 펭수가 동원참치 CF를 패러디한 것, ‘슈퍼콘 챌린지’에 참가한 점을 활용해 접촉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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