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빛난 2019 스타상품](8) 생명보험사 '치매보험'

이호철 기자 입력 : 2019.12.05 13:17 ㅣ 수정 : 2019.12.0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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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증치매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출시되며 치매보험은 올해 생보사의 효자상품이 되었다. [사진제공 = 연합뉴스]

2019년이 저물어가고 있다. 올 한해는 ‘경기침체’, ‘불황’이란 우울한 단어가 우리의 경제상황을 표현했다. 그런 불경기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한 히트상품들은 있었다. ‘뉴스투데이’는 2019년 불황속에서도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스타상품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 = 이호철 기자]

# A씨는 최근 심해지는 건망증에 최근 고민에 빠졌다. 잦은 건망증이 치매의 신호가 될 수 있다는 뉴스를 듣고 밤잠을 설치곤 했다. 자식들에게 치매로 인한 부담을 지우기 실었던 A씨는 치매보험 가입을 결심했다. 가벼운 치매 증세에도 보장을 해준다는 보험설계사의 설명에 A씨는 주저없이 치매보험 가입을 결정했다.

2019년 판매 급증한 치매보험 상품

2019년 한 해 생명보험사 최고의 히트상품은 치매보험이다. 장기화 되고 있는 저금리 장기화,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 등 여러 위기 속에서도 굳건히 생명보험사의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치매보험이란 치매에 걸렸을 때 진단, 진료비와 추후 발생하는 간병비를 보장해주는 보험상품이다. 과거부터 치매보험 상품은 있었지만 지난 해 11월부터 경증 치매까지 보장하는 상품이 출시되며 각 보험사마다 경쟁적으로 상품이 출시되었다.

치매보험의 인기는 수치가 증명한다. 한화생명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전체 치매 상품 판매가 15만 건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9년에는 올해 상반기에만 35만건을 돌파했다. 삼성화재도 과거 6500건 수준의 치매보험 가입이 2019년 상반기에만 이미 5만건 이상을 돌파했다.

NH농협생명은 보장성 보험 상품 중 치매보험 신규 가입 건수가 전체의 45% 비중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보험회사 특성 상 단순히 가입 건수를 매출로 연결짓는건 무리가 있다. 하지만 치매보험이 신규 가입 건수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는 것은 그 인기를 가늠 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1만4000건을 겨우 넘던 2017년 보험판매 건수가 올해 상반기에만 13만건을 돌파했다. 이는 10배에 가까운 성장 수치다.

치매환자 급증 및 문재인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로 인한 치매보험 확대

중증치매 뿐 아니라 경증 치매도 보장해줘 신규 가입 급증

▲ 2020년부터 2050년까지는 추정치다. [자료출처= 중앙치매센터]

치매 보험의 수요가 많아지는 근본적 이유는 치매 환자 인구의 증가 때문이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5세 이상 인구 738만9480명 가운데 치매 환자 수는 77만 명이다. 노인 10명 중 1명 꼴이다. 같은 추세라면 2040년에는 치매 환자수가 220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국가 정책도 한 몫 했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정책인 '치매국가책임제'로 인해 치매를 미리 예방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의식이 시민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했다."고 전하며 "이러한 인식이 치매보험 가입을 확장시키는 원인이 되었다"고 진단했다.

과거와는 달리 중증 치매가 아닌 경증 치매에도 보장을 해준다는 점과 큰 보장 금액도 치매보험 가입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경증 치매는 조금 전에 했던 말을 반복하거나 물었던 것을 되묻는 수준 정도다. 또 일반적인 대화에서 정확한 낱말을 구사하지 못하고 '그것' '저것' 등으로 표현하는 등의 증상도 경증 치매의 증상 중 하나다.

대부분의 보험회사는 경증 치매환자에게 2000~3000만원 수준을 보장하고 있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최대 5000만원을 보장한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이 2054만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보장 수준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보험금 본인 청구 어려운 사태 발생할 수 있어... 대리인 청구 해야

치매보험은 보험금 대리청구인을 지정해야 한다. 치매 환자 스스로 보험금 청구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보험사별 치매보험 지정대리인 청구 현황 자료를 보면 2019년 기준 33개의 생명 및 손해보험사에서 누적 판매된 치매보험 280만 4103건 중 대리청구인을 지정한 비율은 6.3%인 17만 8309건에 불과하다. 한화생명의 경우 2019년 판매한 34만 8999건의 치매 보험 중 가입자가 대리청구인을 지정한 건수는 5건으로 0.1%만이 대리청구인을 지정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지정대리청구인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치매 등으로 보험금을 직접 청구할 수 없는 사정에 대비해 가족 등이 보험금을 대신 청구할 수 있도록 보험계약자가 미리 대리청구인을 지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