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세대교체](1) 장수(長壽) CEO 퇴진과 혁신형 CEO 부상…LG전자서 시작돼 GS그룹 오너까지
오세은 기자 | 기사작성 : 2019-12-04 17:49   (기사수정: 2019-12-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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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쪽 왼쪽부터 시계방향) 허태수 GS그룹 신임 회장, 권봉석 LG전자 사장,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노삼석 한진 대표, 유종석 한국공항 대표,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 사장, 김형종 현대백화점그룹 대표이사 사장[사진제공=각 사]

LG 조성진 부회장서 시작된 CEO세대교체, GS오너인 허창수까지 이어져

[뉴스투데이=오세은 기자] 지난달 28일 LG를 시작으로 주요 대기업들의 사장단 및 임원인사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오랫동안 성과를 내면서 기업을 이끌어 왔던 장수(長壽)CEO(최고경영자)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퇴진하고, 혁신형 CEO들이 전면배치됐다는 사실이다.

세대로 보면, 60~70대 CEO가 물러나고 50대로 채워지는 모습이다. 경력이나 학력 등의 관점에서는 융합형 혁신이라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성장동력을 주도하기에 적합한 인사들이 약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 경영인 뿐만 아니라 오너 경영인도 세대교체를 자임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자진 퇴진하고, 막내동생 허태수 발탁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이 자진 퇴진함으로써 2004년 LG그룹에서 분리된 지 15년만에 처음으로 총수가 교체됐다. 오너 경영인이 자진해서 '세대교체'를 선택한 케이스이다. 허 회장의 막내동생 허태수(62) GS홈쇼핑 부회장이 신임 회장직에 올랐다. GS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허태수 신임 회장은 2007년 GS홈쇼핑 대표이사가 된 뒤 기업의 글로벌화를 성공시켰다. 국내 홈쇼핑 회사로는 최초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지사를 설립하고,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혁신형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허 신임 회장이 GS홈쇼핑 대표이사 취임 직전인 2006년 이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512억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06억원을 기록했다. 5형제 중 막내지만 그가 총수 자리를 물려받은 이유 중의 하나로 꼽힌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 10월 타이완에서 열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GS가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기 위해서는 신기술을 앞세워 아시아 실리콘밸리의 꿈을 이루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만의 혁신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글로벌 기업의 혁신 DNA를 배워 우리의 역량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사장단은 창사 이래 처음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 투자 법인 설립은 추진키로 했다. 그동안 유통, 정유, 건설 등 중공업에 역점을 둔 GS그룹이 실리콘밸리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리더로 허태수 회장을 낙점했다는 주장에 힘이 쏠리는 배경이다.

LG전자, 60대 조성진 부회장 용퇴하고, 50대 권봉석 사장 승진


LG그룹은 지주사를 중심으로 전자·통신·생활건강·디스플레이 등 각 부문별 전문경영인 부회장의 책임 경영하는 체제이다. 그중 ‘세탁기 박사’라 불리며 고졸 신화를 쓴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형식을 취하면서 용퇴했다. 조 부회장 자리에는 권봉석 HE·MC사업본부장(사장)이 자리한다. 60대가 물러나고 50대가 들어선 것이다.

권봉석 사장은 1987년 LG전자(당시 금성사)에 입사해 모니터사업부장, MC상품기획그룹장, (주)LG시너지팀장 등을 역임하며 그룹 내서 ‘기획통’으로 통한다. 2015년부터는 LG전자의 TV 사업을, 지난해부터는 스마트폰 사업까지 총괄하고 있다.

특히 LG의 이번 임원인사의 특징 중 하나가 법무팀을 강화한 측면이다.

지주사 법무팀장으로 있던 이재웅(49) 전무는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구 회장이 LG유플러스 법무를 맡고 있던 이 부사장을 직접 지주사로 불러들인 인물이다. 당시 각종 국내외 소송에 대비해 법무라인은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연채(56), 하범종(51) 전무도 이 전무와 함께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 전무와 하 전무 각각 지주사 LG에서 전자팀장과 재경팀장을 맡고 있다. 이들도 구 회장이 총수 취임 이후 지주사로 불러들인 케이스다. 정 전무는 LG전자, 하 전무는 LG화학 출신이다. 현재 LG전자는 중국 전자업체를 대상으로 특허 침해 금지 소송을 냈으며,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관련해 SK이노베이션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 [표=뉴스투데이 오세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부친의 사람들 대거 물갈이하고 ‘조원태 호’ 출범시켜

석태수 부회장 물러나고, 우기홍 사장 기용돼


최근 공정위로부터 동일인으로 지정된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도 취임 후 첫 정기인사에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부친인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사람들은 이번 인사를 통해 퇴진했다. 조 전 회장 최측근이자 2인자로 꼽히던 꼽히던 석태수 대한항공 부회장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 역할만 하게 됐다.

대신에 조원태 사람들이 발탁되면서 ‘조원태 호(號)’가 만들어졌다. 우기홍 신임 대한항공 사장이 대표적이다. 우 신임 사장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이전, 델타항공 조인트벤처 설립 과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 신임 사장은 1987년 대한항공 기획관리실에 입사해 여객전략개발부 담당, 미주지역본부장, 여객사업부장, 경영전략본부장 등을 역임하면서 실무 능력을 두루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간 한진그룹 집사로 불린 서용원 한진 사장 후임으로는 노삼석 대한항공 화물사업본부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서 사장 자리를 맡는다. 강영식 한국공항 사장 후임으로는 유종석 대한항공 자재부 총괄 전무가 부사장에 승진 자리했다.

조원태 회장은 세대교체를 통한 인사와 동시에 업무 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직 슬림화’도 단행했다. 기존 6단계(사장·부사장·전무A·전무B·상무·상무보)였던 임원 직위 체계를 4단계(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축소했다.

한화생명, 차남규 부회장 여승주 사장 각자 대표체제에서 여승주 단독 체제로


지난 2일 한화생명은 공시를 통해 차남규 부회장과 여승주 사장 각자대표 체제를 여승주 대표이사 사장 단독체제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공채로 입사한 차 부회장은 한화기계·한화정보통신 이사 등을 거쳐 2002년 한화가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 당시 지원 부문의 총괄 전무를 맡으며, 보험업에 뛰어들었다.

차 부회장의 재임 기간 한화생명은 2016년 총자산 100조원, 수입보험료 15조원 돌파, 연 평균 4300억원대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차 부회장은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과 핀테크(금융 정보기술) 사업 확대 등을 주도하며 성과를 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7년에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내년 3월 임기를 마치는 차 부회장에서 올해 3월 새 대표로 취임한 여 사장으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이룰 것이란 관측이 있었다. 그러나 차 부회장의 이른 용퇴는 최근 보험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한화생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5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현대백화점그룹, 60년대생의 젊은 경영진 전면 포진

매년 12월 중순경에 임원인사를 발표한 현대백화점그룹이 올해는 3주가량 앞당겨 인사를 발표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달 28일 부사장 2명, 전무 2명을 포함한 승진 36명, 전보 38명 등 총 64명에 대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김형종(59) 한섬 대표이사 사장을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김민덕(52) 한섬 경영지원본부장 겸 관리 담당 부사장은 한섬 대표이사로, 윤기철(57) 현대백화점 경영지원본부장은 현대리바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자리했다.

6년간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끈 이동호(63) 부회장은 물러난다. 박동운(61) 사장도 동반 퇴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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