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꺼낸 ‘경제 검찰총장’ 조성욱 공정위원장에 쏠리는 재계의 관심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12-04 07:33   (기사수정: 2019-12-04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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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제이=이상호 전문기자] 지난 8월9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성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 후임으로 지명했을 때, 재계는 바짝 긴장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또한 전임 김상조 실장과 같은 재벌 규제론자로 ‘김상조 아바타’라는 별명도 있었지만 김 실장보다 훨씬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 취임 3개월, 조성욱 공정위원장 초반은 ‘예상 밖 부드러운 행보’


실제 조 위원장은 2013년부터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징계 여부를 정할 때 가장 강경한 목소리로 검찰수사까지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취임 후 지난 3개월 동안 조 위원장은 김상조 실장과 대비되는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재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거나 화제가 된 조치, 발언도 없었다.

조 위원장의 이런 모습을 두고 워낙 재계 및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던 김상조 실장과 비교되는 ‘착시현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전임 김상조 실장이 제재나 처벌에 주력한 반면, 조 위원장은 갑을문제 해결을 위한 구조적·제도적 개선에 집중한다는 평가도 있다.

그동안 조 위원장의 활동을 보면 대기업, 재벌을 향해 고강도 발언, ‘엄포’를 놓기 보다는 피해현장, 즉 ‘을’을 찾아 공정거래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포지티브’ 방식으로 나타났다.

조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복합물류센터 내 ‘마켓컬리’(㈜컬리)의 물류현장을 방문, 납품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유통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유통채널과 중소 납품업체의 혁신 유인이 살아 있는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근 한화, 미래에셋, 호반건설, 태영 등 일감몰아주기 무더기 제재 조사


그러나 11월에 들어와 조성욱 위원장과 공정위가 여러 기업에 일감 몰아주기 제재와 관련된 심사보고서를 보내거나 준비하는 등 움직임이 활발해 졌다.

공정위는 조만간 한화케미칼과 (주)한익스프레스에 일감몰아주기 부당지원 혐의와 관련한 심사보고서를 보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익스프레스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누나인 김영혜 씨가 특수관계자들과 지분의 51.9%를 보유한 가족 회사다.

공정위는 또 호반건설과 관련, 사주인 김상열 회장 일가의 불공정 경쟁 및 부당내부거래 혐의를 놓고 조사에 착수했고 태영그룹에 소속된 SBS와 관련해서도 현장조사가 진행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SPC, 미래에셋 등에는 이미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한 심사보고서가 송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공정위의 심사보고서는 검찰의 공소장과 같은 것으로 공정거래법을 위반 혐의를 포착하면 담당부서의 조사를 거쳐 심사보고서를 작성한 뒤 해당 기업에 보내 의견을 듣고 제재를 결정하는데, 배임 횡령죄 등으로 고발도 가능하다.

조 위원장은 취임할 때부터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자신의 핵심 과제 로 꼽을 정도로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특히 “일감몰아주기 규제 안 받는 자산 5조원 미만 중견기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결국 재벌 승계에 대한 입장에 초미의 관심


그동안 주요 기업은 일감 몰아주기 제재에 대해서는 지분율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대응해 왔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재계의 최대 이슈인 승계문제에 정부, 공정위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여부다. 현재 한국 재계는 삼성과 현대차, LG를 포함 2019년 상반기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기업집단 상위 20위내 기업 중 13 곳에서 지분상속, 지배구조 변동 등 승계작업이 진행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불법 경영승계, 황제경영, 부당특혜 근절 등 대기업 재벌 공약을 제시한 바 있다.

특히 지주회사 요건과 규제 강화, 자회사 지분 의무소유비율 강화 등 대기업, 재벌의 승계를 막는 대선공약도 제시한 바 있는데, 조성욱 위원장 본인 도 이같은 공약마련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일감몰아주기 근절을 넘어, 승계는 물론 재벌의 경제력집중 방지에 까지 나설지 여부를 둘러싸고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이다. 하지만 조성욱 위원장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재벌기업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시작하기에는 이미 때를 놓친 것 아니냐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의 한 관계자는 “장기적 경기침체, 기업투자가 극히 위축된 상황에서 일감몰아주기 제재 또한 기업에 적지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경기침체, 신규 투자를 극도로 꺼리는 현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현장을 찾아 독려하고 있는데 더 높은 강도의 규제를 가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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