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핵심전력 ‘드론봇 체계’ 신속구매제도 없어 차질 우려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12-03 14:43   (기사수정: 2019-12-0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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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미래실용안보포럼과 한국국방MICE연구원이 주관한 ‘지·해·공 무인체계 발전 세미나’에서 ‘혁신적 공공조달과 연계한 드론봇 전투발전 추진방향’이란 주제로 신인호 육군 교육사령부 전투발전부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실용안보포럼]

신인호 교육사 전발부장, 전투실험 연계한 ‘기술혁신형 전력화 모델’ 제시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육군이 2030년까지 지상 전력의 30%를 ‘드론봇 전투체계’로 바꾸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발전 속도에 적합한 신속구매제도가 없어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군사 강대국들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신속히 적용해 전투력 강화로 연결시키는 무기체계 대변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은 신설되는 ‘신속시범획득제도’가 내년부터 시행돼도 드론봇 1대를 실전 배치하는데 최소 5∼6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된다.

군 관계자와 복수의 방위산업 전문가들은 “한국의 무기체계 획득 시스템은 지나친 투명성과 공정성에 집착해 신무기 도입 경쟁에서 열등해지는 구조적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신속시범획득제도가 아직 시행 전이지만 당장 전면적인 대수술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미국 국방부 예하의 국방혁신단(DIU)은 업체와 최초 접촉 후 90일 이내 계약하며, 24개월 이내 시제품 제작과 전투실험 등을 끝내고 제품 생산에 들어간다”면서 “한국도 이와 유사한 제도를 하루빨리 만들어야 동북아 군사강국인 중국, 일본 등과 미래 무기경쟁에서 뒤지지 않게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해·공 무인체계 발전 세미나’에서 신인호 육군 교육사령부 전투발전부장(육군 소장)은 ‘혁신적 공공조달과 연계한 드론봇 전투발전 추진방향’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전투실험과 연계한 ‘기술혁신형 전력화 모델’을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신속한 적용에 적합한 획득 방법으로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신 소장은 “현행 획득절차 적용 시 육군이 필요한 드론 구매에 10∼15년 이상 소요되며, 내년부터 신설될 예정인 신속시범획득제도를 적용하더라도 5∼6년이 소요된다”면서 “이런 제도로는 급격히 발전하는 ICT 중심의 4차 산업혁명 기술 수용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육군, 전투실험용 드론 구매에 적합한 제도 없어 교육훈련 예산 사용

그동안 육군은 전투실험용으로 정찰 드론 등 11종 168세트를 구매하면서 총 68.5억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하지만 획득제도의 문제 때문에 곧바로 구매하려면 전력투자비를 사용할 방법이 없어 육군은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결국 획득 예산이 아닌 교육훈련 예산을 사용함으로써 당면 문제는 해결했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했다.

신 소장은 이와 같은 고민 속에서 새로운 획득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그래서 찾은 방법은 육군이 드론봇 전투체계를 추진하며 실제로 겪었던 전투실험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개선·보완 과정을 반복하면서 탐험적 개발 및 조기 전력화를 달성하는 것이 해답”이라면서 “전투실험과 연계한 기술혁신형 전력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예를 들면, 최초 구매해서 A부대가 전투실험한 후 운용하다가 문제점이 나오면 그 제품은 소모품 처리하고 1차 성능개선을 추진한다. 그래서 만들어진 제품은 B부대가 전투실험한 후 운용하다가 또 문제점이 나오면 2차 성능개선을 추진한다. 이런 방식을 계속 반복하면서 최종 성능개선이 이루어지면 본격적인 야전 운용을 실시하는 모델이다.

그는 미군이 신기술을 신속히 수용하기 위해 어떤 혁신을 추진하고 있는지 살펴보려고 올해 8월 미 육군성 예하의 미래사령부 등을 직접 방문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미군은 육군성 장관실과 교육사령부 및 물자사령부로 분리돼 있던 획득, 개념발전 및 전투실험, 연구개발 및 시제품 제작 등의 기능을 ‘미래사령부’란 조직을 만들어 통합 운용하도록 개선했다고 한다.

미군 벤치마킹해 신기술 받아들일 새로운 제도적 틀 만들어내야”

2030년 지상전력 30% 무인복합체계 목표...“5조원 시장 창출될 것”


신 소장은 “효율적인 획득절차를 갖고 있는 미국조차도 기존 방식에 한계를 느꼈고, 사회의 발달된 과학기술을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이었다면서 “미래사령부는 전투수행개념이 만들어지면 시제품을 개발하고 전투실험을 통과할 경우 업체와 바로 계약해 생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개념에 기초한 소요군 중심의 소요기획체계가 구축된 것이다.

그는 “우리도 미군처럼 사회의 신기술을 얼마나 빨리 군의 특성과 임무에 맞게 전환시켜 사용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육군은 민·관·군·산·학·연의 거대한 플랫폼을 만들고 생태계가 조성되도록 접근 중이며, 그 생태계에서 육군이 Test-bed의 역할을 하고 토의의 중심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신기술들이 적용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놓고 스스로 성장하게 해야 한다”면서 “방위사업청이 너무 투명성만 강조하지 말고 미군을 벤치마킹해 신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제도적 틀을 만들거나, 기존 틀을 확대해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내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같은 새로운 제도가 만들어질 경우, 2030년까지 지상 전력의 30%를 무인복합체계로 바꾸겠다는 육군의 야심찬 목표도 달성될 가능성이 높고, 만일 그렇게 ‘드론봇 전투체계’가 구축된다면 “육군이 드론 3,900여 세트, 로봇 2,000여 세트 등을 구매하는 국내 드론봇 장비 최대 수요처가 돼 5조원 이상의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고 신 소장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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