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309) 베트남 사람들 불법체류 딜레마에 빠져가는 일본
김효진 통신원 | 기사작성 : 2019-12-0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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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인노동자는 늘고 있지만 대우개선은 요원한 채 불법체류만 급증하고 있다. [출처=일러스트야]

작년 한 해만 9000 명 이상 잠적해 불법체류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작년 10월 기준 일본 내 외국인노동자 수는 146만 명을 기록했다. 일본사회의 고령화와 인력부족으로 인해 해마다 일본으로 유입되는 외국인은 점차 늘고 있는데 특히 농어촌과 제조업의 일손부족이 심각해지다보니 중국과 동남아 출신의 단순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되는 상황이다.

일본에서는 이들과 같은 단순노동직의 외국인들을 그럴 듯하게 포장하여 기능실습생이라고 부르고 있다. 1993년에 처음 시작된 기능실습생 제도는 일본에서 배운 기술과 지식을 모국에 돌아가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어업과 농업, 식품제조 같은 80여 가지의 대상 직종을 보면 사실상 배울 수 있는 기술은 없는 단순인력이라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문제는 최근 몇 년 간 기능실습생 제도를 활용하여 일본에 들어온 외국인들의 실종사례가 급증하면서 일본 정부가 외국인노동자의 확대필요성과 관리위험성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말 기준 일본 내의 기능실습생 수는 33만 명을 돌파. 특히 베트남 출신이 14만 2000명으로 전체의 45%를 차지하며 중국을 넘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동시에 일본 내에서 행방불명으로 자취를 감추는 기능실습생도 급증하여 작년 한 해에만 9052명이 자취를 감췄는데 이는 2012년 대비 4.5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그리고 베트남인이 이 9052명 중 3분의 2 가량을 차지하며 유난히 큰 사고위험성을 드러냈다.

이와 같은 베트남인의 불법체류와 관련해서는 일본 전역에 있는 약 2700곳의 인력중개업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관리단체라고 불리고 있는 이들은 베트남 현지 업체로부터 인력을 받을 때 기능실습생들이 1년차에 도망가면 30만 엔, 2년차 이후에 도망가면 20만 엔 같은 손해배상금을 정한 이중계약을 맺는 경우가 태반이다.

즉, 이미 도망간다는 전제 하에 베트남인들을 일본으로 데려오고 있으며 현지 업체들은 이러한 위험비용까지 당사자에게 부담시키다 보니 베트남인이 일본에 기능실습생으로 오기 위해서는 우리 돈 평균 1000만 원 이상을 지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거액의 빚까지 안고 일본에 도착하였지만 생각만큼 높지 않은 임금과 부당한 대우 등에 실망한 베트남인들이 근무지를 이탈하는 경우가 잦아졌지만 이에 대한 책임은 이들을 초청한 관리단체에 있다는 명목으로 일본정부 역시 기능실습생들의 관리와 추적에서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다.

이들에게 비자를 내준 출입국재류관리청이 본격적인 단속에 나선다면 동일한 사고는 줄일 수 있겠지만 동시에 일본에 유입되는 외국인노동자 수가 급감하여 지방소도시의 농어촌과 공장들은 갑작스러운 인력단절에 비명을 지를 수 있다.

결국 일본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알고도 모른 척 기능실습비자 발급을 확대함에 따라 매년 불법체류로 전락하는 외국인들을 양산하게 된 것이다. 일본의 기능실습제도를 본 딴 기술연수생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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