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패러다임 전환]⑧ 실적 개선 들어간 삼성전자 전장사업, '하만'의 콕핏으로 4000억 달러 시장 정조준
이원갑 기자 | 기사작성 : 2019-12-03 10:58   (기사수정: 2019-12-0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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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전장사업팀과 하만(HARMAN)이 공동개발한 ‘디지털 콕핏 2019’의 1월 ‘CES 2019’에 전시 당시 모습. [사진제공=삼성전자]

인포테인먼트 1위·텔레매틱스 2위인 ‘하만’ 인수로 전장사업 본격화

2024년 시장규모 메모리반도체 2배 넘어…삼성 4대 미래사업 중 하나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삼성전자가 핵심적 미래먹거리 중의 하나인 전장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 전장(차량용 전자장비)사업은 자동차에 소요되는 모든 전기전자 장치를 만드는 사업이다. 미래차 시장이 전기차, 수소차, 자율주행차 등에 의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장사업의 시장규모는 폭증하는 추세이다. 삼성전자는 지금 달리는 말 등 위에 올라타 선두권에서 질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사업팀을 꾸린지는 약 4년, 이 분야 선두 기업 ‘하만(HARMAN)’을 통째로 인수한 지는 2년 반 정도가 지났다. 가시적인 결과물은 이미 나왔다. 양사가 공동 개발한 ‘디지털 콕핏’이 지난해 'CES 2018' 박람회에서 처음 공개됐고 올해 1월 ‘CES 2019’에 업그레이드판 ‘디지털 콕핏 2019’가 나왔다.

콕핏은 자동차 계기판부터 에어컨, 내비게이션, 영상, 음악 등을 제어하는 차량-이용자간 대화 체계를 가리킨다. 여기서 버튼과 화면처럼 이용자가 조작하고 즐기는 부분이 ‘인포테인먼트’, 콕핏을 통해 차량 외부의 스마트폰, 가정용 사물인터넷 장비 등과 통신하는 부분이 ‘텔레매틱스’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3월 하만을 인수한 이유는 이들 두 분야를 모두 잡기 위해서다. 인수 당시 삼성이 밝힌 하만의 2016년 기준 세계시장 점유율은 인포테인먼트가 1위, 텔레매틱스가 2위다. 하만의 제품에 5G 통신기술과 인공지능(AI) 등을 접목해 전장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게 삼성의 입장이다.

전장사업은 AI, 바이오, 5G와 함께 삼성이 ‘4대 미래 성장사업’으로 선정한 분야 중 하나다. 그룹 주력 사업인 메모리반도체를 뛰어넘는 시장 규모와 그 시장의 급속한 성장 속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시장조사업체 베리언트마켓리서치는 2017년 9월 당시 세계 인포테인먼트 시장 규모가 매년 평균 13.6% 성장해 2024년에는 447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운터포인트는 텔레매틱스 시장 물동량의 연평균 성장률을 지난해에는 18%, 올해에는 14%로 내다봤다.

스트레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 10월 21일 보고서에서 세계 차량용 전장 시장의 전체 규모가 지난해부터 2023년까지 내년 7.4%씩 성장해 2024년에는 4000억 달러를 넘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부문인 메모리반도체 시장규모는 가트너 추산 기준 2022년 1709억 달러다.

▲ [그래픽=뉴스투데이 이원갑, 자료=삼성전자]


▶강점◀ 9조 투자한 승부수 ‘하만’ 과 삼성전자의 시너지 효과

하만은 인수 2년여만에 영업이익 10배로 뛰어
삼성전자의 전장사업 분야 강점이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일단 9조원을 넘게 들여 그룹에 편입시킨 전장기업 하만이다. 이미 구축된 하만의 제품 라인업과 공급망에 삼성전자 전장사업팀과의 시너지를 더하는 게 승부처다.

앞서 인수 절차가 마무리됐던 시점인 2017년 3월 11일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은 삼성이 보유한 혁신적인 기술들을 하만의 전장 제품에 접목하고 구매, 물류,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만과 협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이 분야 사업기반이 없던 삼성전자는 지난 2016년 11월 14일 이사회에서 80억달러(당시 한화 약 9조 3152억원)에 업계 선두에 있던 하만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절차는 이듬해 3월 마무리됐고 하만은 삼성그룹에서 커넥티드카를 비롯한 전장 분야 계열사가 됐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의 지난해 6월 27일 자료에 따르면 하만의 텔레매틱스 세계시장 점유율은 2017년 물동량 기준 16%로 LG(26.3%)와 콘티넨탈(16.2%)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역시 3위로 1위 LG(24.5%)와 2위 콘티넨탈(18%)에 이어 14%를 담당했다. 4위 보쉬(8.5%)와의 점유율 차이는 약 5.5%p다.

일단 출발이 좋다. 인수 이후 영업실적은 등락을 한차례 보인 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만의 영업이익률은 인수 직후인 2017년 2분기 0.47%에서 올해 3분기 3.8%까지 8배 올랐다. 영업이익도 100억원에서 두 차례 적자를 거쳐 2년 반 새 10배 규모인 1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약점▶ 하만이 텔레매틱스 시장 2위서 3위로 하락

기존 부품사들 전장으로 전환하면 경쟁 격화


삼성전자 산하 하만의 과제는 인포테인먼트 업계 1위 수성과 텔레매틱스 1위 LG전자와 2위 콘티넨탈을 넘어서는 일이다. 특히 지난해 콘티넨탈에 빼앗긴 텔레매틱스 점유율을 되찾아오고 4위 보쉬의 추격을 뿌리치는 일이 먼저다.

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차량용 전장부품 시장의 경쟁은 점차 심해질 전망이라는 점이다.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가 대체하는 추세가 계속되면서 전통적 자동차 부품사들이 전장 영역으로 밀려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IBK경제연구소는 지난해 2월 보고서에서 일본 자동차부품공업협회의 자료를 인용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를 구성하는 부품 약 3만 개 중에서 37%에 해당하는 1만 1000개가 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장부품의 경우 가솔린차에 들어가는 약 3000개 중에서 2100개가 필요없어지면서 대체율은 7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장 전기차에서 전장 부품의 비중은 가솔린보다 30% 높은 70%에 육박한다.

현대모비스 등 우리나라의 세계 자동차 부품 시장 점유율은 6.3%에 불과하다. '덴소' 등 일본 기업들이 28.3%, 세계 1위 '보쉬' 등 독일 기업들이 25.9%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의 공룡들이 전장(戰場)을 전장(電裝)으로 옮기면 모두 삼성전자와 하만의 경쟁자로 돌변하는 셈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017년 11월 27일 국내 부품사들의 투자 전망을 다룬 보고서에서 “자율주행 차량의 발전 과정에서 센서, 반도체, 통신, 인공지능 등 수많은 IT 기술들이 접목될 것”이라며 “제어 관련 기술은 ADAS 등으로 점점 시스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그는 “친환경 부품과 전장 부품들은 완성차들이 적극적으로 채택할 수 밖에 없다”라며 “관련 흐름을 공유할 수 있는 부품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유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표=뉴스투데이 이원갑]

◆ 정부의 정책적 과제=정책 로드맵 실행해 인프라, 인력 등 지원해야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관건이다. 정부는 지난 10월 16일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 로드맵을 내놓고 규제개혁과 인프라 확충을 통해 민간 영역에서 채우기 어려운 부분을 담당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에 나온 미래차 전략과 규제혁파 로드맵 등 기존 정책의 유효성을 점거하고 제도와 인프라 구축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이다. 차량 보급 기반을 갖추고 전기 및 수소차 기반 연구개발도 확산시킨다.

특히 전장부품 분야에서는 오는 2025년까지 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고급 엔지니어 인력 500명을 양성하고 부품기업을 대상으로 기술과 인력, 투자, 유동성 등을 지원해 생태계 조성을 가속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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