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공정위의 자동차 제조사 대리점 실태 조치 두고 시장경제 어긋난 '과잉 개입' 논란
이원갑 기자 | 기사작성 : 2019-11-28 18:36   (기사수정: 2019-11-2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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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용호 공정거래위원회 대리점거래과장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약·자동차판매·자동차부품 등 3개 업종에 대한 대리점거래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공정위, 제조사 실정법 위반 확인없이 대리점주 불만 실태조사 발표

'대리점법' 준수 당부하고 표준계약서도 제안하기로

시장경제 속 사인간의 거래에 대한 '과잉 개입' 지적도
 
[뉴스투데이=이원갑]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등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대리점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방지하는 이른바 ‘대리점법’을 준수할 것을 당부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제조사들이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리점주 등의 주장만을 근거로 서면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고, '표준 계약서'사용까지 권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공정위의 측의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면 기업평가에서 '가점'을 주고 그렇게 되면 공정위 직권 조사를 2년 동안 면제재주겠다는 입장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장경제 속에서 사인간의 거래에 대해 공정위가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 민원 잦은 업종 선정해 대리점 설문조사 결과 발표

일부 대리점 '업체 지정 인테리어 강요', '영업 간섭' 등 성토
 
공정위는 지난 27일 자동차 판매와 자동차 부품, 제약 등 3개 업종에 대한 ‘대리점거래 서면실태조사 결과’를 내놨다. 조사는 유통구조, 창업 및 규모, 가격 정책, 영업 정책, 거래의 종료, 불공정거래행위 경험, 개선 필요사항 등 7개 분야에서 이뤄졌다.

특히 자동차 제조사와의 거래 중 불공정거래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절반에 가까운 45.4%로 ▲인테리어 요구와 특정 시공업체 지정에 따른 고비용 부담(48.7%) ▲인사이동 등 직원 인사에 대한 간섭(28.1%) ▲사전 협의 없는 공급 축소(15.4%) 등이 문제가 됐다. 이 밖에 서면 계약서를 계약 체결 후에서야 받는다는 경우도 27.1%에 달했다.

공정위의 업종별 대리점 실태조사는 지난해 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실태조사 대상이 대리점의 숫자와 민원 제기 규모를 바탕으로 선정되는 만큼 위법 요소를 예방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아직까지도 존재하지 않는 이 업계의 표준계약서의 도입을 공정위가 권장하고 나섰다. ‘계약 해지 요건과 절차의 제한’, ‘계약갱신요구권 보장’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표준계약서를 이듬달 중에 보급하고 내년 1분기에는 관련 설명회를 추진한다는 게 공정위의 방침이다.

이 같은 실태조사와 대응조치는 대리점에 대한 본사의 ‘갑질’을 예방하고자 만든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리점법’)에 바탕을 두고 있다. 2016년에 처음 등장한 이 법은 이틀 전인 지난 11월 26일 일부 벌금의 상한선이 올라간 최신 개정판이 국회를 통과해 내년 5월 2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과 시행령, 관련 고시 등에 따르면 중견기업 이상의 공급자는 대리점을 상대로 하는 ▲구입 강제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 ▲판매목표 강제 ▲불이익 제공 ▲주문내역 확인요청 거부 ▲경영 간섭 ▲보복조치 등의 불공정행위가 금지되며 위반 행위 대응은 공정위가 맡아 시정 권고, 과징금 부과 등의 조치를 취하게 돼 있다.


공정위 관계자, "위반 소지는 있지만 실제 법위반인지는 검토해봐야"

"표준계약서도 법으로 강제할 수는 없어"

공정위 관계자는 28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동차 공급사들의 위법 행위 여부와 관련해 “만약에 (대리점 측 응답이) 사실이라면 일단 (대리점법) 위반 소지는 있다”라며 “다만 실제로 법 위반이 되는지는 여러 가지를 같이 검토해봐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조사 대상으로 자동차 판매업을 비롯한 3개 업종을 선정 기준에 대해서는 “일단 제일 중요한 것은 대리점 수가 얼마나 많으냐는 것”이라며 “그 다음으로는 민원이 어느 업종에서 많이 발생했느냐는 것이 선정하는 기준이 됐다. 이들 요소를 종합해서 선정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응책으로 내놓은 ‘표준계약서’의 경우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서 “저희가 공정거래협약 체결을 많이 권장하는데 그 때 표준계약서를 쓰는지에 대해서 높은 배점을 드린다”라며 “아무래도 표준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분란과 민원이 많아지고 그러면 또 (공정위의) 조사로 이어질 수도 있어 기업들이 표준계약서를 쓰는 게 사실상 좋다”라고 당부했다.

지난 9월 2일부터 30일까지 시행한 이번 조사에서 공정위는 자동차 공급사 28개와 전국의 판매 대리점 1814곳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병행 설문을 실시했다. 공급 업체의 응답률은 100%, 대리점들의 응답률은 36.9%를 나타냈다.


일부 자동차 공급사 "우리는 불공정거래 해당사항 없어" 반박

"대리점은 개인사업, 인사 간섭도 불가능해"


한편 이와 관련 한 자동차 공급사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 관해 상세하게 들은 바가 없다며 불공정거래 의혹에 대해 자사가 해당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인사에 대한 간섭 의혹과 관련해서는 “직원을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옮기라는 인사이동이라든가 그런 건 아예 있을 수가 없다”라며 “허가를 받아서 만들어진 대리점은 어쨌든 스스로는 오너이기 때문에 각각의 다 개인 사업이라 보시면 된다”라고 부인했다.

공급 축소 행위에 대한 부분 역시 “어느 회사든 영업 목표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강제적으로 ‘이만큼 팔아라, 이만큼 못 팔면 패널티 줄 거야’ 그런 건 없는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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