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가 깨운 금소법, 10년여만에 국회 통과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11-21 18:44   (기사수정: 2019-11-2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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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앞에서 열린 DLS·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펀드) 특별검사 결과 발표 촉구 기자회견에서 DLS·DLF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20대 국회 마지막 법안소위서 통과

징벌적 손해배상제·집단소송제 등 쟁점은 여전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핵심 쟁점인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가 빠진 금융소비자법(금소법)이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금융사들은 가슴을 쓸어내렸지만 일각에서는 소비자보호라는 근본 취지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오후부터 금소법 등 금융 관련 주요 법안을 논의 끝에 가결하고 정무위 전체회의로 넘기기로 했다.

금소법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후인 2010년부터 논의가 시작됐지만, 지금까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었다. 총 14개 법안이 발의됐는데 9개가 시한 만료로 폐기됐다. 이번에는 DLF 사태로 관심이 높은 만큼 그 어느때보다 통과 가능성이 높았다.

금소법은 금융사의 영업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소비자의 권리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추진됐다. 이번 DLF 사태처럼 금융사가 설명의무 등을 위반해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히면 고의·과실 여부·손해액에 대한 입증책임을 금융회사가 지고, 금융회사에 징벌적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14일 금융당국이 발표한 DLF 사태관련 제도개선 방안에도 금소법 추진이 명시됐다. 징벌적 과징금을 수입의 최대 50%까지 적용하고, 금융상품 판매시 적합성, 적정성 원칙을 위반한 경우 최대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 등이다.

이날 법안소위에서는 정부안을 중심으로 논의를 모았다. 세부안은 다소 수정됐지만, 적합성·적정성·설명의무·불공정영업행위 금지·부당 권유행위 금지·광고 규제 등 6대 판매행위 원칙을 전체 금융상품에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 입증 책임 전환 등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이번에도 여야간 쟁점이었던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제은 제외됐고, 입증책임전환만 설명의무 위반시 고의·중과실에 대해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징벌적 과징금과 달리 금융사가 일으킨 손해보다 3~4배를 물어야한다. 이 때문에 사안에 따라 천문학적 단위의 과징금이 추징돼 금융회사의 존속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반면 징벌적 과징금은 얻은 수익의 50%를 과징금으로 내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금융회사가 망할 수도 있는 이 제도의 도입만으로 피해예방 효과는 매우 커진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은행이 망할 수 있을 정도의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있어야 DLF와 같은 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며 “이번을 계기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금융사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이로 인해 국민 경제가 침체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어디 무서워서 금융상품을 개발할 수 있겠느냐”면서 “그렇게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면 전반적인 피해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제도를 악용하는 소비자들이 생겨날 경우 금융사의 영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도 중요하지만 법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할 경우 이에 대응하는 비용 등 금융사의 부담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집단소송제는 금융사와 소비자 간 분쟁이 생겼을 때 일부 피해자가 소송을 제기해 판결을 받으면 소송해 참여하지 않았더라고 같은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도 판결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이 제도는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국내에선 증권 분야에만 국한돼 있다. 이번 DLF 사태에서는 집단이 아닌 ‘공동소송’이 진행 중이다.

입증 책임 전환은 금융사가 손해배상 책임과 관련해 입증하도록 의무를 지우는 것이다. 현재는 피해자가 위법사실을 밝혀야 한다. 정부안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은 빠졌지만 이 제도는 담겼다.

금소법이 법안소위를 통과하면서 추후 법안 논의 일정을 통해 금소법 추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올해 안에는 국회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관계자는 “올해 법안 소위에서 통과되지 못한 법안은 폐기되기 때문에 최대한 합의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인터넷은행특례법 개정안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권고안보다 엄격한 규제가 담긴 ‘특정금융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도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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