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 칼럼] 방위비 분담금, 방위산업 발전 및 남북관계 개선과 연계해야
장원준 | 기사작성 : 2019-11-20 17:04   (기사수정: 2019-11-20 17:04)
444 views
N
▲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 종료 후 미국대사관에서 브리핑하는 제임스 드하트 미국측 수석대표(왼쪽)와 외교부에서 브리핑하는 정은보 한국 측 수석대표(오른쪽).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번 기회에 투명하고 공정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기준’ 마련 필요

[뉴스투데이=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2월 한·미 양국은 지난했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끝내고 1조 389억 원에 합의했다. 전년 대비 8.2% 증가한 수치로 금년 국방예산 증가율과 같다. 그런데, 양국은 올해에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임하고 있다. 한국이 미국이 주장한 협상기간 1년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협상이 끝나자마자 다시 시작하는 형국이다.

설상가상으로 미 트럼프 정부는 올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에서 전혀 물러서지 않을 기세다. 우리 정부에 무려 현재의 5배 이상인 50억 달러 상당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이어 내년 초 일본, 독일과 분담금 협상이 예정된 미국 입장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실제로, 지난 11월 19일 한·미간 분담금 협상이 결렬되었는데, 미국은 한국에 새로운 항목 신설 등 대폭적인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주눅 들기보다는 오히려 이번 기회에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총액형’에서 주일미군식의 ‘소요 충족형’으로 전환 필요

먼저, 현재의 ‘총액형’이 아닌 ‘소요 충족형’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주일미군식의 ‘소요 충족형’으로 전환만 된다면 실제 방위비 분담금 예산 사용의 투명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현재는 총액 예산만 책정하고 이를 미국에 제공하면 사용 실적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소위 ‘깜깜이 예산’이 된다. 말 그대로 미국이 한국에 대한 방위력 유지와 증강에 분담금을 정확히 쓰는지 아닌지를 전혀 알 수 없는 구조다.

이번 협상을 통해 ‘소요 충족형’ 변경에 합의한다면 우리는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목적에 맞게 사용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 미국이 방위비분담금 사용에 필요한 소요 계획을 제시하고 이를 실행케 한다면 예산 미사용에 따른 이월액이라든지 불요불급한 분야 사용 여부 등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에 불필요 분야에 대한 예산 감액 등 차기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처지가 비슷한 독일 및 일본과 협력하여 대처해야

둘째, 우리나라와 처지가 비슷한 독일 및 일본과 협력하여 대처할 필요가 있다. 미국은 한국과 협상에서 승기를 잡아야 독일, 일본과도 유리한 협상을 벌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하다. 그동안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SMA)에 포함되지 않았던 미군 전략자산의 전개 비용 등 신규항목 리스트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음이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독일, 일본과 연대하여 군사동맹 취지를 저해하는 일방적인 요구에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

실제로, 전 일본 방위성 장관은 분담금 협상 신규항목을 늘리기보다 주한미군(가족 포함 최대 10만 명)의 주둔 여건 향상을 위해 대학병원, 외국인 학교, 대형쇼핑센터 등 간접적 지원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였다. 아울러, 최근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부정적 여론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방위비분담금과 국내 방위산업 발전의 연계성 강화 노력 필요

셋째,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과 국내 방위산업 발전의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 방위비 분담금은 크게 인건비 40%, 군사건설비 40%, 군수지원비 20%로 구성된다. 이 중 한국인 노무자(약 1.3만 명) 인건비를 제외한 금액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주한미군이 필요로 하는 각종 시설과 장비, 훈련장, 편의시설과 함께 송유관 보수, 탄약고 정비 등을 국내 업체와 계약을 통해 현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이 전력지원체계를 포함한 국내 방위산업 발전과 체계적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회에서 주무부처에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의 국내 방위산업과 연계한 성과 보고서 제출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성공단 재개나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관계 개선과 연계시켜야

마지막으로,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면, 이를 남북 관계 개선과 연계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협상을 통해 개성공단 재개나 금강산 관광, 남북이산가족 상봉 등과 연계하여 미국의 대북 규제를 일정부분 완화시킬 수 있다면, 현재의 경색된 미-북, 남-북간 관계 개선에 어느 정도 숨통을 틔울 수도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미간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이 지난 70여년 간 쌓아온 양국 간 혈맹(sealed in blood) 관계를 저해하는 요인이 되어서는 결코 아니 된다.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을 보장하면서 이를 통해 국내 방위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 더 나아가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지혜를 모아 나가야 할 시점이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박사)
·前 산업연구원 방위산업연구센터장
·한국방위산업학회 이사
·국방산업발전협의회 자문위원
·前 국방대 외래교수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