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일송(一松) 윤덕선(尹德善)과 한림대 ‘인술(仁術)과 공헌 50년’ ④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글로벌 한림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11-21 08:56   (기사수정: 2019-11-2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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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대원 학교법인일송학원 이사장은 ' 마이티 한림(Mighty Hallym)' 슬로건을 통해 인술과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한림대학교의료원]

학교법인일송학원 48년 발자취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대한민국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일송(一松) 윤덕선(尹德善, 1921~1996)이라는 선구자이자 개척자가 있었기에 오늘날 ‘의료한류(醫療 韓流)’로 일컬어지는 대한민국 의료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이 가능했다. 일송 윤덕선과 윤대원 이사장, 2대에 걸친 일송학원의 역사, 현재의 모습, 마이티 한림(Mighty Hallym)의 비전을 통해 한강에서 시작한 작은 인술의 씨앗이 지구공동체를 움직이는 의료봉사의 기적이 되었는지 살펴 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일송 윤덕선의 ‘주춧돌 정신’과 봉사, 헌신을 이어가고 있는 학교법인일송학원 윤대원 이사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 대해 각별한 신념을 갖고 있다.

사회적 책무에 준하는 투철한 도덕의식과 실천,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일송학원의 미래 비전인 ‘마이티 한림(Mighty Hallym) 4.0'의 기본 철학이다.

1세대 의사이자 한국 의료의 개척자인 일송이 1970,80년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상대로 펼친 인술과 봉사를 이어받아 일송학원은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마이티 한림’의 정신으로 전 세계를 향한 인류애 실천에 나섰다.

◆ 일송의 ‘주춧돌 사상’, 인류애로 뻗어나간 ‘한림정신 ’

윤대원 이사장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에 대한 신념은 평소 그가 좋아하는 시(詩)이자, 경구(警句)인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에 잘 정리돼 있다.

미국의 소설가 헤밍웨이(1899~1961)는 스페인에 특별한 애정으로 스페인 내전에 참전, 파시스트와 싸우다 부상을 입기도 했다.

1940년 출판된 헤밍웨이의 소설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는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개인과 인류, 자유의 위기와 개인의 역할, 전세계의 자유인의 연대를 강조한다.

제목을 비롯, 헤밍웨이의 소설에 영감을 준 사람은 영국 성공회 신부이자 시인이었던 존 던(John Donne·1572~1631)으로,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는 그의 기도문에 나오는 글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_ 존 던(John Danne)


누구든 그 자체로서 온전한 섬은 아니다.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전체의 일부이다.

만일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유럽의 땅은 그만큼 작아지며,

만일 갑(岬)이 그리되어도 마찬가지며

만일 그대의 친구들이나 그대의 영지(領地)가 그리되어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누구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

왜냐하면 나는 인류 전체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리는지를 알고자 사람을 보내지 말라!

종은 그대를 위해서 울리는 것이니!


..........

여기서 종은 조종(弔鐘)이다. 중세 유럽에서는 마을에서 사람이 죽으면 동네 종탑에서 조종을 쳤다.

그러면 귀족은 하인에게 누가 죽었는지 알아 보라고 시킨다. 조문을 하러 갈 것인지 가지 않을 것인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존 던의 시처럼 모든 인간은 전체의 일부이고, 흙덩이가 바닷물에 씻겨 내려가면 유럽의 땅도 그만큼 작아지듯 우리 모두는 의지하고 살아간다.

누구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를 위해 종이 울리는지 상관하지 말고 죽은 자를 위해 기도하고 조문하라는 것이다.

윤대원 이사장은 중요한 행사, 연설을 할 때면 늘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를 이야기한다.

세계를 향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마이티 한림(Mighty Hallym)

학교법인일송학원은 2002년 9월 ‘변화와 혁신의 Mighty Hallym 구현’이라는 기치를 내걸었다.

2003년 6월28일에는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최우수 진료·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Mighty Hallym Leaders' Day'라는 축제를 열기도 했다. 축제의 컨셉은 ‘변화’였으며 이날 Mighty Hallym의 이름으로 ‘한림 르네상스’의 개막을 선포했다.

2006년 11월에는 ‘제2기 Mighty Hallym 선포대회’를 열었다.

1기에는 세계적 전문 의료기관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의식 변화를 중심으로 기초 인프라 구축, 2기는 의료 질의 전문성 최고화, 경영 생산성과 효율 극대화, 미래 성장동력 구축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제3기 학교법인일송학원의 비전은 최우수 진료·의료기관으로 도약하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2012년에 동탄성심병원을 개원해 총 4,000 병상 시대를 열고, 2015년 기초임상중개연구센터를 설립, 한 단계 더 도약한다는 계획도 준비해 나갔다.

2010년 3월6일, 제3기 비전선포식은 2015년까지 세계 100대 의료기관 진입을 다짐하는 날이었다.

병원의 양적 질적 성장을 바탕으로 2010년대 들어 학교법인일송학원은 본격적으로 바다를 건너는 한림의 사랑을 실천해 나갔다.

▲ 2009년 있었던 아리크 3개 의대 초청 연수 수료식 [사진=한림대의료원]

한림대학교의료원은 2010년 1월13일,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개발도상국에 대한 성공적인 보건의료 시스템 구축과 물적 인적 교육자원 지원을 위한 국제협력 사업 약정을 체결했다. 이미 2007년부터 이라크 바그다드 화상센터 건립을 시작으로 베트남 케냐 파라과이 등에서 9개의 사업을 수행한 바 있었다.

2010년 8월 한림대학교의료원은 KOICA로부터 라오스 국립 아동병원 건립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됐다.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에 70병상 규모의 아동병원을 짓는 일이었다. 하지만 라오스 전체에 소아과 의사가 30여명 밖에 되지 않아 소아과 의사를 직접 양성해 가면서 이 프로젝트를 성공했다. 이런 인연으로 2014년에는 라오스 국립 경찰병원 경영진과 의료진을 한국으로 초청, 병원 발전에 도움을 주었고 2015년 3월에는 12명의 전문 의료진을 파견, 공동 진료를 하기도 했다.

2010년 11월 한림대학교의료원은 카메룬 국립응급센터 건립사업을 맡아 병원건립 및 운영에 관한 컨설팅과 현지 의료진 초청교육, 한국 의료진 파견 등의 사업을 벌였다. 이렇게 한림대학교의료원에서 연수를 받고 돌아간 전 세계 저개발국가의 의료진은 200명이 넘는다.

또 2010년 12월에는 ‘위 스타트(We Start)' 운동본부와 함께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70km 떨어진 오지, 따께오 지역에서 의료 지원사업을 벌여 주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세계를 품는 ‘화상(火傷)치료 메카’, 한림대의료원한강성심병원

일송 윤덕선이 한강이남에 건립한 첫 민간 종합병원이자 한국 의료사를 새롭게 쓴 한강성심병원은 우리나라 최초,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화상전문 치료기관이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50년 가까이 쌓은 화상치료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계를 품는 ‘화상의 메카’로 도약했다.

2008년 설립된 한림화상재단은 2009년 11월부터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과 함께 필리핀에서 화상환자를 진료한데 이어 2010년 11월에는 ‘아시아 저소득국가 화상 아동 무료진료팀’을 구성해 베트남 호치민으로 향했다.

▲ 2010년에는 베트남 화상환자 4명 초청 수술 후 기념사진 [사진=한림대학교의료원]

호치민 증븡병원에는 한국에서 유명한 의사가 온다는 소식에 이미 100여명의 환자가 몰려 있었다. 진료팀은 짐을 풀자 마자 치료를 시작해 화상환자 130여명을 진료했으며, 상태가 심각한 9명은 긴급 수술을 시행했다. 진료를 위해 4~5시간 오토바이를 타고 왔다는 환자들의 사연을 들은 진료팀은 첫날에만 2개의 수술을 하는 등 강행군을 펼쳤고, 상태가 좋지않은 환자 4명은 한국으로 보내기도 했다.

2011년 11월 세계 최대 석유회사이자 우리나라 원유 공급의 1/3을 담당하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사우디아람코(Saudi Aramco) 관계자가 한림화상재단을 찾아와 저소득 아시아국가 화상아동 진료를 위해 20만 달러를 기부했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의료진은 2010년 7월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를 방문해 의료봉사를 펼쳤고, 2012년 몽골의 유일한 화상치료 센터인 국립 외상 및 정형외과 연구센터와 협력병원 협약을 체결했다. 2102년 5월23일 대형 산불을 진압하다가 전신 60%에 3~4도 화상을 입은 몽골 소방관이 도착했다.

몽골에서 치료를 받던 동료 소방관은 이미 사망했고, 피부는 물론 근육까지 타버려서 생존 가능성이 40%에 불과했던 그 소방관은 4차 수술까지 마치고 무사히 퇴원했다.

◆ 피부와 근육까지 타버린 몽골소방관 한강성심병원에서 목숨 건져

한림화상재단이 펼치는 아시아 저소득국가 화상아동 진료사업은 들불처럼 퍼져 나갔다. 2011년 4월에는 화산폭발로 고통받는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를 찾아가 무료진료를 했으며, 10월에는 3명을 국내로 초청 무료 수술을 했다. 2012년 6월25일, 앞서 소방관을 치료한 소식으로 의료진은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몽골을 찾았다.

몽골 유목민은 이동식 주택인 게르(Ger)에서 사는 까닭에 난방과 취사로 인한 화상이 많았다 의료진은 화상환자 50여명을 진료하고, 11명에게 긴급 수술을 해 주었으며, 증증 환자 3명은 한국으로 초청해 수술을 하기로 했다.

몽골에 대한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과 한림화상재단의 봉사는 계속돼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19명을 진료, 18명에게 긴급 수술을 했다.

2014년 4월, 현지에서 4차례나 수술을 받았으나 어려움을 겪던 11살 몽골 어린이가 한강으로 왔다. 비행기 조종사를 꿈꾸는 이 어린이는 치료를 마치고 돌아가면서 “새처럼 파란 하늘을 훨훨 날아 또다시 한국으로 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 캄보디아 어린이들과 한림대학교의료원 의료봉사 단월들 [사진=한림대학교의료원]

존 던은 시, ‘누구를 위해 종을 울리나’에서 모든 인간은 대륙의 한 조각이며, 전체의 일부이기에 어느 누구의 죽음도 나를 감소시킨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한 사람을 구하는 것은 곧 세계를 구하는 일이다.

‘한림정신’은 그런 인류애, 박애정신을 앞장서서 실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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