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구조조정’ 발언에 힘받는 대한항공 직원들
임은빈 기자 | 기사작성 : 2019-11-20 16:37   (기사수정: 2019-11-20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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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항공산업에 주력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사진제공=대한항공]

선친 사후 처음으로 그룹 안팎 현안에 대한 입장 밝혀

“항공운송과 제작, 여행업, 호텔 이외는 생각없다”

비항공사업부문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만 시사

[뉴스투데이=임은빈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비주력 부문 '구조조정' 발언을 하면서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한 항공운송 사업에 집중하는 경영전략을 펴겠다는 방침을 밝혀 주목된다. 상대적으로 대한항공 임직원들 입장에서는 힘을 받는 분위기이다.

부친인 고(故) 조양호 전 회장의 사후 말을 아껴 온 조원태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에서 한국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처럼 그룹을 둘러싼 다양한 현안에 대해 비교적 솔직한 화법으로 설명했다.

조 회장은 미래 사업구상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항공운송은 대한항공이 주축이다”면서 “항공운송업과 그것을 서포트하는 사업 이외에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지금은 있는 것 지키기도 어려운 환경”이라면서 “대한항공이 자리 잡으면 전체적으로, 거꾸로 정리할 것이 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항공운송과 제작, 여행업, 호텔 등이 (핵심사업에) 포함되고, 그 외에는 별로 생각이 없다”면서 “(구조조정 대상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대해) 딱히 생각해 본 것은 없지만 이익이 안 나면 버려야죠”라고 언급하며, 구조조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단 구조조정의 대상은 대한항공이 아니라 ‘이익이 나지 않는 항공운송이 아닌 사업부문’이 될 것임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이 고 조양호 회장 사후 지분 승계등이 완료됨에 따라 실시할 대한항공 연말 임원인사에서 구조조정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969년 창사이래 구조조정 한 적 없는 대한항공

조원태 체제하에서도 인력감축 없는 ‘안정적 성장’할 듯


사실 대한항공은 고유가 등 악재로 인한 불황기에도 인적 구조조정을 거의 한 적이 없는 기업이다. 이는 최고경영자의 경영전략이기도 하지만 항공업의 특수성에 기인한 측면도 있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우리 회사는 창사 이래 단 한번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면서 “큰 과오가 없으면 정년을 보장받는 안정된 직장”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항공업은 예상치 못한 외부변수가 악재로 돌출하는 시장영역이다. 예컨대 9·11 테러사건, 메르스 사태, 사스 등은 항공업과 무관한 외생변수들이지만 항공수요를 크게 줄이는 직격탄으로 작용하곤 했다. 하지만 이런 시련 속에서도 대한항공은 1969년 창립 이래 인력구조조정을 한 적이 없다.



이는 항공업의 특수성에 기인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기장, 객실 승무원, 일반직 직원 등은 모두 글로벌 스탠다드에 대한 전문성을 쌓아야 하고, 그 내용은 꾸준히 변화하고 업그레이드된다. 경험이 많은 인력일수록 위기 및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이 뛰어날 수 밖에 없다. 항공기 사고가 나면 오히려 연륜이 높은 고참 직원의 가치가 돋보이게 된다. 따라서 일반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고령자부터 명예퇴직의 압박을 받지만, 항공업계는 그렇지 않다.

뉴스투데이가 대한항공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항공업계가 불황이었던 올해 3분기에도 전체 직원 수는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1만 7489명에서 1만 7611명으로 122명이 늘었다.


조 회장, 연말에 비용절감 등 개혁경영 화두 던질 듯


그러나 대한항공이 연말 쯤 개혁경영에 돌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조 회장은 개혁이나 긴축경영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지금 말하기는 어렵지만 연말 내에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년에 경제가 굉장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될 뿐만 아니라 미중 무역분쟁이나 한일관계 등이 쉽게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판단, “비용 절감을 구체적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델타항공 우호지분 및 경영권 방어 등에 자신감 비춰

오너일가의 낮은 지분율을 감안한 우호 지분 확대 및 경영권 방어 문제도 거론했다. 조 회장은 “미국 델타항공과의 현 조인트벤처(JV) 외에도 가능하다면 (다른) 조인트벤처도 모색 중”이라면서 “저희도 하고 싶고 상대도 하고 싶어 하는 데가 많은데 국내법상 한계가 있어 주저하고 있고 완전히 엮이는(결합된) JV가 아니더라도 협력은 가능할 것 같아 모색 중이다”고 밝혔다. 그는 “(최대 주주) 지분은 (고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이전과) 같다”며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쉽게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경영권 방어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 상속이후 한진칼 지분은 장남 조원태 회장이 2.32%에서 6.46%,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2.29%에서 6.43%, 차녀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2.27%에서 6.42%,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0%에서 5.27% 등으로 변화했다.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식 지분만 따지면 조원태 6.52%, 조현아 6.49%, 조현민 6.47%, 이명희 5.31% 등이다.

따라서 한진칼 지분 점유율은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이 28.93%로 가장 높다. 그 다음 순위는 사모펀드 KCGI(15.98%), 미국 델타항공(10.00%), 반도(5.06%) 등이다.

조 회장은 “델타항공이 경영권 방어와 관련해 우호 지분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알기로는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들어온(지분투자) 것이지 저희랑 논의한 적은 없다”는 원칙적 답변을 했다. 단 “내년 3월 (주총)이 되면 알 것 같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반기를 들지는 않지 않겠나”라고 언급하며, 델타항공에 대한 신뢰를 표명했다.


"맡은 분야에 충실하기로 세명이 합의"

조현아 전 부사장 경영복귀 가능성 점쳐져


조 회장은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조 회장을 비롯한 3남매가 고 조양호 전 회장의 한진칼 지분 등을 법정 상속 비율인 1.5대 1대 1로 나눠 상속한 것과 관련, “가족 간 협력을 안 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든 것”이라면서 “제가 독식하고자 하는 욕심도 없고 형제들끼리 잘 지내자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오너 일가 내의 민감한 현안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를 풀어낸 셈이다.

특히 “자기가 맡은 분야에서 충실하기로 세 명(세 자녀)이 같이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일선 복귀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회장은 지분 상속에 따른 2700억원 규모의 상속세 납부에 대해서 “지금 많이 어렵다. 1차분까지는 좀 넣었는데, 저는 소득이라도 있지만 다른 사람은 소득도 없어서 힘들어하고 있다”고 솔직하게 전했다. 이명희 고문과 조 회장 3남매 등 유족들은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5년 동안 총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나눠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460억원 규모는 납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선친의 시상식을 대신 참석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했다. 미국 내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Korea Society·회장 토마스 번)'는 올해 '밴 플리트' 상 수상자로 고 조양호 전 회장과 미 보잉사를 선정했으며, 시상식은 20일 맨해튼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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