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을 위하여](61) 신한·국민·하나 등 시중은행별 KPI변화를 분석하라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11-16 07:03   (기사수정: 2019-11-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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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 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현장면접을 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고용절벽’ 시대에 가장 효율적인 전략은 학벌을 내세우거나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전략은 ‘철 지난 유행가’를 부르는 자충수에 불과합니다. 뉴스투데이가 취재해 온 주요기업 인사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우리 기업과 제품에 대한 이해도야말로 업무 능력과 애사심을 측정할 수 있는 핵심잣대”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입사를 꿈꾸는 기업을 정해놓고 치밀하게 연구하는 취준생이야말로 기업이 원하는 ‘준비된 인재’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인사팀장이 주관하는 실무면접에서 해당 기업과 신제품에 대해 의미 있는 논쟁을 주도한다면 최종합격에 성큼 다가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땅한 자료는 없습니다. 취준생들이 순발력 있게 관련 뉴스를 종합해 분석하기란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이에 뉴스투데이는 주요기업의 성장전략, 신제품, 시장의 변화 방향 등에 대해 취준생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취준생 스터디용 분석기사인 ‘취준생을 위하여’ 연재를 시작합니다. 준비된 인재가 되고자 하는 취준생들의 애독을 바랍니다. <편집자 주>



DLS 사태 후 은행권 직원 성과지표(KPI) 개편 바람

은행 수익성 위주에서 ‘고객 수익률’ 우선주의로 변화

은행권 취준생, KPI개편의 큰 방향과 개별 은행 특징 파악해야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시중은행들이 대규모 원금손실로 이어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원인으로 지목된 수익성 중심의 평가 체계를 손질한다. 고위험 금융상품에 대한 불완전판매 등 과당경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자구책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하나, 우리은행 등은 내년부터 시행하는 핵심성과지표(KPI)를 영업실적이나 수익보다는 고객의 수익률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개선한다.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직원의 업무 성과를 평가하는 KPI가 문제”라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KPI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직원들을 평가하는 지표다. 이를 바탕으로 영업점과 영업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성적이 매겨지는 구조라 성과급이나 인사 평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금감원 조사에서도 DLF 사태의 당사자인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금융 상품 판매 수수료 등 비이자 수익 배점을 다른 은행보다 높게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태 이후 은행들이 KPI 개편에 나선 이유다.

KPI 변화의 큰 흐름은 기존 은행 입장의 실적 위주에서 고객 입장의 수익률 관리를 얼마나 잘 했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권, 특히 은행에 입사를 꿈꾸는 취업준비생들은 각 은행이 제시한 성과지표 개선안을 분석해 보면서, 과거처럼 직무 능력에 ‘영업력’이나 실적 향상에 대한 목표보다는 고객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초첨을 맞춘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DLF 사태가 근본적으로 과도하고 무리한 영업실적 경쟁주의에서 비롯됐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고, 시중은행들이 이를 수용했기 때문이다.

취준생들은 이 같은 은행의 평가제도 변화의 큰 방향과 개별은행간 차이점을 숙지해 면접장 등에서 입사후 자신의 비전을 펼치는 게 차별화 전략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 은행 성과보단 ‘고객 수익’ 우선


신한은행은 내년부터 ‘고객 최우선’ 관점의 새로운 평가체계인 ‘같이 성장(Value up together)’ 평가제도를 도입한다. 이와 관련 신한은행 임원·본부장·커뮤니티장 등은 지난 8일 경기 용인시 신한은행 연구원에서 워크숍을 갖고 새 평가제도에 대해 심층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같이 성장 평가제도’의 핵심은 과당경쟁을 유발하는 상대평가 방식을 폐지하고 목표 달성률을 평가하는 절대평가 방식이다. 내부 경쟁보다는 협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성과평가 항목을 단순화하고 영업 전략 결정 권한을 현장에 맡겨 영업점별 특성에 맞춘 전략을 펼칠 수 있도록 추진한다.

기존에는 실적에 따라 성과를 인정받기 위해 무한 경쟁을 펼쳤지만, 앞으로는 주어진 목표만 달성하면 인사나 연봉에서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또 모든 영업점 평가에는 ‘고객가치성장’이라는 지표를 신설해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권유했는지, 상품 판매 이후에도 자산관리를 잘 했는지도 평가한다.

진옥동 은행장은 “단순히 평가체계를 새롭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직 문화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모든 구성원이 심리적 안정감을 바탕으로 막힘 없이 소통하는 수평적 문화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고객 수익률과 자산관리 중심의 평가체계로 개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를 위해 기존 마케팅 위주의 조직구조에서 '고객·수익률 관리' 중심으로 조직체계를 강화해 고객 수익률 향상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연임이 확정된 허인 행장도 은행의 수익보다는 고객의 수익을 우선시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1일 창립 18주년 기념식에서는 이번 DLF 사태를 언급하며 “디지털 시대에도 고객의 자산을 든든하게 지켜야 하는 금융인으로서의 사명은 절대 변할 수 없다”며 “당장 눈앞의 숫자가 아니라 고객과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BK기업은행은 DLF 사태가 터지기 전부터 무리한 경쟁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KPI 지표를 개선해왔다. 이미 올해부터 직원 평가 지표에 보험상품 판매 실적으로 제외했다. 급여이체 통장 유치와 스마트뱅킹 영업도 KPI에서 삭제해나갈 계획이다. 관련 수익이 줄었지만 경쟁을 부추기는 광행을 없애기 위한 시도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행보라는 평가다.


■ 영업점이 직접 KPI 평가항목 설정
무리한 상품 판매 차단해 성과경쟁 폐해 최소화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KEB하나은행은 고객과 현장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내년 KPI를 개선한다. 우선 영업점의 영업자율성을 확대하기 위해 자율목표설정과 셀프디자인 평가를 도입할 예정이다.

셀프디자인은 영업점에서 평가받을 항목 안에 해당 영업점이 직접 더 잘 할 수 있는 항목을 선택해 평가받는 제도다. 예컨대 평가 풀(Pool)에 외국환, 개인대출, 중소기업 대출 등이 있을 경우 외국환에 강점이 있는 영업점은 외국환을 선택해 스스로 올해 목표 수익 계획을 세우는 방식이다.

본사가 일률적으로 정하다보면 영업점의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지 못해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정해진 성과에만 집중해 성과 경쟁이 벌어지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본사에서는 자율적으로 설정한 목표가 영업점의 기초체력과 너무 동떨어져 수립되는지는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PI에 고객수익률을 반영하는 비중도 높인다. 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 프리이빗뱅커(PB) 평가에 고객수익률 배점을 기존 4.5%에서 9.0%로 확대했으며, 내년에는 전체 영업점으로 확대해 수익률을 반영할 예정이다.

우리은행도 외형실적 위주에서 고객 관리를 중심으로 KPI를 개편한다. 상품판매 인력을 대상으로 고객 관리 지표를 신설하고, 영업점 대상 KPI에 디지털 관련 목표를 폐지하고, 관련 평가는 본사 디지털 관련 부서에 몰아주기로 했다.

영업점에서 판매되는 상품 중 30%가 비대면 상품이지만 앞으로는 비대면 상품을 영업점에 할당 판매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디지털 부문만의 투자 대비 손익을 도적으로 측정할 수 있게 재무관리와 회계처리시스템을 개편하고 있다.


■ 은행권 관계자,
"영업력에 더해 ‘고객 리스크 관리’ 능력도 갖춰야"
“하나은행 방문한 뒤 셀프 KPI구상해보면 차별화될 듯”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평가제도 변화가 취업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금융사의 채용전형에서 영업력이 주요 평가 항목이다보니, 면접장에서만 봐도 특정 물품을 설득력 있게 판매하는 능력 등 성과창출형 인재를 선호해왔다”며 “앞으로는 영업력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측면에서 질적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자질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권 취준생 입장에서는 개별 은행의 KPI변화에 따라 자신의 직무역량을 부각시키는 구상을 갖고 면접장에 들어갈 필요가 있다”면서 “막연한 금융인으로서의 자질을 강조하는 사람보다는 지원한 은행의 제도변화에 부응하는 인재가 되겠다는 사람이 더 돋보이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예컨대 하나은행 지원자라면 특정 지점에 맞는 ‘셀프 디자인 KPI’를 제시하면서 자신의 직무방향을 설명하는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를 위해 특정 지점을 미리 방문해 은행원들과 인터뷰를 하는 방안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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