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는 사이에 보험사기 저지른다...과잉청구 많아

이호철 기자 입력 : 2019.11.13 15:02 ㅣ 수정 : 2019.11.1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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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보험 가입 시 허위정보를 기재하거나 피해액을 부풀려 청구하는 것이 보험사기라고 알지 못하고 있다. [자료제공 = 연합뉴스]


[뉴스투데이 = 이호철 기자] "귀하는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까?" 하루 한 두개비 정도 가벼운 흡연을 하는 A씨는 보험 가입서의 문항을 보고 망설였다. 보험료가 높아질 것을 우려한 A씨는 '아니오'에 체크한다. B씨는 가벼운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지만 보험금 혜택을 받고자 증상보다 과장된 처방과 입원을 요구한다.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소한 행위가 모두 보험사기의 범주에 포함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보험사기 규모가 4134억원으로 같은 기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 중 전문 보험 사기단의 계획적인 범죄 이외에도 일반인들의 가벼운 보험사기도 상당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는 이 같은 행위가 보험사기라고 알지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들... 피해 내용 과장은 보험사기가 아니라고 생각

보험사기는 사전 계획 유무에 따라 특성을 나눌 수 있다. 전문 사기단이 치밀한 계획을 통해 허위신고 및 보험금 과다청구를 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보험 전문가나 의료 전문가로 구성된 집단이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개인의 보험사기도 있다. 이는 소비자가 가입 전 고지의무를 위반하거나 보험금 청구 시 피해를 과장하는 형태로 보험사기를 시도한다.

보험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입자 단위에서 발생하는 보험사기는 개별 피해를 과장해 청구하는 것을 관용적으로 바라보는 문화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즉, 소비자들이 '내가 낸 보험료 받는게 뭐가 잘못된거냐'라는 심리가 작동한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 이규성 연구위원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행동경제학의 보유효과와 심적회계 원리라고 말한다. 이 연구위원은 "소비자는 자신이 겪은 피해 규모에 대해 높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며 "보험료를 납입한 만큼 그 이상의 보험금 청구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의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7%가 고지의무를 누락하고 보험금을 과잉청구하는 행위는 보험 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허위정보 기재 및 보험금 과다청구가 보험사기임을 소비자 스스로 인지해야

이 연구위원은 보험사기를 인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술이 발달할수록 보험사기도 정교화되는 경향이 크다"며 "보험사는 사기행위를 인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적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비자 단위에서 일어나는 보험사기를 줄이기 위해 초기 보험가입시 확인문항 보완을 제시했다. 현재 대부분 보험사는 가입 문항이 2지선다로 구성돼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 문항은 일부 항목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예,아니오 형태의 2지선다로 문항이 구성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소비자의 건강 상태나 습관을 파악할 때 단순 2지선다 문항(예/아니오)으로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4지선다형(매우그렇다/대체로 그렇다/대체로 그렇지 않다 / 매우 그렇지 않다) 등 다양한 문항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항이 다양해지면 소비자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로 흡연 여부 조사를 갖고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한 문항이 2지선다형 문항보다 응답자의 허위정보 기재율을 3%포인트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근본적인 방안으로 소비자들 스스로 피해액 과다청구 행위나 허위정보 기재가 보험사기임을 인지할 수 있는 문화가 자리잡는 것이라고 전했다.

보험연구원 전문가는 "보험 가입 과정에서 소비자에게 보험사기로 이어질 수 있는 행위를 확실히 인지시켜야 한다"고 전했다. 나아가 "보험사가 사기 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강력히 대처하는 것도 소비자들의 보험사기 행위를 저지시킬 수 있는 동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