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사익편취' 규제에 몰두하는 공정위,글로벌 시각도 필요
이원갑 기자 | 기사작성 : 2019-11-12 12:05   (기사수정: 2019-11-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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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5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 호텔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연합뉴스]

공정위, 롯데-효성 등 지주사 전환 기업들에 '사익편취 규제대상'경고
공정위 관계자, "지분구조에 따른 지정, 위반사실은 없어"설명
과도한 규제는 융복합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에 걸림돌 지적도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1일 ‘2019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기업들의 사익편취 가능성을 언급해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이날 공정위는 지주사 전환 기업집단의 지주체제 밖 계열사 64%가 사익편취 규제대상이거나 사각지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롯데, 효성, HDC 등 3개 대기업이 지주사로 전환하고 애경이 대기업집단에 포함되면서 규제대상 계열사의 수도 81개로 지난해보다 35개 늘었다.

공정위가 적용한 사익편취 규제는 공정거래법 제23조의2에서 대기업 총수일가가 계열사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에 기반한다.

동법의 시행령 중 제38조 2항에서는 그 규제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면서 대기업의 동일인 또는 동일인의 친족이 비상장회사는 20%, 상장회사는 3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를 사익편취 규제대상으로 본다.


▲ [표=공정거래위원회]

사익편취 규제와 같은 기업 투명성 제고 정책에 기업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주사 체제로 하나둘 전환하면서 투명성 확보 흐름에 호응하고 있다.롯데그룹과 효성그룹 등이 이번 신규로 지주사체제 전환 대열에 합류한 것도 그 예다.

기업마다 시점의 차이는 있지만 정부 정책에 충실히 호응하기 위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고 지배구조 개혁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발생하지 않은 사익편취를 두고 규제 대상을 지정하는 이유는 뭘까. 뉴스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공정위는 사익편취 사실을 전제로 한다기보다는 예방과 감시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배구조를 단순화한 대기업에게 굳이 사익편취 가능성을 경고한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대해 “‘사익편취를 했다’거나 법을 위반했다는 게 아니라 사익편취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규정이 만들어져 있는 것”이라며 “그 규정의 적용 대상이 되는 회사들에게 규제를 하는 것이고 (총수일가의) 지분이 낮은 회사들은 해당 규정에 대한 규제를 아예 받지 않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구체적 규제 기준에 대해 그는 “공정거래법 23조의2에 사익편취 금지 규정이라고 부르는 게 별도로 있다”라며 “그 규정에서 총수 일가가 지분을 20%, 상장사의 경우 30% 이상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을 별도로 묶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잡아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준이 적용된 배경에 관해서는 “기업 간의 거래를 통해서 계열사가 회사에 일감을 몰아 주면 회사가 돈을 많이 벌게 된다”라며 “그 회사에 총수 일가가 지분을 많이 갖고 있으면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 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기업들이 이 같은 지분 구조를 갖추고 있는 이유에 관해서는 “개별 기업의 특성에 따라 다를 것”이라며 “총수 일가가 개별적으로 지분을 보유하든지 아니면 지주회사 체제로 들어와서 지주회사만으로 지배를 하든지 그건 기업이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신임 수장인 조성욱 위원장은 지난 9월 10일 취임식에서 대기업들의 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행태를 근절하는 방안을 내놓았던 바 있다.

당시 그는 “일감 몰아주기를 시정하고 대·중소기업 간 유기적 상생협력체계를 구축해 시장 생태계가 더욱 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라며 “기업집단의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되겠지만 시장에서의 반칙행위 또한 용납돼선 안 되기에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위법행위는 엄정하게 법을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계 일각에서는 일감몰아주기 및 사익편취에 대한 과도한 단속 조치가 기업들의 원활한 활동이나 불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기술과 업종이 융합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기업의 내부거래를 심하게 규제하면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불이익을 갖게 된다는 논리다. 이권을 챙기기 위한 계열사는 문제가 되지만, 융복합시대에 필요한 인수합병등의 걸림돌이 되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다.

아마존 등 거대 기업이 ‘잡식성’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전략을 구사하는데 국내 기업에 대한 규제가 들어가면 융복합 영역의 사업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게 다수 경제학자들의 일반적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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