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DLF 사태와 투자자 책임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11-11 18:16   (기사수정: 2019-11-1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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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F 사태, 은행 책임도 있지만
투자자 책임 원칙도 분명히 해야
투자이익은 사유하고, 손실은 책임지라는 관행도 바꿔야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지난 9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의 대규모 손실 사태로 은행권이 홍역을 치루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 판매한 이 상품에 투자했다가 원금을 모두 잃는 사례가 나오면서다. 손실률이 98.1%에 달했다. 1억원을 넣었던 투자자는 고작 190만원만이 남았다.

은행이 잘못했다는 비난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투자자들은 ‘DLF 사기’라며 해당 은행의 경영진을 고소·고발했다. 금융당국도 금융사로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문제가 된 은행에 고강도 징계를 예고했고, 조만간 DLF 사태 재발 방지 대책도 나온다.

은행의 책임은 명백하다. 리스크가 큰 상품인데도 위험성 고지를 제대로 하지 않고 팔았다. 복잡한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고령자나 투자경험이 없는 주부에게 권했다. 은행들은 수수료만 챙기면 된다는 심산이었다. 고객보다는 실적이 우선이었고, 결국 은행권의 판매경쟁이 부른 참사라는 지적이 나왔다.

위험을 경고하는 비상벨이 울렸음에도 개인 투자자에게 손실을 돌린 은행과 이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금융당국의 책임은 소상히 규명해야 한다. 그런데 이뿐일까. 투자자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 불완전판매를 당한 개인 투자자들이 들으면 억울하겠지만, 모든 투자에는 위험이 따르고, 책임은 투자자의 몫이라는 건 시장경제의 기본 룰이다.

투자자들이 문제의 상품에서 손실이 아닌 수익을 봤다해도 불완전 판매라며 피켓을 들었을까. 판매 과정에서의 문제로 피해를 본 이들에 대해선 분명 구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투자자 중에는 원금 손실의 가능성을 인지하고도 투자한 이들도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런데 손실이 나니까 은행의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태가 불거진지 3개월여 만에 100% 손실 위기까지 갔던 독일 국채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상품이 처음으로 수익을 냈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만기가 12일인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의 수익률이 2.2%로 최종 확정됐다. KEB하나은행이 판매한 DLF도 이달 7일 금리 기준으로 만기가 20일인 상품을 비롯해 연말까지인 4종의 상품이 모두 연 3% 중반대 수익률을 내는 것으로 평가됐다.

일단 은행이나 투자자 모두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은행들도 사태 재발방지를 여러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했다. 투자 여부를 신중하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투자숙려제와 불완전 판매로 확인된 펀드 상품은 가입을 철회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사태는 은행권, 더 나아가 금융시장 전체에 큰 상처를 남겼다. 이를 통해 은행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금융당국도 관리감독을 정비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투자자의 책임 원칙도 분명히 해야한다. 투자 이익은 사유화하면서, 손실은 내 책임이 아니라는 풍조는 한국 투자시장의 존립 자체를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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