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직 보다 지방직 공무원에 인기 몰리는 세가지 이유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11-08 07:05   (기사수정: 2019-11-08 08:28)
1,599 views
201911080705N
▲ 시험을 마치고 수험장을 나오는 지방공무원시험 응시생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바늘구멍 보다 좁다는 공무원시험에서 최근 국가직 보다 지방직에 인기가 몰리고 있다.

국가직 공무원의 경쟁률이 낮아지는 반면, 지방직 공무원에 많은 공시생(공무원시험준비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이런 현상은 9급,7급 공무원 시험으로 광역,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공무원의 승진기회가 중앙부처에 비해 많고,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으며, 고향을 위해 봉사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실질적인 시험경쟁률 또한 국가직에 비해 훨씬 낮다보니 더욱 매력을 끄는 것으로 분석된다.

▶①“열심히 하면 국장까지는...” 열린 승진기회

올초 경기도청(도지사 이재명)은 2급 승진 4명, 3급 승진 9명, 4급 승진 25명, 5급 승진 73명 등 총 111명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한 바 있다.

이 인사의 특징은 4급 이상 승진자 38명 가운데 31명(81%)이 행정고시 출신이 아닌 9급이나 7급 공무원시험, 즉 비고시(非考試) 출신이라는 점이다.

특히 4급 승진자 25명은 전원 비고시 출신으로 채워졌으며, 여성공무원은 3급 1명, 4급 3명, 5급 17명 등 총 21명으로 전체 111명 가운데 19%를 차지했다.

현재 중앙 부처에는 없지만 일부 시·도에서는 ‘비고시 고위직할당제’라는 이름으로 9급 및 7급 출신의 고위직 진출을 배려하고 있다.

시·군 등 기초 지방자치단체는 거의 모든 공무원이 9급 출신이다.

예컨대, 인구 15만명에 공무원 수 9백명 정도인 경기도 포천시의 경우 선출직인 시장과 경기도청에서 순환인사 차원에서 보내는 부시장을 제외한 공무원 전원이 비고시 출신이다.

이에 따라 시·도 등 광역 지자체는 물론 시·군 등 기초 지자체에서는 비고시 출신이라도 본인이 열심히 근무하고, 중도에 퇴직만 않으면 국장까지 승진이 가능한 상황이다.

반면 행정안전부나 보건복지부 등 중앙부처에서 비고시 출신이 국장이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다.

실제 대부분 정부 중앙부처에서 비고시 출신 국장(이사관급 이상)은 2~3명에 불과하다.

▲ 최근 3년 국가직 9급 공무원 경쟁률(위), 2019 지방직공무원시험 실질경쟁률

▶②다양한 업무... “늘 새롭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가 하는 일 대부분이 정부 각 부처의 위탁업무다 보니 을 지자체의 기능은 ‘작은 정부’라고 할 수 있다.

거대(巨大) 지자체인 서울시나 경기도는 사실상 정부조직의 축소판이다.

특히 대한민국의 축소판으로 불리는 경기도의 경우 농·축·수산 경제 기업 주택 건설은 물론 복지와 교육·문화·예술·체육지원·수자원관리, 심지어 통상외교에 법무 안보업무까지 하고 있다.

복지부에 들어가면 평생 복지업무, 농림수산부는 퇴직할 때 까지 농림수산 분야에서만 일하는 것과 달리 일정한 간격으로 본인의 희망에 따라 하고 싶은 분야의 업무를 하고 간부가 된 뒤 ‘전공’을 만들면 된다.

경기도청에서 20년 정도 일한 비고시출신 서기관(과장급)의 경우 평균 정부부처 4~5곳에서 근무한 업무영역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시·군 또한 중앙부처에 비해 업무가 매우 다양한 편이다.

또 정부 중앙부처에서는 9급이나 7급 출신 비고시 공무원이 핵심 업무를 관장하는 부서의 과장이 되기 어렵지만 일선 시·군은 모든 국 과장이 비고시 출신이다 보니 업무능력과 책임감 등 자기개발에도 유리하다.


▶③고향을 위한 ‘봉사’

지방공무원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고향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다.

시·군, 특히 시골에서 공무원이 청사밖에 나가면 마주치는 사람 거의 모두가 자신의 친구와 친척은 물론 친구의 부모, 친구의 형제나 친구 등등 ‘지인’이다.

공무원 자신은 특정 주민을 모르는 경우에도 해당 주민은 그 공무원의 인적사항을 꿰고있을 정도다.

중앙직 공무원이 불특정 다수의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것과 달리 지방공무원은 이처럼 고향의 지인들을 위해 일하기 때문에 부담과 함께 봉사의식이 뒤따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최근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때문에 파주와 김포, 포천, 연천 등 경기 북부지역 공무원들은 매일 15시간이상 방역에 투입되고 있는데, 모두가 고향에 대한 봉사의식으로 힘든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2017년 6월 조류인플루엔자(AI)가 한창 기승을 부릴 때는 포천시청 한 대성 가축방역팀장이 과로로 순직하기도 했다.

연천이 고향인 군청의 한 공무원은 “좁은 공동체로 거의 모든 주민이 일가 친척 등의 인연이 있다보니 주민들에 대한 호칭이 대부분 아저씨 아줌마가 아니라 어머니 아버지 동생 등이 된다”면서 “지방공무원의 가장 큰 보람은 고향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플러스α, 지방정치 진출

중앙부처의 장·차관 출신이면 몰라도 실·국장(1급~3급) 출신이라면 국회의원에 출마하기 위한 ‘스펙(경력)’으로는 모자라는게 현실이다.

고시출신 공직자들은 대체로 명문대 재학에 중앙부처 근무 등으로 고향을 떠난 지 오래 되기 때문에 시장·군수나 지방의원 등 지방정치에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지방공무원, 특히 고향에 근무하는 공무원은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는 것 만으로 나중에 선거운동이 되곤한다.

실제로 현재 수도권 시·군의 기초단체장이나 기초 광역의원 중 상당수가 해당 지자체 공무원 출신으로 직급과 상관없이 지방공무원 재직시 평판을 바탕으로 지방정계에 출신하는 상황이다.


메일보내기
보내는분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내용
 
주요기업 채용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