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외풍론' 끝낼 KT 차기 회장 쟁점은 탈정치와 내부출신 인사
이원갑 기자 | 기사작성 : 2019-11-06 15:03   (기사수정: 2019-11-0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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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이 10월 22일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대에서 ‘5G, 번영을 위한 혁신’을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 [사진제공=KT]

KT, 차기 회장 후보 37명 선정 완료…내부 인사는 7명

'낙하산 인사' 논란 많았던 KT회장, '공정선발' 관행 만들어지나


[뉴스투데이=이원갑 기자] 황창규 현 회장(사진)의 후임자가 될 KT의 차기 회장 후보자가 사내후보 7명, 사외후보 30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연말까지 마무리될 ‘최후의 1인’ 심사에서 내부와 외부 중 어느 쪽의 인사가 선발될지가 주목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초기에 '낙하산 인사' 논란을 촉발시켰던 KT 회장이 문재인 정부하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배제하고 경영능력만을 기준으로 선발되는 관행이 만들어질지가 최대 관심사인 것이다.

KT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는 6일 차기 회장 후보 인원 확정과 함께 사외 회장후보군 구성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후보자의 명예 보호와 공정성 제고 차원에서 후보자 명단은 비공개에 부쳤다.

지난 10월 23일부터 11월 5일 오후 6시까지 신청-접수된 후보자는 모두 21명, 전문기관 측이 추천한 후보자는 9명으로 사외 후보는 모두 30명이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자체 조사와 면접 등으로 추려진 7명의 사내 후보까지 총 37명의 내·외부 인사가 경쟁하게 된다.

차기 회장 선정 시기는 늦어도 연말이다. KT 지배구조위 운영규정 제7조에 따르면 위원회는 현직 회장의 임기가 만료되기 3개월 전, 혹은 그 밖의 사유로 인한 사임 시에는 2주 이내에 후보군 중에서 회장후보 심사대상자들을 선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정권 교체 시기마다 되풀이됐던 ‘KT 수장 잔혹사’가 끝을 보기 위해서는 내부인사를 위주로 한 중립적인 선발 시스템이 정착돼야 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내부인사 중심의 회장 선발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청와대 등 정치권력의 입김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세부적인 경영능력 평가에 공정성을 기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물론 유능한 외부인사 수혈이라는 개방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민영화 이후에도 여전히 '외풍'에 시달려온 역대 KT회장의 '잔혹사'를 감안할 때, 경영능력 중심의 회장 선발시스템을 안정화시키는 게 선결과제라는 주장이 많다.

▲ [표=뉴스투데이 이원갑]

KT의 'CEO 잔혹사'…민영화 이후 CEO들 정권과 함께 '교체'

지난 2002년 민영화 체제로 옮겨 간 KT는 현직 황창규 회장까지 모두 4명의 최고경영자(CEO)를 거쳤다. 이용경 전 사장과 남중수 전 사장은 KTF 사장을 지낸 그룹 내부 출신 인사다. 반면 이석채 전 회장은 관료 출신, 황창규 현 회장은 삼성그룹 출신이다.

이들 CEO는 공통적으로 새 정권이 출범하고 나면 임기가 계속되지 못했다. 정권 교체 이후 더이상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거나 정권 교체 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절묘하게(?) 비리 스캔들이 불거져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일신상의 사유”로 물러나는 식이다.

진영을 가리지 않고 KT 수장의 선임 과정이 정치권력의 영향력 하에 있다는 문제 제기는 계속돼왔다. 관료 출신으로 문민정부 시절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이석채 전 KT 회장은 이명박 정부 초기 취임 시점부터 ‘낙하산 인사’ 꼬리표가 붙었고 박근혜 정부가 열린 지 8개월 만에 배임 혐의로 인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스스로 물러났다.

외부 인사와 마찬가지로 내부 선임 인사 역시 퇴임 시점을 결정하는 데 정치적 영향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정황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에 기용된 남중수 전 사장은 내부 출신 인사였지만 역시 정권 교체 8개월가량 후인 2008년 11월 5일 물러났다. 뇌물수수 혐의가 불거진 탓이다. 직후에는 사외이사 5명이 한꺼번에 물러나기도 했다.

KT가 지분 구조는 민영화됐지만 CEO 인사는 진정한 민영화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KT의 최대주주는 올해 상반기 기준 12.3%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고 2대주주는 5.46%를 가진 일본의 통신사 NTT 도코모다. 국민연금의 경우 올해 3분기 13.05%로 지분율이 늘었다.

김상조 실장, 박근혜정부 초기에 “낙하산 부대의 표적 기업, 제대로 성과 못 내” 비판
경실련
주인 없는 기업 낙하산 인사, 장기적 성장전략 어려워

소위 ‘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민영화된 과거 공기업 CEO로 임명되고 정권이 바뀌면 물러나는 현상은 여러 차례 문제로 지적돼 왔다. 특히 이석채 전 KT 회장, 포스코 정준양 회장 등이 줄지어 물러나던 박근혜 정부 초기에도 공기업 수장의 낙하산 인사 관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았다.

김상조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은 경제개혁연대 소장 시절인 2013년 11월 27일 칼럼에서 정권교체세력의 전리품처럼 여겨지는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비판한 바 있다. 그는 “낙하산 부대의 표적이 되는 기업들은 민간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하나같이 국민경제의 골간을 이루는 조직들”이라며 “여기에 전문성과 정통성을 갖추지 못한 인사들이 내려 꽂혔다가 쫓겨나기를 반복하는데 해당 기업이 제대로 된 성과를 낼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라고 꼬집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그 해 10월 24일 논평에서 “민간기업에 대한 정부의 낙하산 인사는 기업경영과 시장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라며 “KT, 포스코와 같은 이른바 주인 없는 기업에 낙하산 인사들이 활개를 치게 되면 단기적 성과에만 매몰되고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전략 수립을 어렵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낙하산 인사'에 비판적 인식을 보여온 정부 여당이 공기업 민영화를 제도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KT회장 인선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자제할 것이라는 업계 안팎의 기대가 높은 실정이다. 이 같은 관점에 대해 KT 관계자는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와 관련해 저희가 답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못할 것 같다”라며 “차후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되는 사항이며 위원회의 개최 일정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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