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놓고 보험업계와 의료계 갈등 증폭

이호철 기자 입력 : 2019.11.05 18:10 ㅣ 수정 : 2019.11.05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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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오른쪽 첫번째)이 5일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 사무실 앞에서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개정 법안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 = 대한의사협회]


[뉴스투데이 = 이호철 기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를 놓고 보험업계와 의료업계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의료업계는 보험업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고, 보험업계는 소비자를 위한 선택이라고 맞서고 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5일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고용진 의원 지역사무소 앞에서 법안 철회를 촉구했다.

최 협회장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 "보험사가 가입자의 질병 정보를 쉽게 획득하기 위해 도움을 주는 법안"이라며 “보험사가 소비자의 보험 가입과 갱신을 거부하고, 진료비 지급을 보류하는 용도로 악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과 전재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 등이 요양기관에 진료비 계산서·영수증과 진료비 세부내역 등을 전자문서로 전송해줄 것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요양기관이 보험사의 요청에 따르도록 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 해당 업무를 위탁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정부도 지난 달 24일 이 법안에 '동의' 입장을 전하자 법안 통과가 빠르게 이어져 소비자와 보험업계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어 실소보험 청구 간소화를 저지하기 위한 총력전을 결의했다.

의료업계는 이번 개정 법안으로 민감한 개인 의료정보가 무더기 유출될 수 있으며 보험사 업무의 편의를 위해 심평원 같은 국가기관에 빅데이터 제공하게 되는 것은 공익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또 과로에 시달리는 의사들의 행정업무가 과도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류가 전산으로 바뀌어도 볼 수 있는 정보는 같아

보험업계는 의료업계의 주장이 기우라고 반박했다. 한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청구 때 받는 정보의 차이가 서류냐 전산이냐의 차이일 뿐"이라며 "서류가 전산으로 바뀐다 해서 더 많은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고 전했다.

업계는 공통적으로 이번 법안이 소비자에게 우선적인 혜택이 주어진다고 전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정보가 미비한 경우가 많아 고객이 다시 발품을 파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또 "보장 금액이 낮아 청구를 하지 않던 감기 등 가벼운 질병도 절차가 간소화 되면 대폭 늘어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법안 통과시 업무 부담과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서류는 직원이 수기로 데이터를 입력해야 하는데 전산화가 되면 간편해 진다"면서 "보험 심사가 간편해지고 투명해 지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 "의료업계가 걱정하는 것은 심평원 때문"

한편 익명을 요구한 업계 전문가는 "의료기관이 정말로 우려하는 것은 이번 법안 개정안으로 인해 '건강심사평가원(심평원)'이 중요한 주체로 들어서는 것에 있다"고 전했다.

미용 목적의 수술 처럼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비급여 항목은 원래 심평원에서 관리를 하지 않는 영역이었다. 하지만 법이 바뀌면 심평원이 서류를 청구하고 전송하는 과정에 위탁 기관으로 참여하게 된다.

이 전문가는 "이 과정에서 병원이 환자에게 비급여 항목에 대해 수가를 어떻게 책정하는지 상세하게 알 수 있다"며 "이같은 통계가 정부 기관에 축적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