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오픈뱅킹 시대 개막..은행 vs 핀테크기업 ‘진검승부’
김성권 기자 | 기사작성 : 2019-10-31 17:34   (기사수정: 2019-10-3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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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신한은행, 국민은행, IBK기업은행 오픈뱅킹 화면 [자료=각 사 앱 캡쳐]

시중은행 10곳서 오픈뱅킹 시범서비스 시작

가입·인증절차 여전히 복잡

은행 간 경쟁보단 은행-핀테크 기업 간 전쟁


[뉴스투데이=김성권 기자] “이미 토스나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앱이 시중은행에 연결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데 사용자들이 오픈뱅킹을 새롭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은행 앱의 의존도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오픈뱅킹 시범서비스가 시작된 첫 날인 30일 핀테크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용자들이 이 서비스에 만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이날 서비스를 이용해본 고객들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다. 은행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존 간편송금 핀테크 앱에 적응된 사용자들은 가입이나 인증절차가 여전히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일단 오픈뱅킹에 대한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전날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오르는 등 관심이 높았다. 이용자 수에도 나타났다. 시장조사기업 랭키닷컴이 오픈뱅킹에 참여하는 시중은행의 모바일 앱 이용자수를 분석한 결과 이번 달 매주 수요일(2·9·16·23일) 평균보다 36.5% 증가했다.

가장 사용자가 많은 신한은행의 쏠 이용자의 경우 같은 기간 평균 204만명에서 23.6% 증가한 253만명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스타뱅킹은 198만명에서 243만명으로, 농협은행의 NH스마트뱅킹 원 업도 195만명에서 225만명으로 각각 22.7%와 14.9%씩 사용자가 늘었다.

기업은행의 아이원 뱅크는 99만명에서 113만명으로, 하나은행의 하나원큐가 95만명에서 105만명으로 이용자 수가 늘었고, 우리은행의 우리원뱅킹 사용자는 37만명에서 85만명으로 133.0% 급증했다. 한광택 랭키닷컴 대표는 “은행 앱들이 10~20% 가량 고르게 이용자수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오픈뱅킹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 앱 하나로 모든 은행 업무를 보게됐지만, 여전히 불편하다는 반응도 많았다. 직장인 선모씨(32)는 “계좌번호를 일일이 입력해야 하고 인증 방식도 은행마다 다르니 답답하게 느껴졌다”며 “이체 수수료가 무료인 것을 제외하면 그다지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오픈뱅킹에 가입하려면 기존 거래 고객이 아닐 경우 신분증을 비대면 촬영해 제출해야 하거나, 상담원과 영상통화 연결을 진행해야 하는 은행도 있었다. 여러 계좌를 쓰지 않는 이용자의 경우 오픈뱅킹의 편리성을 크게 체감하지 못하기도 했다.

간편송금 앱을 써왔다는 대학생 오모씨(24)는 “새로운 서비스다보니 체험삼아 사용해 봤는데 이전부터 사용해온 간편송금 서비스와 비교해 좋은 점이 뭔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 [그래픽=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오픈뱅킹의 본격적인 전쟁은 핀테크 기업이 참여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은행이 오픈뱅킹을 통해 제공하는 서비스가 통합조회와 타행이체 정도 수준으로 기존 토스나 카카오페이와 별 다를 게 없어서다.

때문에 핀테크 기업이 더 새로운 기술로 시장에 뛰어들 경우 은행 간 경쟁보다는 은행-핀테크 기업간의 경쟁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핀테크 기업까지 참여하는 오픈뱅킹은 12월 18일부터 시작된다. 현재까지 오픈뱅킹 이용을 신청한 핀테크 기업은 138개(29일 기준)에 달한다.

최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도 “미래에는 알리바바, 구글과 같은 IT기업이 KB의 경쟁자일 수 있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디지털·IT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핀테크 기업들은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성급할 필요가 없는 입장이다. 우선 시중은행이 내놓은 서비스를 살펴보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간의 경쟁도 치열하겠지만, 핀테크 기업까지 가세할 경우 이용자들이 어떤 서비스를 선택할지가 관전포인트”라며 “은행들도 오픈뱅킹 효과에 그치기보단 발빠르게 차별화 전략을 가져가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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