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등 개혁압력에 내몰린 검찰, 기업수사로 존재과시?
이상호 전문기자 | 기사작성 : 2019-10-29 07:11   (기사수정: 2019-10-29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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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검찰총장(왼쪽)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스투데이=이상호 전문기자] 지난 1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에 대한 역풍으로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으로 부터 호된 ‘검찰개혁’ 압박을 받고있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서울중앙지검 등 3곳을 제외한 전국 검찰청의 ‘특수부 폐지’ 조치로 대응했다.

윤석열 총장은 특수부 폐지와 더불어 검찰 밖의 ‘외부기관 파견검사’들을 전원 복귀시켜 형사부·공판부 등에 투입해 민생범죄를 담당하도록 했다.

현재 검찰은 문재인 대통령 및 여당으로부터 공수처 신설, 검·경수사권 조정, 직접(인지)수사 폐지 등 검찰권을 약화시키는 검찰개혁의 도마에 올라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7월 취임한 이래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대한 답변 등을 통해 경찰에 수사권을 부여하는 검·경수사권 조정은 물론, 공수처 신설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고, 스스로 특수부를 폐지해 검찰 직접수사도 줄였다.

하지만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통한 기업수사 확대, 기업과 관련된 검찰 수사조직은 손을 대지 않는 등 유독 기업수사에는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비리 ‘전속고발권’ 놓고 검찰, 공정위 대립


윤석열 총장은 기업의 담합이나 내부거래, 갑질 등 공정거래 범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만 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전속고발권’ 폐지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

윤 총장은 자신의 인사청문회 전 국회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전속고발권 폐지 문제는 중대범죄인 경성(硬性)담합 억제 등 공정한 경제질서 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따라 대검은 달라진 공정거래 수사환경에 따라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수사를 지원할 조직을 반부패강력부 산하에 신설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전속고발권 폐지는 지난해 11월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된 뒤 1년째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소액주주 등의 고발남용 등으로 인해 기업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와 더불어 전속고발권을 가진 공정위 또한 자신들의 배타적 권한을 내놓기 싫은 것이 주 원인이다.

실제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입찰담합 등 경성 담합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지지부진 하자 공정위는 지난 23일 ‘독점규제·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기업집단 현황공시 개정안’을 내놓았는데 전속고발권 폐지는 빠졌다.


▶서울중앙지검에 기업수사 부서만 7개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 이후 검찰 최대의 수사조직인 서울중앙지검에는 현재 금융·기업범죄 전담부, 반부패수사부 4개, 공정거래 조사부, 조세범죄 조사부 등 기업을 직접 수사하는 부서만 최소 7곳이나 된다.

특수부가 이름을 바꾼 반부패수사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을 수사하듯이 이들 7개 수사부서의 기능과 역할에는 뚜렷한 구분이 없고, 통상 기업비리는 여러가지 혐의가 복합돼 있기 때문에 어느 곳에서나 기업에 대한 직접 인지수사가 가능하다.

또한 서울동부지검 등 재경 5개 지검에도 2~3곳씩 기업수사 전담부서가 설치돼 있고, 부산과 대구 등 지방검찰청에도 모두 기업수사 전담부가 있다.

검찰이 이처럼 기업수사에 조직과 인력을 투입하는 등 적극적인 것은 공정경쟁을 강조해온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과 더불어 윤석열 총장 개인의 신념과도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윤 총장은 취임하면서 “공정한 경쟁질서 확립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대검은 윤 총장의 이런 신념에 대해 “신임 총장이 시카고학파 밀턴 프리드먼과 오스트리아학파 루드비히 폰 미제스의 사상에 깊이 공감하고 자유 시장경제와 형사 법 집행의 문제에 관해 고민해왔다”고 보충설명을 했다.

윤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공정거래조세조사부를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조사부로 분리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소환조사를 앞두고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을 방문해 공정거래법 담당 인사들을 만나기도 했다.


▶'검찰개혁', 기업수사에도 적용해야


문재인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시작한 검찰개혁 방향은 공수처 설치 등 사법시스템 변화는 물론, 무차별 압수수색이나 구속위주 수사 지양 등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23일 조국 장관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있었던 ‘11시간 동안 강압적 압수수색’이 논란이 됐던만큼 그동안 ‘강압수사’ 논란이 특히 많았던 검찰의 기업수사 관행도 변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삼바) 분식회계 의혹사건을 수사하면서 지난해 2월 부터 지금까지 성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한 삼성전자 및 관련 계열사에 대해 총 20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벌였다.

지난해 13차례, 올해 들어서도 3월에 2건, 5월에 4건에 걸쳐 압수수색을 했다. 언론에 노출된 주요 압수수색만 20회지, 추가 보완수색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다.

검찰의 압수수색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너무 많은 횟수, 잦은 빈도 뿐 아니라 한번 압수수색을 나오면 모든 자료를 ‘무차별, 싹쓸이’ 한다는 점이다.

검찰은 “과거에는 임의로 제출받던 자료들을 인권이 강조되면서 압수수색 영장을 받다보니 대상 기관이 늘어나고 있으며 무차별 압수를 막기 위해 검사를 동행시키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검찰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법조계에서는 삼바 수사에서 드러나듯, 횟수와 빈도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개인과 사무실 모두 압수수색을 당하면 영장에 적시되지 않은 사무공간이나 물품까지 빼앗기는 관행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이 유독 대기업을 상대로 한 수사에서 진행상황을 상세하게 언론에 알려주는 사실상의 ‘수사브리핑’과 소환되는 인사를 ‘포토라인’에 세우는 관행 또한 없어질 지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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